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소사, 멘탈 문제인가?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7.25 21:10 / 조회 : 7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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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소사.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는 기복이 매우 심하다. 수년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소사는 25일 잠실 넥센전서 5⅓이닝 9피안타 3피홈런 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 등판이었던 kt전 7이닝 무실점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LG는 0-6으로 완패, 6연승 후 2연패를 당했다.

5월부터 퐁당퐁당이 반복되고 있다. 중간이 없이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에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결국 평균치는 퀄리티스타트에 수렴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계산이 서는 투수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구위 자체는 수준급이다. 꾸준히 150km/h를 상회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140km/h 초반의 컷 패스트볼, 130km/h대의 슬라이더는 공략하기 결코 쉽지 않다. 다만 소사가 '전력투구'를 한다는 가정하에만 그렇다.

소사가 전력투구를 하는 모습은 포스트시즌에 정확히 볼 수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3경기서 14이닝 1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물론 시즌 내내 이렇게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 퍼포먼스를 뽐내는 투수가 밥 먹듯이 5실점, 6실점 경기를 하는 이유도 납득하기는 어렵다. 소사는 기복의 원인을 "야구를 하다 보면 그런 날도 있다"며 컨디션 탓이라 밝히곤 한다.

이날 넥센전 역시 한순간에 기울었다. 소사는 1회와 2회 1점씩, 5회와 6회 2점씩 총 6점을 잃었다. 2회까지 2실점은 넥센 타자들을 칭찬해야 할 상황이었다. 오히려 소사는 1회초 무사 1, 2루서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빼앗긴 뒤 이어진 무사 1, 2루 위기를 추가 실점 없이 넘겼다. 2회초 박정음에게 맞은 홈런은 운이 없었다. 커브가 몸쪽에 잘 떨어졌지만 박정음이 잘 쳤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5회부터는 마치 배팅볼 투수가 된 것 같았다. 정확히는 5회 2사 후 부터다. 2사 1루서 서건창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정면 땅볼 타구였다. 그런데 1루 주자 송성문이 도루 스타트를 끊었다. 유격수 오지환이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느라 그 자리는 텅 비었다. 땅볼이 안타로 둔갑했다. 이닝이 끝나야 했지만 2사 1, 3루가 됐다.

소사는 이후 김하성에게 거의 홈런성 싹쓸이 타구를 맞고 주자 둘을 모두 들여보냈다. 6회 김민성과 장영석에게는 132km/h짜리 슬라이더를 한복판에 던져 홈런을 두 방이나 맞았다. 소위 '행잉 슬라이더'라 부르는 치기 좋은 공이다.

단기전에서 소사만큼 위력적인 투수도 없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항상 200이닝 가까운 체력에 4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 하지만 당장 치열한 순위 싸움 중에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자꾸 노출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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