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삼둥이 아빠 송일국, 판사 남편 송일국, 배우 송일국

연극 '대학살의 신' 송일국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7.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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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일국 / 사진=스타뉴스


배우 송일국(46)이 다시 연극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전국을 돌며 공연했던 그는 이번에 소극장 연극 '대학살의 신'(연출 김태훈)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송일국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처음으로 소극장 무대에 오른 소감, 배우로서의 이야기를 전했다.


무대 위에서 송일국은 평화주의자의 가면을 쓴 남자 미셸 역할을 맡아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반전 연기를 선보인다. 미셸은 자수성가한 생활용품 도매상으로, 확고한 신념을 지닌 아내를 실망 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공처가이자, 엄마와 끊임없이 통화하는 마마보이다. 하지만 극 후반부 코너에 몰리자, 그동안 숨겨왔던 투박한 심성과 울분을 터뜨린다.

이번 연극은 송일국에게 큰 도전이다. 그동안 주로 선이 굵은 역할을 연기했던 송일국은 무게감을 벗고 가벼운 코미디에 도전했다. 송일국은 처음 연기하는 소극장 코미디 연기가 너무나 재밌다고 말했고,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

"제가 원래는 소극장 공포증 같은게 있었어요.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정말 너무나 좋아요. 그러다 보니 무대에 오르면 괜히 더 '업' 되는 것 같더라고요. 딱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거짓말처럼 안성맞춤인 작품이 제 앞에 딱 떨어졌어요. 아내가 말하길, 하늘에서 커리큘럼 짜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원하던 작품이 운 좋게 적당한 시기에 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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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 사진=스타뉴스


공처가이자, 평화주의자로 등장하는 송일국은 연극 후반부에서 본색을 드러내며 아내인 베로니끄(이지하 분)와 몸싸움까지 벌이며 무대 위에서 에너지를 분출해 낸다. 송일국이 아내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부부 싸움을 한 적이 없어요. 소리치고 싸운 적도 물론 없고요. 저는 아내와 서로 존대를 하거든요. 저희는 화나면 더욱 극존칭을 써요. 물론 95%는 제가 잘못해서 싸울 일이 생겨도 아내에게 '여보님, 잠깐 이야기 좀 하시죠'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렇게 하면 싸울 일이 전혀 없죠. 그렇게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살다 보니, 여기 무대 위에서 소리치고 부부싸움을 하니까 속이 후련해요.(웃음)"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송일국은 좋은 아빠이자, 좋은 남편이다. 하지만 송일국은 부족한 남편인 미셸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털어놨다.

"제가 사실, 방송 통해서 포장돼서 그렇지 저 원래 전혀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정말 어머니 속도 썩이고 공부도 지지리 안 하고, 오죽하면 학교도 오래 다녔겠어요. 이번 연극을 통해 뭔가 새로운 인물을 구축한 것이 아니라, 저를 감싸고 있던 포장지를 벗었어요.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들, 누구의 아빠 이런 것들로 싸여 있던 것을 벗겨냈죠. 또 극중 미셸이 아내에 대한 지적인 콤플렉스가 있잖아요. 그런 면이 저와 비슷해요. 뭐 저도 콤플렉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없다면 거짓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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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연극 '대학살의 신'은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는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소년의 이빨 두 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 때린 소년의 부모인 '알렝'과 아네뜨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미셸과 베로니끄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송일국 역시 세 아들의 아빠인 만큼, 실제로 아이들이 맞고 오면 어떻게 할 것 같은지 물었다.

"제가 세 쌍둥이 아빠가 된다고 알려졌을 당시 드라마 '발효가족'을 찍고 있었어요. 그 때 감독님이 아들 둘이 아빠였거든요. 저에게 '일국아, 아들이 세 명이면 (아들이 누군가를 때릴 수 있으니) 피해자 부모를 만나서 빌 줄도 알아야 되고, 경찰서에도 갈 줄 알아야 된다'라고 하셨어요. 저희 아이들은 동갑내기 셋이라 아마 맞고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하. 맞고 오거나 때리지 않기를 매일 기도하고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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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학살의 신' 공연장을 찾은 삼둥이 / 사진=송일국 인스타그램


송일국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종영 후에도 자신의 SNS에 꾸준히 삼둥이의 근황을 올리고 있다. 대한, 민국, 만세는 어느새 '국민 삼둥이'가 됐다. 송일국 역시 '주몽', '장군의 손자'라는 별명 앞에 '삼둥이 아빠'라는 이미지가 붙게 됐다.

"예능에 나온 이미지가 너무 셌던 것 같아요. 그냥 뭐 연기를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삼둥이 아빠' 송일국이 아닌 배우 송일국으로 다시 돌아오겠죠. 지금 대한이 민국이 만세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애들이 아빠 엄마를 닮아서 또래보다 커요. 6살인데, 7살 보다도 크더라고요. 재밌는 것은 대한이가 형이라고 제일 크고, 또 그 다음으로 민국이가 크고, 막내 만세가 제일 작아요.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신기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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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송일국은 '대학살의 신' 공연을 올리며 매일 자신의 연기를 녹화한 후 집에가서 보며 복습하고, 또 예습한다고 말했다. 1998년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벌써 20년차 배우인 송일국은 마치 신인이 된 것처럼 매일 공연을 준비하고, 또 매번 무대에 오르는 것을 즐겼다.

"요즘 저는 내일 무대에서는 뭘 해볼까, 어떤 것을 보여줄까 이 생각 밖에 없어요. 무대에 오르는 것이 정말 너무나 재밌어요. 이 작품을 마무리 하고 나면 배우로서 더 성장할 것 같아요. 사실 그 전에는 저 스스로 배우라고 말하기 창피한 적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감히 어디가서 배우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를 꼭 해야 하거나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냥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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