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트레이드 데드라인 임박..바빠지는 계산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07.14 08:21 / 조회 : 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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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퀸타나. /AFPBBNews=뉴스1



2017 메이저리그 시즌이 나흘간의 달콤한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15일(한국시간)부터 후반기 일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가 모두에게 휴식기인 것은 물론 아니다.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은 당연하지만 구단 프런트 오피스들도 쉴 틈이 없다. 트레이드 데드라인(7월31일)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올스타전 관련 행사로 인해 여러 구단 관계자들이 한곳에 모이는 이 시간이 더 바쁠 수도 있다. 각 구단별로 시즌의 명운, 또는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지도 모를 중요한 결단을 내릴 시점이 다가왔을 수도 있다.

이번 올스타 휴식기간 중에 가장 먼저 트레이드의 방아쇠를 당긴 팀은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시카고 컵스였다. 시즌 전반기에 승률 5할도 안되는 실망스런 성적(43승45패)으로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탈락 위기에 몰려있는 컵스는 13일 구단의 최고 유망주인 일로이 히메네스와 딜란 시스, 그리고 또 다른 두 명의 유망주를 내주고 동향의 라이벌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좌완 에이스 호세 퀸타나를 영입하는 대형 트레이드를 터뜨렸다.

올해 28세의 퀸타나는 지난해 13승(12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올스타로 뽑혔지만 전반기에는 4승8패, 평균자책점 4.49의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매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총 46승을 올린 퀸타나의 합류로 컵스의 후반기 반등 가능성은 한층 밝아지게 됐다.

더구나 컵스는 선발투수 두 명(제이크 아리에타, 존 랙키)이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로 나서는 상황에서 2년 구단 옵션을 합쳐 오는 2020년까지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퀸타나를 영입하면서 올 시즌 플레이오프 도전은 물론 내년 이후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그런 거래를 하는데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는 없다. 컵스 외에도 양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이 퀸타나 영입전에 뛰어들었고 이들 경쟁자들을 뿌리치기 위해 컵스는 상당히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화이트삭스로 떠나간 4명의 유망주 가운데 외야수 히메네스(20)와 우완투수 시스(21)는 각각 컵스에서 넘버 1과 넘버 2,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8위와 63위(MLBPipeline.com)에 올라있는 최고의 유망주들이고 여기에 또 다른 유망주 2명까지 내줘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에서 클로저 아롤디스 채프먼을 영입하기 위해 당시 최고 유망주였던 글레이버 토레스를 내주는 희생을 감수한 것이 108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던 컵스로선 이번에도 팀내 최고 유망주 둘의 희생으로 타이틀 방어의 기회를 되찾는다면 희생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편 이미 팀 재건 작업에 들어가 있는 화이트삭스는 지난 오프시즌에 올해 올스타전에서 AL 선발투수로 나선 에이스 크리스 세일을 보스턴 레드삭스에 보내고 전체 유망주 가운데 넘버 1으로 꼽히는 내야수 요안 몬카다와 전체 11위인 우완투수 마이클 코펙을 비롯한 최고 유망주 4명을 받아온 데 이어 이번엔 퀸타나를 팔아 또 다시 최고 유망주들을 쓸어 담으면서 이제 MLB Pipeline의 톱100 유망주 가운데 무려 9명을 보유하게 됐다. 더구나 이번 트레이드로 화이트삭스의 액션이 끝난 것 같지 않아 앞으로도 화이트삭스에서 쓸 만한 선수들을 노리는 구단들의 러브콜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컵스의 움직임으로 트레이드 시장은 앞으로 계속 뜨겁게 달아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컵스에 5.5게임차로 앞서 NL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밀워키 입장에선 이번 트레이드를 앉아서 가만히 지켜보기 힘든 입장이다. 어떻게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는 물론 LA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 등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실한 팀들도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전력보강 작업에 나선 상태로 알려졌다.

특히 ML 전체 승률 1위로 PO 진출이 거의 100%로 예상되는 다저스의 경우는 이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클로저 잭 브리틴의 트레이드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특급 우완투수 저스틴 벌랜더와 외야수 J.D. 마르티네스 영입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켄리 잰슨이라는 최고의 클로저를 보유한 팀이 브리틴까지 노리는 것은 정규시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상 최강의 불펜 원투펀치를 구성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한편 화이트삭스와 마찬가지로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고액연봉 선수들을 내보내려고 작정한 확실한 셀러들로는 디트로이트와 마이애미 말린스가 있다. 특히 마이애미의 경우는 현재 진행 중인 구단 매각작업으로 인해 팔 수 있는 선수는 모두 팔겠다는 ‘파이어 세일’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크리스천 옐리치, 디 고든, 마르셀 오수나 등이 모두 임자만 나타나면 내보낼 트레이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인 13년간 3억2,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한 스탠튼이 과연 트레이드가 가능할 지는 의문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아주 불가능한 거래도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애미 관련 트레이드 루머 중 한국 팬들에게 특별히 관심이 가는 것은 양키스가 슬러거 1루수 저스틴 보어(29)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키스는 올해 주전 1루수로 생각했던 그렉 버드가 부상에 시달리면서 마땅한 1루수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데 현재는 전반기 막판 트리플A에서 불러온 최지만에게 1루를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최지만은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두 경기에서 잇달아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화끈하게 출발했으나 현재까지 4경기에서 그 투런홈런 2방 외에는 안타가 없어 타율 0.182(11타수 2안타)까지 떨어진 상태다.

결국 양키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지만에게 1루를 맡기기는 힘들다고 판단, 새로운 1루수 확보에 나섰고 '파이어 세일'을 준비 중인 마이애미의 1루수 보어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지만과 마찬가지로 왼손잡이 슬러거인 보어(29)는 전반기 77경기에서 20홈런과 59타점을 올리며 타격 슬래시라인 0.289/0.367/0.556으로 OPS 0.923을 기록했고 영입할 수만 있다면 양키스의 1루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겨우 빅리그 4년차로 오는 2020년까지 저렴한 계약으로 구단에 묶여 있는 선수이기에 아무리 ‘파이어 세일’에 나선 마이애미라고 해도 쉽게 내줄 선수가 아니다. 양키스가 보어를 영입하려면 특급 유망주들을 거래에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양키스는 13일 밀워키와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구원투수 타일러 웹을 내주고 마이너리그 1루수 개럿 쿠퍼를 영입했다. 쿠퍼는 양키스가 보어 영입에 실패하고 최지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보험용 영입으로 보인다. 쿠퍼는 올해 트리플A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타율 0.366에 17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또 하나 태풍의 눈은 추신수가 소속된 텍사스 레인저스다. 현재 텍사스는 43승45패로 AL 서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다. 지구선두 휴스턴과는 이미 16.5게임차가 벌어져 사실상 추격이 불가능하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와일드카드 2위 탬파베이 레이스(47승43패)와 3게임차로 아직 추격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텍사스는 아직까지 트레이드 시장에서 바이어로 나설지, 셀러로 나설 지 결심을 굳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텍사스는 7월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임박하는 시점까지 팀이 확실하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팀의 에이스인 다르빗슈와 콜 해멀스를 모두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을 끝으로 6년 5,600만달러 계약이 만료돼 FA로 나서는데 텍사스 입장에서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희박해진다면 그를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다르빗슈는 올해 19번의 선발등판에서 6승8패, 평균자책점 3.49, 118.2이닝에 125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 근육 부상으로 거의 두 달여 동안 결장한 뒤 지난달 말에 복귀한 해멀스는 올 시즌 4승무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고 있는데 계약 조건에서 20개 구단에 대해선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걸림돌로 남아있다. 텍사스의 경우는 후반기 첫 2주 동안의 성적에 따라 트레이드 시장에 바이어가 될지, 셀러로 나설지가 결정된 전망이다. 만약 다르빗슈와 해멀스가 모두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면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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