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옥자'는 '둔자'서 출발..최우식 캐릭터 망명 게이에게 영감"(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6.28 16:41 / 조회 : 1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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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EW


봉준호 감독은 "아직도 '옥자'가 개봉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던 탓이다.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될 때부터 상영한 뒤에도, 한국에서도 극장 상영을 놓고 숱한 말들이 많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미 봉 감독은 '옥자'에 대한 여러 말들을 하고 난 뒤였다.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궁금증들을 물었다. '옥자' 개봉을 하루 앞두고 친절한 봉 감독과 길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인터뷰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설국열차'를 만화에서 영감을 얻었던 것처럼 '옥자'도 영감을 따로 얻었던 게 있나.

▶평소에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TV동물농장'도 즐겨 보고. '동물의 왕국'과 달리 'TV동물농장'은 사람과 동물이 얽힌 이야기지 않나. 그러다가 2010년 이었나, 2011년 초인가, 이수교차로 즈음에서 운전을 하면서 신호 대기를 하던 중이었다. 돼지처럼 생긴 되게 큰 동물이 고가 밑에서 시무룩하고 우울하게 고개를 처박고 있는 이미지를 상상했다. 그때는 3, 4층 높이의 굉장히 큰 동물을 상상했다. 그렇게 이상한 이미지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플란다스의 개'를 할 때쯤 써 놓은 시놉시스가 하나 있었다. 산골소녀 영자 사건처럼 산에서만 살던 한 소녀가 정말 큰 산삼을 발견하고 나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생전 처음 산골에서 벗어나 서울로 홀로 가서 산삼을 팔려고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였다. 당시 가제가 '둔자'였다. 그때부터 '자'가 나왔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처럼 순박한 시골 사람이 대도시에 가서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 원형을 가진 내용이었다. 기억에 한 구석에 있던 이 시놉시스와 상상한 동물 이미지를 합치면서 '옥자'가 출발했다.

그러면서 동물이 크니깐 왜 그리 클까, 그러다보니 제품 또는 상품이라 연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유전자 조작을 하는 글로법 식량 기업을 떠올렸다. '옥자'에 등장하는 '미란도' 회사는 실제 모델이 있다. 변호사가 실제 회사 이름을 말하면 안 된다고 해서 밝히지는 못하지만, 되게 유명한 회사다. 최근에는 독일 회사와 합병도 했다. 원래 이 회사는 화학회사에서 출발했다. 서울에 있는 지사를 가보면 온통 그린이다. '옥자'에서처럼 큰 유리로 막혀 있고, 밖에서 전화로 통화해야 들어갈 수 있다. 워낙 NGO들의 기습시위가 많다 보니 방문객을 환영하지 않는 구조다. 그대로 영화에 담았다.


-미자와 옥자가 노는 모습은 '이웃집 토토로'를, 마지막 슈퍼돼지들의 울음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상시키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영향이 짙은 것 같은데.

▶안서현이 맡은 미자 역할이 '미래소년 코난'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있다. '미래소년 코난'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연출한 것이지 않나. 코난 같은 저돌적인 그럼 모습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마지막 돼지들의 합창은 폴 다노에게 들은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폴 다노와는 2007년 뉴욕에서 만나 친구가 된 사이다. '옥자' 시나리오를 쓰던 중이었던가, 쓰기 전이었던가, 아무튼 뉴욕에서 폴 다노와 술을 마시다 한 가지 일화를 들었다. 폴 다노가 미국 오리건 주에서 촬영을 하던 중이었는데 그 근처에 거대한 소 목장과 도살장이 있었다고 했다. 어느 날 밤에 자기가 힘들 정도로 수천 마리의 소들이 밤새 울었다고 하더라.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더니 어떤 새끼가 사고로 죽자 부모 소들이 울기 시작해 모든 소들이 따라 울었다고 했다. 동물들의 슬픈 합창이라고 할까, 그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옥자'는 이야기를 크게 벌리더니 마무리는 갑작스럽다. 여느 상업영화와는 다른 결말인데.

▶칸영화제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킹콩'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뉴욕에 도착하면 더 큰 사건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처음 시나리오부터 그런 구조가 아니었다. 난장은 서울에서 할 수 있는 시퀀스를 다 보여주고, 뉴욕에서는 옥자와 미자가 기구한 재회의 감정으로만 보여주려 했다. 산에서 뛰노는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던 미자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그 에너지를 상당 부분 잃는 모습. 옥자도 처음에는 미자를 못 알아볼 만큼 넋이 나간 모습. 그 감정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예산 때문에 바꾼 건 전혀 없다. 어떻게 이들을 귀환시킬지, 그것만 고민했다. 예산에 맞춰 스토리를 짠 적은 없다. 더 크게 벌리려 했으면 제작비가 1억 달러는 있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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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룩처럼 보이려 알렉사654 카메라로 찍었는데. 강원도 장면들은 그런 깊이가 드러나지만 뉴욕 분량은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데. 또 넷플릭스에서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극장 상영을 전제로 할 수 없다는 뜻이었을텐데 굳이 필름룩으로 보이도록 필요가 있었나.

▶거꾸로 거슬러가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단 '옥자'는 4K로 봐달라.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와 부산 영화의 전당 등 4K로 볼 수 있는 극장들이 있다. 그곳에서 보면 그 카메라의 위력을 좀 더 알 수 있을 것이다. 촬영 감독인 다리우스 콘지가 구상한 이미지들은 그런 극장 환경에서 가장 잘 보여질 수 있다.

사실 '옥자'는 넷플릭스 말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15년 3월 시나리오 초고를 썼다. 당시는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같이 하기 전이었다. 최두호, 서우식 등 한국 프로듀서들이 '옥자' 시나리오를 보고 예산을 먼저 검토했다. 우선 옥자가 도대체 몇 신이 나오느냐부터 계산했다. CG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크리처이길 바랐다. 대략 250~350샷 정도에 옥자가 나오는데 한 샷당 가격이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들 것이란 계산이 나오더라. '옥자'에선 옥자가 뱃속에 예산을 가장 많이 삼킨 등장인물이었다.

뉴욕 촬영 분량도 있으니 예산을 짜보니 최소 500억원 정도가 필요하더라. 그 순간 한국과 아시아 국가에선 투자가 불가능했다. 그리하여 미국에서 인디 영화를 투자하는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플랜B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플랜B와는 2007년부터 인연이 있었다. 당시 에이전시를 통해서 오디오북을 받았다. 연출 제안이었는데 '월드워Z'였다. 좀비 영화에 관심이 있냐고 하더라. 물론 나 말고도 여러 감독들에게 제안을 했다.

아무튼 플랜B를 통해 여러 스튜디오들과 미팅을 했다. 인디 영화 투자사들은 이야기는 독특하고 기발하다고 좋아했는데 예산을 듣더니 고사를 하더라. 통상 그쪽에선 200~300억원 규모의 영화를 투자하니깐.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도 만났는데 그쪽은 시나리오를 고치라고 하더라.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다들 도살장 장면을 찍을 거냐고 꼭 묻더라. 옥자의 메이팅 장면도 불편하게 여기고.

배우들은 이미 다 세팅이 된 상태였다. 안서현을 비롯해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제이크 질렌할 등이 다 출연하기로 했다. 그런 상황에서 메이저 스튜디오 요구대로 하면 그럼 뭐하러 '옥자'를 찍느냐가 됐다.

그렇게 난감한 상황이었다. 중국 알리바바 마윈 회장을 찾아가야 하나, 그러면 판빙빙을 캐스팅해야 하나, 막 이런 소리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플랜B에서 넷플릭스를 강력하게 추천하더라. 마침 대표인 브래드 피트가 넷플릭스와 '워머신'을 같이 하고 있는데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한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아주 적극적이었다. 시나리오를 한 줄도 고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설국열차' 때 와인스타인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도 다 들었다고 하더라. 넷플릭스는 계약서에 최종 편집권을 보장한다는 문구도 넣고, 18세 이상 관람가여도 무방하다는 문구도 넣었다. 미국에서는 최종 편집권을 보장한다고 해도 18세 이상 관람가 편집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12세 이상으로 편집을 바꿔버리면 되니깐. 그래서 넷플릭스와 하기로 했다.

물론 배급 논란에 대해 걱정을 하긴 했다. 그래도 예산과 내가 원하는 내용으로 찍을 수 있다는 데서 끌렸다. 대신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극장에서 상영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서 그 부분은 협의를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하지만 이렇게 칸국제영화제에서도 논란이 일고, 한국에선 멀티 플렉스와 충돌이 있을지는 예상 못했다. 내가 프랑스 국내법을 어떻게 알았겠나. 그대로 행운인 게 발품을 팔면 스크린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옥자'가 스트리밍 서비스가 돼도 부천영화제를 비롯해 시체스 등 여러 영화제에서 초청하겠다고 하니 감사하다.

-프로덕션 진행은 어떻게 됐나.

▶77회차로 찍었다. 막 이런 건 자랑하고 싶다. 나도 예전에는 100회차가 넘게 찍었는데, 직업 감독으로 이렇게 찍을 수도 있구나란 걸 알게 됐다. 뉴욕에서도 찍었지만 한국과 벤쿠버에서도 많이 찍었다. 일단 미국 스태프들이 뉴욕에서 찍는 걸 두려워하더라. 워낙 돈이 많이 드니깐.

예컨대 뉴욕의 실내 장면 등은 양수리 세트장에서 찍었다. 왜 ALF 단원들끼리 모텔방에서 막 싸우는 장면 있지 않나. 미국 미술감독이 소품들을 한국으로 공수해 와서 찍었다. 제이크 질렌할이 뉴저지 지하 실험실이라고 나오는 장면은 대진대학교 지하실험실에서 촬영했다. 도살장 내부 장면은 벤쿠버 맥주공장을 빌려서 데코레이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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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현과 틸다 스윈튼/사진=옥자 스틸


-미자가 옥자 귀에다 속삭이는 장면이 반복된다. 일부러 잘 안 들리도록 했는데. 원래 대사가 있나, 안서현에겐 어떻게 디렉션을 했나.

▶디렉션은 없었다. 안서현은 그래서 환상적이다. 그냥 귓속말을 하면 된다고 하면 더 묻지도 않고 "네" 하고 바로 가서 한다. 나중에 같이 밥 먹으면서 뭐라고 했니라고 묻자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를 불렀다고 하더라. 너무 담대하다. 어린 나이에 성불한 느낌이다. '옥자'의 미자 역할에 내가 가장 바랐던 부분이기도 하다. 안서현이 '너무 잘해야 한다', '틸다 스윈튼이랑 하다니 우아', 이런 생각들을 안 가졌으면 했다. 그런데 그냥 별 생각이 없더라. 주로 먹는 이야기만 했다. 일부러 작품 이야기는 안 했다. 워낙 '몬스터'를 보고 안서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평소 호흡을 유지할지에만 신경을 썼다. 그런데 안서현은 카메라가 돌면 정확히 자기 관점으로 연기를 했다. 대부분이 통했다.

-안서현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등 액션이 상당했는데. 실제 촬영하지는 않았을 테고 어떻게 찍었나.

▶실제로 그렇게 찍으면 바로 고발된다. 미국배우협회의 아역 배우 노동 조건에 정확히 맞춰서 찍었다. 아역배우가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강변북로를 통제하고 찍는 등 아무리 촉박할 때도 안서현 촬영 시간을 무엇보다 우선했다. 스턴트는 대역을 써야 했는데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안서현에 맞게 체구가 작은 스턴트우먼이어야 했으니깐. 전 세계를 뒤져서 중국에서 찾았다. 메이 한이란 스턴트우먼이 안서현 뒷모습이 나오는 액션 장면은 다 소화했다. 안서현은 감정과 드라마 위주로 찍었다. 그리고 아주 멀리서 점처럼 등장하는 장면은 또 대역을 썼다. 안서현이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조연출이 그렇게 시간들을 일일이 배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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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질렌할/사진=옥자 스틸


-미자를 제외하곤 등장 인물들이 대부분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과장됐는데. 현실 베이스가 아닌 캐릭터들이다보니 그래서 더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나 모르겠다. 외신으로 번역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옥자'에서 가장 사실적인 캐릭터가 옥자이길 바랐다. 옥자와 미자만 정상이고 둘을 둘러싼 인물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길 바랐다. '옥자'는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옥자와 미자를 둘러싼 미친 세상의 이야기니깐.

그래서 캐릭터들이 만화적이다. 그 정점에는 제이크 질렌할이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극단적으로 해주길 요구했다. 뉴욕에서 만나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왜 기타를 보면 맨 앞에 줄을 조정하는 곳이 있지 않나. 그걸 꽉 조이고 가는 줄을 튕기면 깽깽 하는 듯한 소리가 나온다. 그런 소리로 연기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둘이 막 그런 소리를 흉내내고 그랬다.

-다른 캐릭터들은 과잉 되도 인과가 있는데 최우식이 맡은 캐릭터는 마지막 에필로그가 없다면 설명이 안 되는 데.

▶그렇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캐릭터이긴 하다. 에필로그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 캐릭터이고. 그 캐릭터는 파리에서 만난 한국인 청년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파리에서 '해무' 상영회를 하는데 프랑스로 망명 온 한국 청년이 보러 왔더라. 마침 그 영화를 다리우스 콘지랑 보고 있었는데, 커다랗게 한글 궁서체로 '좌파청년'이라고 써 있는 티셔츠를 입은 청년이 인사를 하더라. 최우식과 비슷했다. 알고보니 게이에 병역거부로 프랑스로 망명 온 친구였다. 이곳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친구여서 그 친구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그 캐릭터를 통해서 윤제문이 맡은 캐릭터와 세대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윤제문에 가까운 세대인데, 영화 속 그 캐릭터는 완전 꼰대 아닌가. 그 갭을 보여주려 했다. 또 변희봉 선생님이 맡은 캐릭터까지 해서 각 세대들을 보여주려 했다.

-그럼 '옥자'에서 최우식 캐릭터는 게이인가.

▶아니다. 아니라기보다는 알 수 없다가 맞겠다. 오히려 ALF의 블론드와 실버가 게이 캐릭터들이다.

-서울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에서 왜 꽃이 흩날리나.

▶그건 스티븐 연이 맡은 캐릭터의 허세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스티븐 연과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네가 맡은 캐릭터는 동물보호단체지만 남들 모르게 고기도 먹을 것 같다고 했다. 장비에도 집착하고. 자기가 온 세상을 구한다는 그런 허세. 그런 허세를 꽃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오히려 릴리 콜린스는 냉정하고 침착하게 그리려 했다.

-ALF 회원들이 한강에 투신했다가 올라오는 다리가 원효대교인데. '괴물'의 원효대교를 일부러 연결시킨 것인가.

▶아니다. 사실 감독으로서 내 입장은 찍은 데서 또 찍고 싶지는 않았다.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과 자전거를 타고 같이 한강 다리를 헌팅을 하러 다녔다. 다리우스 콘지가 원효대교를 보고 '괴물'에서 본 다리를 이렇게 보다니라며 너무 좋아하더라. 그 모양도 그렇고, 어둠 속에서 저 멀리 비추는 도심의 야경도 그렇고. 그래서 원효대교에서 찍었다.

-넷플릭스와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나.

▶글쎄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넷플릭스에서 신작을 준비 중이다. 우연히 뉴욕에서 만나 영광스럽게도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가 같이 나오는 영화를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두 사람의 젊은 모습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걸 다른 배우를 시키기 싫다고 하더라. 그래서 두 사람이 연기하고 그걸 CG로 젊게 만드는 방식으로 할 생각이라더라. 그 예산 때문에 넷플릭스와 한다는 소리였다. 그런 거장도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넷플릭스와 작업을 같이 하는 것이다.

-차기작으로 송강호와 '기생충'을 준비 중인데. '설국열차' '옥자' 등 큰 프로젝트를 하다가 '마더' 같은 규모의 한국영화로 돌아온 이유는.

▶'기생충'은 2012년 '설국열차' 후반 작업할 때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이야기에 맞는 규모이기도 하다. 또 기차에 4년, 돼지에 4년을 보내니 지치기도 했다. 그렇게 큰 규모로 하면 감독이 신경 써야 할 리스트가 너무 많다. 그런 영화들은 A부터 Z까지 감독이 신경을 써야 한다면, 작은 규모 영화는 감독이 A부터 F까지 신경 써도 된다. 그러면 더 깊어질 수도 있다.

'기생충'도 그렇고, 그 뒤에 논의 중인 미국영화도 작은 규모가 될 것 같다.

-'기생충'이라면 으레 기생충 같은 어떤 사람을 떠올릴 법 한데 봉준호 감독이 준비하다보니 괴물과 돼지에 이어 이번에는 기생충이냐라는 분위기도 있던데.

▶그렇더라. '연가시' 같은 이야기에 SF영화인 줄 알더라. 완전 가족 이야기다. '기생충'은 아직 가제이기도 하다.

-'기생충' 뒤에 준비하는 미국영화는 연출 제안을 받은 것인가.

▶아니다. 아무래도 내가 준비하고 생각하는 영화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더 윤곽이 잡혀야 하지만 내가 구상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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