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훔쳐간' 비디오판독, 기본을 잊었다

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7.21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비디오판독을 기다리는 심판.





공정한 판정을 위해 마련한 비디오판독이 그 기능을 못했다. 규정 숙지라는 기본을 잊고 오점을 남겼다.


KBO는 4년 전부터 합의판정을 도입했다.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승패가 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판독센터를 따로 만들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심판들이 눈으로 판별하기 힘든 판정을 도와 오심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KBO 비디오판독 센터는 20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삼성 경기에서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 문제는 롯데가 1-4로 뒤지고 있던 3회말에 발생했다. 손아섭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 윤성환과 승부한 손아섭은 2구째를 그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날렸다. 손아섭의 타구는 노란색 라인에 맞은 뒤 철망으로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튕겨나왔다.

심판이 홈런 제스처를 취했는데 이때 삼성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센터는 손아섭의 타구를 홈런이 아닌 2루타로 정정했다. 롯데 벤치가 항의했지만 판독은 변경되지 않았다. 노란색 라인을 분명히 넘어간 것이 중계화면에 잡혔지만 비디오판독 센터의 결정은 달랐다. 이후 시간이 흐른 뒤 KBO는 비디오판독이 오독이었음을 인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KBO로부터 오심을 인정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울산구장에서 이와 같은 홈런 사례는 이미 있었다. 2014년 4월 이승엽이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노란색 라인 위쪽 철조망을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당시 심판은 2루타를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홈런이 인정됐다. 규정상 노란색 라인을 넘어가면 홈런으로 인정된다는 것이 확인된 상황이었다. 앞서 선례가 있었음에도 비디오판독은 3년이 지난 뒤 오독을 범했다. 규정 숙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롯데는 이날 연장 혈투 끝에 4-4 무승부를 거뒀다. 사라진 손아섭의 홈런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kt 김진욱은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면 판독 센터에서 결정을 한다. 판독 센터에서 어떻게 하는지 볼 수는 없겠지만 전광판에 판독 영상이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전광판에 영상이 나오면 관중들이 볼 수 있다.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진욱 감독의 말처럼 비디오판독 과정이 공개돼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