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크레취만 "운전도 잘하는 송강호, 훌륭한 배우"(인터뷰)

영화 '택시운전사'의 토마스 크레취만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7.25 14:57 / 조회 : 6628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사진제공=쇼박스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55). 그가 이번엔 한국 영화로 한국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한국 팬들과 만날 영화는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이다. 그는 극중 독일 기자 피터(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맡았다. 피터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과 동행하게 되고, 기자의 사명감을 가지고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도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영화는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외에 토마스 크레취만의 출연으로 제작 당시에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택시운전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묻자 망설임 없이 대본을 손꼽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작품 선택 기준을 밝혔다.

"대본을 읽자마자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어요. 저는 대본, 감독, 배역을 먼저 봐요. 이 세 가지를 결정하고 나면 나머지는 알아서, 쉽게 결정 될 거라고 생각해요."

오롯이 대본만 보고 선택한 한국 영화 출연. 이후 한국에서 촬영이 어땠는지 묻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사실 한국에서 체험은 상당히 이국적이었어요. 저는 외국인 전문 배우로 해외 시장에서 영화를 많이 했죠. 그래서 한국에서도 며칠 지나면 쉽게 적응하겠지 했는데, 결국 적응하지 못했어요. 언어, 음식 등이 힘들었죠.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동하는 것이었어요. 고속도로를 이동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느껴질 정도였죠. 여정이 계속되면서 의사소통하는 부분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죠."

토마스 크레취만은 촬영장에서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첫 번째는 지난해 너무 더웠어요. 촬영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무더위에서 생존하는 게 쉽지 않았죠. 또 언어 장벽이 있었는데, 감독님과 배우 대부분 영어를 하지 않았어요. 촬영 할 때 흐름이 중요한데, (언어로 인해) 저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 안타까웠죠. 저는 촬영할 때 주변 사람들 얘기를 엿들으면서 해요. 주변 상황을 파악하면서 했는데, 그것을 못 하게 됐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눈 후 저한테 브리핑을 했어요. 그게 나 때문에 제작이 지연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미안했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이거 괜찮아?'라고 항상 물어봐서, 제가 문제아처럼 느껴지고 세 살 아이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토마스 크레취만에게 여러 면에서 촬영이 쉽지 않았던 '택시운전사'. 그러나 그는 영화에 대해서는 "영화는 봤는데, 좋았다.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극중 자신이 펼친 연기도 작품에 만족하는 것만큼 느끼고 있는지 묻자 "제 연기를 만족했다고 하기 어렵다"고 했다.

"제 연기를 보는 게 고통스러울 때가 많이 있어요. 제 연기에 대한 저의 소감은 자동응답기에 제 목소리를 남겼을 때, 그런 느낌이에요. 하지만 작품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해요. 훌륭한 영화에요."

image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사진제공=쇼박스


토마스 크레취만은 영화에서 다뤄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또 이제는 세계적으로 이 이야기가 알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스토리는 이제 알려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인 만큼 이제는 알려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촬영 전에는 몰랐는데, 듣고 난 다음에 놀랐죠. 더 알고 싶어서 장훈 감독님한테 물어봤었죠. 가장 놀란 게 제 주변 사람들도 잘 몰랐어요. 아시아 외에는 사람들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놀라웠죠."

'택시운전사'를 촬영하면서 감독, 배우와 호흡에 대해서도 호평을 늘어놓았다.

"장훈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저는 전 세계 감독님들과 다작을 했죠. 그 중에서도 장 감독님은 좋은, 좋아하게 된 감독이었죠. 감독님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기다림이란 것을 배웠죠. 제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줄 알았어요. 바로 말하는 게 제 스타일인데, 언어 때문에 그렇지 못했죠.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감독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이야기 하는 것을 배웠어요. 우리 대화는 언어 때문에 눈빛, 바디 랭귀지로 90% 이상을 했죠."

한국 배우들과 일하는 것도 보람찼다는 그는 송강호의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판타스틱한 배우였어요. 그의 감정 전환은 매우 신속했죠. 재미있었다가, 진지해지는 모습은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또 그와는 말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눈빛, 손짓, 발짓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어요. 운전도 매우 잘한, 훌륭한 배우였어요."

image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사진제공=쇼박스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 촬영 때 박찬욱 감독과 만난 일화를 묻자 "좋은 사진을 많이 찍었다"면서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인생, 사진 촬영, 카메라 등에 대해서였죠. 제가 박찬욱 감독님의 빅 팬이에요. 감독님의 '스토커'도 봤었어요. 팬으로 박 감독님의 차기작에 저 같은 배우를 쓸 의향이 있는지 찔러보기도 했죠."

나름 한국 영화, 감독에 대한 애정이 있는 토마스 크레취만은 한국에 자신이 팬이 제법 많다는 이야기에 놀라워 했다. 지난 23일 입국 당시 현장에 자신을 보러 온 팬들을 보고 놀라웠다고 털어놨다.

"공항에서 카메라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는 프로덕션 회사에서 보낸 줄 알았는데, 팬들이 나온 것으로 알게 됐죠. 배급사에서 보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셀카를 찍더라고요. 놀라웠고, 새로운 체험이었어요."

'택시운전사'의 개봉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긴장하고 있다는 토마스 크레취만. 이를 계기로 더 많은 한국 영화에서 그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image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사진제공=쇼박스


기자 프로필
이경호 | sky@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재미있는 방송-가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제보는 언제 어디서나 받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