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화, '불꽃·투혼·열정' 다시 볼 수 있을까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7.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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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팬들의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불꽃과 투혼 그리고 열정. 지난 2년 간 한화 이글스와 선수들 그리고 팬들을 하나로 묶은 힘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4연패에 빠졌다. 21일 잠실로 원정을 왔으나 두산에 6-9로 패했다. 이 패배로 한화는 36승1무52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8위. 6위인 넥센과의 승차는 어느덧 10.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이제 한화에게는 55경기가 남아 있다.

한화는 사실 순위표 아래쪽이 늘 익숙한 팀이었다. 2008년부터는 '5886889'라는 비밀번호를 생성했다. 그러다 2년 전인 2015년. 한화는 68승76패(승률 0.472)로 시즌을 마쳤다. 당시 한화가 68승 고지를 밟은 건 1999년 이후 무려 16년 만이었다. 그해 한화는 시즌 최종전까지 5강을 향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패배 의식'을 벗어 던졌고, 선수들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2016년에도 한화는 숱한 위기를 넘기며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벌였다. 사령탑이 허리 수술로 자리를 잠시 비웠다. 한때 승패 마진이 -2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7월 한 달 간 13승1무7패(승률 0.650)를 올리며 반등을 거듭했다. 결국 66승3무75패(승률 0.468), 7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눈길을 끈 건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른 마지막 홈 경기가 매진됐다는 것. 당시 이글스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2017 시즌을 기약하며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2017 시즌 팬들의 기대와 바람과는 달리 한화는 모진 풍파를 겪고 있다. 사령탑이 팀을 떠났고, 베테랑들이 대거 방출됐다.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 빈자리는 젊고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이내 한계를 드러냈다. 1군 콜업 초반 신선한 활약을 펼쳤으나, 더 이상의 큰 신뢰는 얻지 못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할 때가 있다면 패배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2년 간 보여줬던 불꽃같은 투혼과 열정 그리고 끈기가 점점 사그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한화 경기의 흐름을 보면, 초반 점수를 내준 뒤 몇 점 만회한 채로 끌려가다가 이내 다시 점수를 내주며 경기를 내주는 식이다. 끝까지 집요하게 따라붙어 끝끝내 뒤집어버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10~20경기를 더 치르면 한화의 5강 싸움 지속 여부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지금 한화 야구의 목적은 무엇일까. 또 경기 속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걸까. 팬들에게 어떤 야구로 기쁨과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가. 육성과 미래를 원하는가. 아니면 10년 만의 가을야구를 원하는가.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 한화에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 간 한화를 상징했던 불꽃과 투혼 그리고 열정. 2017 시즌 한화의 나머지 55경기에서 한화 야구가 이글스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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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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