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 송강호, '택시운전사'로 마음의 빚 덜어도 됩니다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7.16 13:30 / 조회 : 4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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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사진=스타뉴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겪은 소시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로 송강호가 마음의 작은 빚을 덜어내고자 합니다.


지난 10일 '택시운전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그리고 장훈 감독이 참석해 취재진과 영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이날 송강호가 '마음의 작은 빚'는 표현을 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정치적인, 이념적인 의도가 아닌 순수히 그 때 그 날의 진실을 모르고 지나쳤던 자신을 돌아본 것이었습니다.

송강호는 이 자리에서 1980년 5월의 광주 소식을 접했던 과거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다면서 "라디오 방송에서 '폭도들을 진압했다'는 뉴스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우, 드디어 진압됐네'라고 생각했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에 간 기억이 있다. 그만큼 왜곡된 보도와 통제로 눈과 귀를 막았던 시대가 아니었나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그 분들의 고통과 비극을 어떻게 깊이 다 알겠나. 촬영하면서 그 분들의 고귀한 정신들이 조금이나마 진정성 있게 영화에 담겨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알리고자 한 것 같다"며 "많이 부족했지만 마음의 빚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작은 빚이 덜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 왜곡된 보고를 믿고, 이후 진실을 알게 됐을 때 가지는 그 미안함으로부터 생기는 마음의 빚을 스스로 고백한 순간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잘 몰랐던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해도 무방했을 텐데, '마음의 빚'이라고 표현하면서 사실을 몰랐던 것을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진지하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영화 속에서 왜곡된 사실을 믿는 모습이 투영된 듯 했습니다. 극중 그는 독일 기자를 태우고 통금시간 전까지 다녀오면 큰 돈을 주겠다는 말에 광주로 향하는 택시운전사 만섭 역을 맡았습니다. 만섭은 광주의 실상을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 오직 뉴스로 접한 내용이 사실로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점이 중2 송강호와 묘하게 교차됩니다.

비극의 역사를 산 인물을 송강호는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했던 가운데, 그는 "현대사에서 아픈 비극을 그리는 영화이다보니까 단지 그런 심리적인 측면, 꼭 비극을 슬프게만 묘사한다든지 그 사실 자체를 그린다든지 하는 부분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를 생각했다"면서 "이 부분에서 관객분들에게 좀 더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비극을 부각시키기보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미래의 희망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웃음과 감동을 조화시켜 관객들의 마음을 홀리는 송강호. 그가 그려낼 비극의 역사 속 인물은 올 여름 관객들의 마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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