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안간다"..유아인, 병역 면제의 딜레마

[기자수첩]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6.27 12:34 / 조회 : 1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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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 / 사진=UAA


참 오래도 걸렸다. 수년간 군 입대 문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유아인(엄홍식·31)이 결국 "군 면제 결정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초 의무경찰 홍보단 오디션 통과소식이 알려지며, 본격적으로 군 입대 문제가 관심 받은 지 약 4년여 만이다.

군 입대는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피할 수 없다. 정치인들의 청문회에서도 빠지지 않는 단골 질문이고, 연예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아무런 잡음 없이 군대를 다녀온 남자 연예인은 '개념있다'라며 칭찬 받고, 해병대나 전방의 소위 '빡 센' 부대를 자원해서 다녀온 연예인들은 '까방권'(까임방지권)을 획득한다. 분단 국가라는 우리나라의 특수 상황 때문에, 군 입대 문제는 예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군대를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사람도 있다. 유아인이 바로 그렇다. 유아인은 그동안 수차례 군 입대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SBS '육룡이 나르샤' 기자간담회에서도 "최대한 덤덤하게 군대에 가겠다. 서른 넘어 국방의 의무를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군 문제와 관련해선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잘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최근 tvN '시카고 타자기' 제작발표회에서도 군 입대 질문은 이어졌고, 유아인은 군 기피 의혹에 대해 "내 맘대로 하는 게 아니다. 따가운 시선으로 보지 마시고 따듯하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아인은 지난 2013년 영화 '깡철이' 촬영 도중 오른쪽 어깨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2년 뒤인 2015년 골종양 판정을 받았다. 5차례 신체검사를 받은 끝에 결국 병역이 면제됐다.

평소 소신 있는 발언들로 화제를 일으켰던 유아인이기에, 그의 병역 면제는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유아인이 28살에서 31살이 되는 지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군대'라는 단어는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였다. 그 꼬리표를 떼는 방법은, 군대를 가는 것 밖에 없었다. 건강 문제로 인해 면제를 받았지만, 앞으로도 군 면제라는 단어는 유아인을 계속해서 따라다닐 것이다.

그의 말대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성도 있다. 그가 앓고 있는 골종양(골육종)은 심각한 병이다. 그렇기에 무작정 입대하겠다고 할 수도 없다. '군대'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입대 뿐이라는 것을 유아인 본인이라고 몰랐을까. 그 역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에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군 면제가 합법적인 군의 결정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론이지만 공인이기에 짊어질 무게는 여전히 존재한다. 배우이기에,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이기에 감당해야 할 것들이 있다. 아직 31살인 유아인은 앞으로도 계속 액션 연기를 하고, 드라마도 영화도 할 것이다. 그렇게 작품 속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군대는 못가는데 액션은 한다'고 비아냥 거릴 것이고, 누군가는 그 뒤에 죽도록 참고 고생하는 유아인의 얼굴을 볼 것이다.

군대에 갈 수도 없고, 군대라는 꼬리표를 뗄 수도 없게 된 유아인. 그가 병역 면제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다시 좋은 활동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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