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다저스 vs 휴스턴..기대되는 '최고들의 가을'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06.27 08:56 / 조회 : 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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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가 ‘질풍노도’ 10연승 가도를 질주하면서 메이저리그 2017 시즌이 투톱 ‘쌍두마차’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선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시즌 내내 단연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내셔널리그(NL)에선 다저스가 최근 급 상승세를 타고 휴스턴에 맞서는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NL은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워싱턴 내셔널스 4팀이 톱시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다. 그중에서 다저스는 사실 NL 서부지구에서 애리조나와 콜로라도 등에 이어 계속 2, 3위에 머물던 팀이었다. 그런데 그 다저스가 최근 10연승을 포함, 최근 16승1패를 거두는 맹렬한 스퍼트로 치고 나오면서 파워 구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느낌을 안겨주고 있다.

아직도 소속 지구에서 2위 애리조나, 3위 콜로라도와의 승차가 각각 2.5게임과 4.5게임에 불과하기에 지금 시점에서 독주를 거론하긴 성급하다고 해야겠지만 지난 주말 콜로라도를 3경기 시리즈에서 싹쓸이한 것을 포함, 최근 연전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다저스의 기세를 보면 경쟁팀들은 두려움까지 느낄 것 같다. 다저스의 이 같은 맹위를 보다보면 그런 팀과 아직도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있는 애리조나와 콜로라도도 놀라운 팀들이라는 생각이 절도 든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메이저리그의 톱2 팀으로 떠오른 휴스턴(52승25패)과 다저스(51승26패)가 10월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을까. 물론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과거 휴스턴이 NL 서부지구에 있었을 때 여러차례 페넌트레이스에서 피 말리는 싸움을 했던 이들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나는 것을 보는 것도 당시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매우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즌동안 과연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올해 현재까지 가장 완전한 팀으로 부상한 이들 두 클럽을 비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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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27, 휴스턴 애스트로스). /AFPBBNews=뉴스1


■리그 레이스 현황

현재 휴스턴은 AL에서 말 그대로 ‘군계일학’이라고 해야 한다. 리그 2위인 뉴욕 양키스보다 12승을 더 거둔 것은 물론 서부지구에선 2위 텍사스 레인저스와 13게임차 간격을 벌려놓고 있다. 더구나 지금 휴스턴은 에이스 달라스 카이클을 포함, 선발투수 3명이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음에도 불구, 큰 문제없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AL 순위를 살펴보면 휴스턴이 왜 ‘군계일학’인지 바로 알 수 있다. 휴스턴(52승25패)은 현재 리그 전체 2위인 양키스(40승33패)에 12게임차로 앞서 있는데 그 양키스와 AL 전체 꼴찌인 시카고 화이트삭스(32승42패)와의 격차는 8.5게임차에 불과하다. 1위와 2위 사이가 2위와 15위(꼴찌)보다 훨씬 더 벌어진 것이다. 말 그대로 나머지 14개팀들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을 때 휴스턴은 높은 곳에서 혼자 놀고 있는 셈이다.

사실 리그 꼴찌인 화이트삭스는 휴스턴과는 까마득한 격차가 벌어졌지만 두 번째 와일드카드 위치에는 불과 7게임차, 리그 2위인 양키스에도 8.5게임차 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있음을 감안한다면 AL은 화이트삭스를 포함, 모든 팀들이 PO 가능권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NL은 사정이 다소 다르다. 다저스(51승26패)가 최근 압도적인 대세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해도 애리조나(48승28패) 및 콜로라도(47승31패)와의 격차가 별로 크지 않아 ‘군계일학’과는 거리가 멀다. 또 상위권과 하위권의 구분이 확연하게 갈라져 있는 것도 AL과 다른 점이다.

NL에선 시즌이 반환점도 돌기 전에 거의 플레이오프 팀들의 윤곽이 드러난 느낌이다. 일단 서부지구에서 3팀(다저스, 애리조나, 콜로라도)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것이라는 사실과 워싱턴 내셔널스(45승30패)가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것은 이제 거의 기정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오직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시카고 컵스가 겨우 반타작을 넘는 전적(38승37패)으로 밀워키 브루어스(41승37패)를 1.5게임차로 쫓고 있는 중부지구만이 오리무중으로 남아있다.

결국 휴스턴과 다저스는 각자 소속리그에서 전혀 다른 성격의 레이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휴스턴은 사실상 경쟁팀이 없이 시즌 후반기 전체를 스스로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반면 다저스는 아직도 와일드카드로 밀리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생존경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물론 애리조나와 콜로라도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의 지금까지 모습을 감안하면 다저스는 아무리 잘해도 올해 휴스턴 같은 ‘군계일학’ 모드로 들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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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코레아. /AFPBBNews=뉴스1


■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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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타선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AL 홈런 2위인 조지 스프링어를 포함, 올해 두 자리수 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가 7명에 달하며 무려 11명이 20타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총 124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1위에 올라있지만 삼진 수는 526개로 보스턴 레드삭스(522개)를 제외하면 가장 적다.

팀의 간판타자 3명인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 조지 스프링어는 AL WAR 순위에서 각각 2, 8, 9위로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휴스턴의 팀 OPS가 0.827인데 이는 AL 28위에 해당하는 순위이며 29위인 추신수(0.821)보다 높은 것이다.

한편 다저스의 수치는 시즌 전체 평균보다는 최근 맹렬한 스퍼트에 들어가기 전과 후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저스는 슈퍼 루키 코디 벨린저가 4월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42승15패를 기록 중이며 3루수 저스틴 터너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엔 13승1패로 높게 날고 있다. 지난 2주동안 터너와 벨린저가 모두 라인업에 있는 경기에서 다저스는 경기 당 7.4득점을 올리고 있다.

현재 햄스트링 문제로 지난 두 경기에서 결장한 코리 시거 역시 부상 전까지 뜨거운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이들 3명은 모두 리그 MVP 투표에서도 탑10에 오를 후보들로 지목되고 있다. 벨린저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확연하게 휴스턴이 앞서 있는 분야였는데 벨린저의 가세 이후 다저스 타선 전체가 덩달아 불이 붙으면서 이젠 우열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우세- 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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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선발 로테이션

다저스의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3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고 휴스턴은 3.77로 3위에 올라있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1승2패, 2.47)와 올 시즌 ‘리틀 커쇼’로 변신 중인 알렉스 우드(8승무패, 1.86)가 원투펀치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고 브랜드 맥카시(6승3패, 3.25)가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2선발로 생각했던 리치 힐(4승3패, 4.73)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는 아직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고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는 어깨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돼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럼에도 불구, 다저스 선발진은 리그 최정상급이지만 다저스 수뇌부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전에 선발투수 보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휴스턴은 선발진이 부상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에이스 카이클(9승무패, 1.67)이 올해 두 번째로 DL에 올랐고 3선발 찰리 모튼과 4선발로 생각했던 콜린 맥휴가 모두 DL에 있다. 제프 루나우 단장 역시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선발투수 보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이클과 모튼, 그리고 랜스 맥컬러스(7승1패, 2.53)만 건강하다면 포스트시즌에서 누구와도 맞설만 하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우세- 다저스>

■불펜

다저스 불펜의 평균자책점 2.91(ML 2위)는 휴스턴의 3.91(10위)보다 1점이나 낮다. 리그 최고의 불펜 에이스인 켄리 잰슨(17세이브, 0.83)이 뒷문을 완벽하게 지켜주고 있는 가운데 페드로 바예스, 그랜트 데이튼, 루이스 아빌란, 서지오 로모, 로스 스트리플링 등이 포진한 다저스 불펜은 안정감에서 리그 최상급이다.

휴스턴도 클로저 켄 자일스(17세이브, 3.68)와 윌 해리스, 크리스 데븐스키 등이 탄탄한 불펜을 구축했지만 다저스에 비하면 다소 밀리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세- 다저스>

■감독

휴스턴 감독 A.J. 힌치와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는 모두 현대야구 흐름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신예 전략가들이다. 이들은 특히 선수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불펜을 직접 관리하고 운용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우세- 백중>

■결론

다저스와 휴스턴은 여러 면에서 매우 흡사한 모습을 느끼게 하는 팀들이다. 나란히 NL과 AL을 대표하는 대세의 팀으로 떠오른 것과 리그 최고의 에이스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고 시거와 코레아라는 최고의 유격수와 벨린저와 스프링어라는 홈런 파워가 포진한 것도 비슷하다. 올해 최고의 연승기록(휴스턴 11연승, 다저스 현재 10연승)도 이들이 보유하고 있다. 올해 이들이 만난다면 그것은 월드시리즈에서만 가능하다. 두 팀 모두 건강한 상태로 만나게 된다면 떠오르는 두 상승세가 충돌하는 최고의 가을 클래식 명승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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