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만 오면? LG 차우찬의 격한 친정 사랑

대구=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7.2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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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이 삼성 덕아웃을 바라보고 있다.


LG 차우찬이 친정 대구만 방문하면 펄펄 난다.

차우찬은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8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9회에 동점이 되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친정팀에 천적이나 다름없는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LG는 연장 혈투 끝에 10-4로 이겼다.


올 시즌 차우찬은 삼성전 4경기에 등판했다. 2승 1패 평균자책점 1.93에 불과하다. 특히 대구에서는 2경기 16⅓이닝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이 0.55밖에 되지 않는다.

차우찬은 지난해까지 대구를 홈으로 쓰는 삼성에서 뛰었다. 유니폼만 LG로 갈아입었을 뿐 대구구장은 친숙하다. 하지만 2006년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 타자들은 졸지에 적이 된 차우찬의 공이 낯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차우찬은 올해 삼성을 상대로, 그리고 대구에서 매우 강하다.

이날 역시 삼성 타자들은 차우찬에게 꼼짝도 하지 못했다. 차우찬은 더운 날씨 탓인지 빠른공 구속이 140km/h 정도에 머물렀으나 삼성 타선을 손쉽게 요리했다. 5회 2사 후 이원석에게 안타를 맞을 때까지 퍼펙트였다. 시작부터 14타자를 연속해서 범타 처리한 것이다.


LG 타선은 병살을 4개나 당하고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병살 3개면 이길 수 없다는 속설을 완벽한 투구로 이겨냈다. LG는 1회초 무사 2, 3루서 득점에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2회와 3회, 4회 연속해서 병살타를 쳤다. 1-0으로 앞서가면서도 도망가지 못했다. 영락없이 추가득점에 실패한 뒤 뒤집히는 경기 흐름이었다. 결국 6회말 차우찬이 본인의 실책을 빌미로 동점을 허용하면서 나쁜 예감은 들어맞는 듯했다.

하지만 1-1로 맞선 7회초 강승호가 솔로 홈런을 때려 앞서 나가면서 차우찬은 다시 힘을 냈다. 7회말 러프, 이승엽, 이원석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넘겼다. 7회까지 투구수 90개.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조동찬에게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맞았다. 좌측 폴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조동찬은 2루 땅볼로 솎아내 안정을 찾았고 나원탁을 삼진, 정병곤을 2루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8회까지 101구를 던졌고 9회에도 등판했다. 1번 박해민부터 시작하는 까다로운 타순이었다. 차우찬은 박해민을 6구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임무를 다했다. 한계 투구수가 110개 정도였기 때문에 107구를 던진 차우찬은 김지용과 교체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지용이 대타 박한이에게 통한의 동점 솔로포를 맞아 차우찬의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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