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화 "성인영화라면 절대 안찍었다..개런티 400만원" 반박(공식입장)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7.17 21:04 / 조회 : 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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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현화 / 사진=스타뉴스


영화 '전망좋은 집' 가슴 노출신을 동의없이 공개했다며 이수성 감독과 법적 공방 중인 곽현화가 장문의 글로 재차 입장을 표명했다.

곽현화는 '전망좋은 집' 이수성 감독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연 당일인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글을 올리고 "최근 이수성씨가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부분이 저의 '혐의 없음'으로 드러나고 2차 공판의 결과가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 이수성씨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해서 저도 굉장히 놀라고 당황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에 신경쓰지 않고 판단에 골몰하실 판사님들께 누가 될까 싶어 입장표명을 고민하했다. 하지만 이수성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결국 실시간으로 저의 이름과 사진이 오르내리고 각종 추측성 댓글과 악플이 난무하여, 부득이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사건의 쟁점은 문제가 되는 노출신을 강제로 찍었느냐가 아니다. 문제의 장면을 배포하는 것에 동의하였느냐, 이를 동의해서 찍은 것이냐는 것이다. 이수성씨는 계약 당시 시나리오와 콘티에 노출장면이 그대로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처음부터 저는 다 찍기로 해놓고 뒤늦게 편집해 달라고 떼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이에 반박했다.

곽현화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고 가슴노출장면이 있어서 찍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수성씨 측에서도 그럼 그 장면을 빼고 계약하자고 해서 응했다. 그런데 제가 계약 후에 받은 시나리오와 콘티에 그 장면이 있어서 '이건 안 찍기로 한 거 아니냐” 했을 때 이수성씨는 '맞다 이 장면은 찍지 않는다'라고 그 장면에 X표를 했다. 그래서 저는 '동의하에 촬영한다'라는 계약조항을 믿고 저도 계속 촬영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수성씨는 법정에서 왜 시나리오와 콘티를 바꿔달라고 얘기하지 않았냐고 하더라. 저는 이수성씨에게 영화인들 면전에서 그 질문을 다시 해보라고 반문하고 싶다"며 "문제가 된 것은 한 '컷'이었다. 그 장면은 찍지 않아도 스토리 전개상으로도, 촬영장소이동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는 장면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 장면을 빼서 그 두꺼운 시나리오와 콘티북을 몇십 권 다시 복사해서 스태프에게 나눠주라고 한다구요? 예산 1억짜리 저예산영화에서요?"라고 반문했다.

곽현화는 또 "이수성씨 말대로 처음부터 제가 다 노출신을 찍기로 계약했던 것이 맞다면 말입니다. 제가 이수성씨에게 '왜 제 동의 없이 이 장면을 넣었느냐?'라고 물었을 때 '원래 곽현화씨가 찍기로 한 것 아니었느냐. 계약서 조항이 원래 그렇지 않았느냐?'라고 한 번이라도 왜 말하지 못했는지 이수성씨에게 묻고 싶다"며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한 이수성 녹취록에는 '미안하다. 내가 현화씨 동의 없이 노출신을 넣었다. 제작사가 시켰다. 전화해서 물어봤어야 했는데 내가 전화하지 못했다. 내가 미쳤었다. 잘못했다' 라는 말밖에 없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이수성씨가 아니냐고 묻고 싶다"고 밝혔다.

곽현화는 이어 "제가 너무 속상한 댓글은 '애초에 왜 찍었냐'라는 말이다. 한마디로 피해자인 제가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냐는 것"이라며 "계약서 쓸 때도 저는 노출장면은 찍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그 노출장면 찍는 날 감독님이 저를 따로 불러서 '연기자로써 성공하고 싶지 않느냐 이 장면 필요하다'라고 얘기했을 때도 전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재차 거부하자 '정 그렇게 걱정되면 일단 찍어놓고 나중에 편집본을 보고 현화씨가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 이렇게 말했다. 저도 빼주겠다는 감독님의 말이 없었다면 절대 찍지 않았다. 영화감독님들께, 배우들에게, 스태프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 이걸로는 너무 부족해서 이수성씨가 자기 마음대로 제 가슴노출 장면을 배포한건 제 과실인거냐고 말이다"라고 썼다.

그는 "제가 이 영화로 받은 개런티는 400만원"이라며 "이수성씨의 말대로 제가 '성인영화'인 줄 알고 찍었다면 왜 그 돈을 받고 찍었을까요? 이수성씨가 홍상수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는 성인영화라고 했으면 처음부터 절대 찍지 않았다"라며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했고, 처음으로 받은 주연 제의에 열심히 연기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영화 전반에 베드신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예술적으로 잘 연출해주시겠지.. 라는 믿음으로, 연기자로 자리매김해서 많은 분들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한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곽현화는 "끝으로. 이수성씨가 그렇게 억울하다면 증거로 제시된 녹취록들을 녹음본 그대로 공개하는 건 어떨지 묻고 싶다. 극장판 편집본을 보고 나와서 한 대화도 있고, IPTV 배포된 것을 알고 한 대화도 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걸 공개하면서 저는 이수성씨에게도 영화인들에게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이수성씨에게 범죄혐의가 인정되느냐 여부를 떠나, 옳습니까. 당신도 이렇습니까, 이렇게 해야겠습니까, 라고 말입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도움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지난 3년 버틸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재판 결과가 어떻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끝까지 버티고 싶다. 씩씩하게 헤쳐 나갈 것이다. 이 글은 변호사와 의논해서 함께 작성한 입장표명문"이라며 "본인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 표명 글에 대하여 명예훼손 고소를 또 하시는 촌극은 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곽현화의 입장 표명은 이날 오전 '전망좋은 집' 이수성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곽현화와 법적 공방까지 빚은 노출신 관련 갈등에 대해 "(곽현화가 주장한) '모르고 촬영했다. 사전 동의 없는 촬영' 등은 사실이 아니다. 사전에 다 알고 있었고, 이야기 한 내용"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법적 공방의 발단은 2012년 곽현화가 주연을 맡은 영화 '전망좋은 집'(2012) 촬영 당시. 개그우먼 출신으로 방송 등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던 곽현화는 '전망좋은 집'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곽현화에 따르면 이수성 감독은 상반신 노출 장면을 촬영하지 않기로 했다가 "흐름상 꼭 필요하다"며 설득해 촬영했고, 해당 장면은 곽현화의 거부로 삭제된 채 영화가 개봉했다. 그러나 해당 장면은 '무삭제 노출판' '감독판' 등에 추후 공개돼 IPTV,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 등에 유료로 판매됐다.

이에 곽현화는 2014년 4월 이 감독을 고소했고, 이 감독 또한 곽현화를 맞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6년 6월 이 감독을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1월 법원이 이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법원의 항소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그간 SNS,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피해를 주장해 온 곽현화는 1심 결과가 나온 뒤 장문의 SNS 글을 통해 법원 판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이 감독이 곽현화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으나 지난 6월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한편 17일 기자회견에서 이수성 감독은 "법적인 문제로 확산이 된 점 송구스럽다"며 "하지만 저는 절대로 곽현화 씨를 속여서 영화를 찍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곽현화 씨의 고소 이후 준비했던 다른 작품의 여배우가 출연 결정을 번복하는 등 영화 감독으로서의 차기작에 많은 차질이 생기며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일방적인 비방으로 인한 왜곡 보도가 발생하지 않기를, 이 자리를 빌어 호소하는 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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