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소박한 내기로 더위 물리치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7.24 06:34 / 조회 :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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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푹푹 쪄도 어쩔수 없이 운동나가는 경우가 있으시죠? 이럴 때는 동반자에게 ‘OK 사인’도 많이 주고 멀리건도 몇 번 주면서 여유롭게 라운드 하시길 바랍니다. 골프 스트레스를 팍팍 풀어야 하는 시즌 아닙니까? 이럴때 아니면 언제 인심 후한 라운드를 할수 있습니까^^

또 다른 한여름 ‘즐골(즐거운 골프)’은 소박한 내기로 경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기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죠? 스킨스, 홀매치, 뽑기, 후세인, 조폭 등 참으로 다양한 내기가 있습니다만, 1타당 내기를 하는 스트로크 방식을 추천합니다.

그중에서도 1타당 1천원짜리(배판일 경우는 2천원)의 아주 소소한 내기를 권합니다. “에게게~ 쩨쩨하게 1천원짜리가 뭐야? 요즘 어린이들 세뱃돈도 1만원인데~”라고 코웃음을 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배포가 정말 크지 않습니까? 골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친구들과 10년전 골프를 치는데, 한사람이 타당 1만원짜리를 제의하지 않습니까? 다들 좋다고 했는데, 배판일때는 2만원이고. 또 마지막 3홀은 타당 3만원이었습니다(1-2-3만원이지만 현 시세로는 5-10-15만원쯤됩니다. 비즈니스 관계일 경우 바로 김영란법 저촉이군요).

제가 해본 골프 내기중 가장 큰것이었죠. 4명중 제가 재산이 가장 적은 편이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샷을 날렸습니다. 타당 3만원이면 OB 한방 날릴 경우, 3x3=9, 9만원이 순식간에 날라가는거죠. 하여간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는 강한 정신력으로 내기에 임해 돈을 10여만원 땄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런 도박성짙은 내기는 골프의 정신을 훼손합니다.

그래서 저는 타당 1천원짜리 내기를 권하는거죠. 타당 1천원이라도 개인별 핸디캡을 산정하므로 18홀 동안 잃어봤자 2~3만원입니다. 골프치면서 2~3만원 잃는 건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 아닙니까? 5만원 이상 딴 사람이 밥사기라도 한다면 거의 본전 수준이죠.

타당 1천원의 원조(元祖)는 전 삼성그룹 이병철회장(1910~1987)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자였던 그이지만, 내기를 크게 하면 상대방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해서 반드시 1천원짜리 내기를 했습니다. 물론 30년전의 1천원은 지금 가치로는 1만5천원 안팎이니 그리 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삼성 그룹 임원들이 ‘창업주 정신’을 얼마나 잘 계승하느냐 하면 지금까지도 1천원 내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니, 삼성 현직 임원뿐 아니라 전직 임원들도, 타당 2천원이 아닌 1천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 계열사 부사장을 지낸 친구와의 라운드에서 경험한 겁니다.

스킨스, 홀매치 등 여타 내기는 못 칠 경우 홀 승부를 포기할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하지만 스트로크 내기는 홀아웃할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므로 참으로 스릴이 넘칩니다. 그러니까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스트로크 방식을 택하면 더위를 잊을수가 있다는 말이죠.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엔 상대방을 편하게 하면서 ‘즐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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