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숲' 신혜선 "'탕웨이 닮은 검사'라뇨..민망합니다"

[★FULL인터뷰] tvN 주말 드라마 '비밀의 숲' 영은수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07.26 07:02 / 조회 : 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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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tvN 주말 드라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 극본 이수연)에서 서부지검 막내 검사 영은수 역을 열연한 배우 신혜선(28).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인 터라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친 뒤였지만,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숍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신혜선은 '비밀의 숲'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내용을 다 알고 보는데도 재밌다"며 "그만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드라마"라고 뿌듯해 했다.

'비밀의 숲'은 검찰 스폰서 살인 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 드라마다. 신혜선은 극 중 의욕 넘치는 야무진 성격의 초년 검사 영은수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영또'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은수는 정말 이상하고 독특한 친구예요. 그동안 연기하면서 좀처럼 쉽게 볼 수 없던 캐릭터였죠. 감정 상태도 평범하지 않았던 인물이라 저에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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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신혜선이 연기한 영은수는 지난 22일 방송된 13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해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성접대부 김가영(박유나 분)의 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 방송 직후엔 사건의 범인이 공개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였다.

"은수는 죽으면서도 너무 억울했을 것 같아요. 범인을 봤으니까요. 귀신이 돼 떠돌아다닐 것 같아요. 안타깝게 죽어서 그런지 캐릭터에 애착이 더 생기네요. 은수는 제 마음에 앞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아요."

'비밀의 숲' 속 대부분 캐릭터가 그렇듯 영은수 또한 마지막까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검사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모범생 같은 이미지면서도 때론 '또라이' 기질이 다분한 직진 본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신혜선은 이처럼 입체적인 영은수란 인물을 어떻게 바라보며 연기했을까. 그는 "처음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어려웠지만, 작가님의 팁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작가님에게 상담을 한 번 한 적이 있었는데,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됐어요. 은수는 자랑스러웠던 아빠가 그렇게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억울했을 거예요. 그런데 은수 주변엔 과거 아빠 밑에 있었던 원수 같은 사람들밖에 없잖아요. 그 마음이 일반적이진 않았을 거예요."

"감정은 계속 요동치는데, 겉으로는 티 안 내려고 하니, 저도 은수가 너무 짠하고 불쌍해 보였어요. 한창 예쁠 나이였을 텐데 가슴이 아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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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비밀의 숲'은 검찰의 내부 비리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뿌리를 알 수 없는 권력의 부패는 현실 속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소 사회적 이슈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신혜선도 "요즘엔 드라마보다 더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아 너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얘기들이 전 국민의 관심사였잖아요. 드라마지만 찍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더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죠."

흡입력 있는 전개와 탄탄한 극 구성은 '비밀의 숲'의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회를 거듭할수록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들고, 의심 가는 인물은 늘어만 간다. 드라마를 집필한 이수연 작가는 그럼에도 더욱 치밀하고 섬세한 이야기로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신혜선은 이 작가에 대한 남다른 신뢰를 나타내며 "정말 비범하시고 지적이신 분"이라며 "대본을 보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지문 하나하나가 촘촘하고 섬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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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이 검찰 스폰서 살인 사건을 파헤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혜선은 방송 내내 그런 선배 검사 황시목을 이성으로서 호감이 있는 듯 없는 듯, 동료인지 적인지 묘한 관계에서 줄타기하는 영은수를 연기하며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선을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신혜선이 극 중 인물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데는 드라마의 중심에 선 조승우의 열연도 한몫했다. 신혜선은 조승우에 대해 "의지가 되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제가 연기를 못해도 선배가 잘 이끌어 주셔서 몰입이 더 잘 됐어요. 배우로서 정말 완벽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조승우는 극 중 캐릭터인 황시목과도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신혜선은 "요즘 나도 방송을 보니까 조승우 선배는 황시목 그 자체더라"며 "매 작품마다 그 배역에 완벽히 녹아드는 배우인 것 같다.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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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신혜선은 미모의 중국 여배우 탕웨이의 닮은꼴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속 아름다운 이미지가 흡사 탕웨이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지난 16일 방송된 '비밀의 숲' 12회분에선 황시목 검사의 친구인 김정본(서동원 분)도 영은수에게 "탕웨이 닮은 검사"라고 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혜선은 이러한 반응에 "작가님이 날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면서 "민망해서 숨을 못 쉬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세종대학교 연기과를 전공한 신혜선은 어릴 적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지만, 20대 중반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 KBS 드라마 '학교2013'으로 데뷔해 이제 연기 생활 5년 차인 그는 "왜 이제 서야 시작했느냐고 물으면 살짝 서운한 감정이 든다"며 "이 루트를 파기까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쪽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길도 잘 몰랐고요. 프로필을 어디다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전 이제 출발선에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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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


신혜선의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비밀의 숲' 촬영을 마친 신혜선은 차기작으로 오는 9월 KBS 2TV 주말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의 후속으로 방송 예정인 '황금빛 내 인생'에 출연을 결정했다. 주인공으로 낙점돼 배우 박시후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생애 첫 주말 드라마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부담도 클 터. 그는 극 중 아버지의 부도로 가세가 기울면서 '비굴 모드'로 인생을 살아가는 마케팅 계약직 직원 서지안 역을 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길었던 머리도 잘랐다.

"부담도 되고, 책임감도 생겨요. 어깨에 곰이 몇 마리 올라가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시청률보다는 열심히 하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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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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