박민영 "폭군 열연 이동건, 무서웠지만 집착할 땐 귀여워"(인터뷰①)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 신채경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08.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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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문화창고


'There is only one happiness in life to loved and be loved'(삶에서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행복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다.)

KBS 2TV 수목 드라마 '7일의 왕비' 촬영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배우 박민영(31)은 카페 한 켠에 적힌 영어 속담을 가리켰다. "(신)채경인 딱 저런 인물이죠."


지난 3일 종영한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아있던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소재로 다룬 팩션(사실을 토대로 한 소설) 사극.

박민영은 극 중 중종과 연산군,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단경왕후 신채경으로 분했다. 신채경은 폐비가 돼 궁을 떠났지만 중종과 백발 노인이 돼 재회하는 결말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했고,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에요. 아직 여운이 남아 있어 아리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은 좋아요."


박민영은 '자명고'(2009), '닥터 진'(2012)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여름 사극 출연이다. 삼복더위에 긴 한복을 입고 장시간 촬영에 임하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닐 터.

박민영은 "여름 사극은 할 때마다 힘들었다"며 "올해는 습도가 더 올라와 땀이 많이 나더라. 탈수 증상이 생기고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촬영 후반부엔 밥도 못 챙겨 먹었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박민영이 연기한 신채경은 극 설정상 극적이고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였다. 그러나 그는 "매일 운 것치고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오히려 대사 처리에 한계가 있는 중국 드라마 촬영을 마친 직후라 연기에 대한 갈증이 깊어진 시기였다.

"드라마 자체가 비극이라 신파로 흘러가겠다는 걸 알고 어느 정도 각오를 했었어요. 바닥 끝까지 감정을 긁어내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정말 치열하게 연기하면서 해소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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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문화창고


'7일의 왕비'는 배우들의 열연에 비해 시청률이 다소 아쉬웠던 작품으로 평가된다. KBS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의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경쟁작 MBC '군주 : 가면의 주인'과 SBS '수상한 파트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드라마의 타이틀롤로서 2개월간 극을 이끌어온 박민영의 속내는 어땠을까.

"사실 시청률은 큰 기대치를 갖지 않고 시작했어요. 아예 낮은 시청률로 시작하니까 어느 순간 초월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시청률에 신경 안 쓰고 연기에만 집중하니까 스토리에 힘도 받았고 결국엔 시청률 2위로 마감하더라고요. 배우 입장에선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박민영에게 '7일의 왕비'는 시청률을 떠나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박민영은 "종방연도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갔다"며 "촬영장에서 좋은 선배들과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서로 전쟁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치열하게 했기 때문에 여전히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한동안 세트장이 마련된 경기 안성시 안성맞춤랜드에서 함께 몸을 부대끼며 동고동락했다. 박민영도 극 중 연산군 이융 역의 이동건과 중종 이영 역의 연우진과 삼각 로맨스 연기로 합을 맞추며 정을 쌓았다.

"오랜만에 오빠들과 촬영을 하니까 많이 까불었어요. 둘 다 마른 체형이지만 다 받아줄 것 같은 넉넉함을 느꼈죠."

애틋한 역경 로맨스를 함께 펼친 연우진에 대해 그는 "배려심이 엄청난 배우"라며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고 치켜세웠다.

'폭군' 연산군을 새롭게 해석한 이동건에 대해선 "실제 친절한데 연기에 들어가면 저를 죽으려고 하니까 무서웠다"며 "역할상 내가 두려움에 떠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이동건이) 마지막엔 싫다는 데 결국엔 날 가둬놓고 매번 찾아왔다. '집착남'인데, 귀여운 구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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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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