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백] '역대급 슬라이딩' LG 황목치승 "발악 한 번 해봤어요"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7.27 06:05 / 조회 : 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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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황목치승. /사진=스타뉴스


역대급 슬라이딩에 역대급 비디오판독이었다. 이정후의 레이져 빔 인생 송구를 대주자 황목치승이 뒤집어 엎었다.

LG는 26일 잠실 넥센전서 9회말 대역전승을 거뒀다. 1-3으로 뒤진 9회말 3점을 냈다. 3-3 동점을 만드는 대주자 황목치승의 순발력이 돋보였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을 세이프로 둔갑시킨 멋진 슬라이딩이었다.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1사 1루, LG는 박용택의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황목치승이 2루 대주자로 나섰다. 양석환이 삼진을 당해 2사 2루. 이형종이 우전안타를 쳤다. 우익수 이정후의 송구가 정말 완벽했다. 빨랫줄처럼 홈에 꽂혔다. 넉넉한 아웃 타이밍. 심판도 당연히 아웃을 선언했다.

넥센 선수들은 아웃을 확신하고 승리를 자축했다. LG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그냥 혹시나 해서 해본 것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판독 시간은 의외로 오래 걸렸다. 반전이었다.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느린 그림 확인 결과 황목치승은 슬라이딩 와중에 상체를 들어 태그를 피하면서 왼손으로 홈을 터치했다. 경기는 재개됐고 정성훈의 볼넷, 오지환의 몸에 맞는 공, 정상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경기 후 황목치승은 "그렇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타구가 너무 빨랐고 홈 송구도 정확했다. 이미 홈에 공이 온 상황이었다. 그냥 죽을 수는 없으니 발악 한 번 해봤다"며 웃었다.

이어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느낌은 비슷했다. 어차피 마지막이었고 해서 비디오판독을 벤치에 요청했다. 아무래도 태그를 아래로 하니까 본능적으로 몸이 그렇게 움직인 모양"이라 돌아봤다.

황목치승은 이전에도 기술적인 슬라이딩을 종종 선보인 바 있다. 2016년 포스트시즌 KIA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도 9회 결정적인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황목치승은 "사실 슬라이딩에 따로 비결은 없다. 대주자로 나가면 여러 장면을 머리에 그린다. 수비 위치를 확인하고 타구 방향에 따라 어떻게 뛰면 되겠다 생각한다. 하지만 말이 그렇지 막상 상황이 닥치면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극한 상황에 닥치면 다른 힘이 솟아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황목치승은 방송 인터뷰까지 했다. 황목치승은 "2015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말을 잘 못해서 떨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나 같은 백업 요원은 한 순간 한 순간이 승부다. 항상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여유를 찾으려고 한다. 지금 매 경기, 1승 1승이 중요하다. 빈자리가 있다면 어디든 들어가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철저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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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황목치승. /사진=LG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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