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아이돌 학교' 이상하게도 보기에 불편한 이유!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7.21 14:37 / 조회 : 3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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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뉴스


아이돌을 탄생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바로 엠넷 '아이돌 학교'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학교에는 총 41명의 여학생들이 입학했다. 그러나, 첫 회 한 명이 건강 문제로 자퇴를 하면서 현재 40명이 재학 중이다. 이순재 교장 선생님을 필두로, 담임 선생님 김희철, 음악 선생님 바다, 장진영, 안무 선생님 스테파니, 박준희, 체육 선생님 윤태식, 마지막으로 총괄 프로듀서인 블랙아이드필승까지, 학교의 교직원들이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학교 목표도 좋고, 교직원도 좋고, 학생들도 좋고, 그래, 출발은 다 좋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청하는 내내, 마치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부대끼고 불편하다. 얼핏 생각하면, 불편하기 보다는 오히려 즐겁고 재미있어야 하는 게 맞다. 그건 바로 직전의 방송되었던 '프로듀스 101' 시리즈만 생각해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서바이벌 콘셉트라는 점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예쁘고/잘생긴 아이돌 지망생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고, 이들이 매회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였다. 그래서, 첫 회부터 마지막 종영까지 매주 집중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프로듀스 101'과 '아이돌 학교', 두 프로그램 모두 그 밑바탕에 깔린 어필 포인트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학교'에선 왜 이런 것들이 느껴지지 않고 불편할까?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긴장감이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아이돌 학교'에는 등수 제도가 있다. 매주 1등부터 40등까지 줄 세우며 발표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긴장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등수를 자막으로만 표시하고 후루룩 지나가는 탓에, 그 어떤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성적평가를 받은 당사자들에겐 심장이 쪼이는 순간이겠지만, 시청자들에겐 별 감흥이 없다. 예를 들어, 발표와 동시에 1등부터 40등까지 자리 배치가 달라진다면, 시각적으로 등수가 확실하게 전달되면서 긴장감도 한층 고조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잔인하다. 실제로 중고등학교에서 전교등수에 맞춰 도서관 출입에 제한을 두거나, 상위권을 앞자리에 앉히며 비난 받았던 사례들과 별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성격은 서바이벌로, 4회부터는 하위권 8인이 학교에서 퇴소한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에 철저하게 맞춰야 하는 게 아닐까.

다시 '프로듀스 101'과 비교를 하면, 역시나 서바이벌 형식으로 등수별로 피라미드 대형으로 배치가 되었다. 사실 맨 아랫줄을 볼 때마다 참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안쓰러웠다. 어디 이뿐인가. 무대에 설 때도 하위권은 카메라에 잘 비춰지지도 않는다. 그 자리에 앉아있을 때의 좌절과 실망감, 얼마나 클까. 어쩌면 밤잠을 이루지도 못할 정도로 괴로운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땠는가. 다음 주 방송을 보면 꿋꿋하게 이겨내고 밝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상위권 친구들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어디 이뿐인가. 춤 실력, 노래 실력이 부족해 선생님에게 호된 지적을 받아도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연습하고 노력했다. 비록 거북이 걸음마처럼 느려도 매주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저절로 박수를 보냈다. 경쟁, 우정, 좌절, 성장, 극복 등 한 편의 드라마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돌 학교'는 미안하게도 감동의 드라마가 없다. 칼 군무를 통과해야 한다는 미션은 있으나, 기계적으로 수행할 뿐, 거기에 휴머니즘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40명의 소녀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교육 과정을 리얼리티하게 보여준다는 것, 시청자들이 거기서 원하는 건 감동과 공감이다. 최종 아홉 명에 누가 뽑히게 될까, 하는 것이 호기심과 기대감은 줄 수 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드라마틱한 감동이 있어야 시청자들은 '아이돌 학교'에 애정을 갖게 될 것이다.

게다가 감동의 스토리가 없이, 핑크 학교에, 핑크 숙소에, 온통 핑크로 도배되어 있는 곳에 40명의 소녀들을 떼로 모아놓기만 하니, 시청자 입장에서 불편하기만 하다. 마치 예쁜 소녀들을 상품화시켜 전시한 것 같아 보기에 민망하다. 예쁜 소녀들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려 한다면, 오산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상품화 되어 버린 소녀들이 아니라, 성장과 감동을 선사하는 소녀들이니까.

'아이돌 학교' 시청자들의 눈을 자극하지 말고, 마음을 움직여주세요. 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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