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궁마마? 여혐 논란 '아이해', 불편함은 시청자 몫

[기자수첩]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07.03 15:32 / 조회 : 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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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버지가 이상해' 방송 화면


KBS 2TV 주말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연출 이재상)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극 중 여성 혐오적인 대사가 보고 듣기 불편했다는 지적이 많다. 30%대를 웃돌며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청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2일 36회 변혜영(이유리 분)의 시어머니 오복녀(송옥순 분)의 출연분이다. 극 중 오복녀가 자궁 적출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에 '빈궁마마'라는 표현을 쓴 것이 문제가 됐다.

'빈궁마마'는 본래 조선 시대 왕세자의 아내를 예우하는 호칭으로 쓰였지만, 근래에는 자궁 적출 수술한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로 쓰이고 있다.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은 여성 혐오적인 표현을 아무런 검열 없이 방송에 내보냈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극 중 철없는 오복녀의 캐릭터를 희화화하기 위함이었다 하더라도 다소 지나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칫 반여성적인 편견을 일으킬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공영 방송으로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제작진은 미처 논란을 예상치 못한 눈치다. '아버지가 이상해'를 담당하는 배경수CP는 스타뉴스에 "늘 드라마가 여러 군데 (논란을) 갖고 있다"며 "(지적받은 부분에 대한) 문의들이 많이 와서 고민하고 정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지난 3월 4일 첫 방송 이래 주말 드라마 전체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충족한 따뜻한 가족극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일 33.2%로 또 한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유쾌하게 풀어낸 변혜영과 오복녀의 고부 갈등은 단연 시청률 견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과유불급이 됐다. 극적 재미를 위한 자극적 표현이 오히려 시청자를 분노케 하는 꼴이 됐다. 현실감 넘치는 대사로 호평을 얻은 '아버지가 이상해'가 이번 만큼은 공감을 얻지 못했다.

승승장구 중인 '아버지가 이상해'는 이번 논란으로 오점을 남기게 됐다. 물론 재미를 위해 던진 대사가 언제나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자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제작진의 의도와는 별개로, 불편함은 고스란히 시청자의 몫이 됐다. 제작진의 세밀함과 신중함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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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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