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프듀2'PD "워너원, 대중이 사랑하는 아이돌되길"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 안준영 PD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06.27 09:03 / 조회 : 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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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시즌2 생방송 무대에 참여한 연습생들/사진제공=엠넷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가 대성공을 거뒀다.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으로 11인의 아이돌그룹을 결성하는 프로그램. 시즌1에서 걸 그룹 아이오아이를 배출했다면 이번에는 보이그룹 워너원을 만들어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성공에는 안준영 PD(38)가 있었다. 안PD는 '프로듀스101' 메인 연출로서 시즌1에 이어 2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안PD는 시즌2의 성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프로그램 초반에 했을 때 남자 아이돌은 남자는 안 보고 여자만 본다고 했고, 여자도 현재 우리나라 아이돌이 10대, 20대 초의 팬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걸그룹과 다르게 보이그룹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대중분들이 이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런 면에서 직캠뿐만 아니라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장치들을 활용했어요."

시즌2는 전 시즌 못지않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끌어 모았지만 국민 프로듀서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었다. 안PD는 일명 '악마의 편집'(극적인 표현을 위해 일부 사실을 왜곡해 연출하는 것을 뜻하는 말), PD픽, 생방송 진행 등 다양한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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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영 PD/사진=스타뉴스


그러나 안PD는 '악마의 편집'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프로듀스101' 시즌2뿐만 아닌 그동안 연출했던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악마의 편집'은 결코 없었다고 설명했다.

"PD로서 '악마의 편집'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갈등을 부각시킨 적도 없었어요."

국민 프로듀서 사이에서 방송 분량이 많은 연습생들을 'PD픽'이라고 불렀다. 안PD가 일부 연습생들에게 분량을 많이 할애하는 것을 비꼬는 용어였다. 안PD는 'PD픽'이라는 오해를 받았던 연습생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친구들에게 미안했어요. 열심히 한 결과를 (방송으로) 냈을 뿐인데 괜히 시쳇말로 'PD픽'이라는 얘기를 해서 친구들한테 미안한 감정이 있었어요. 제가 친구들이랑 대화를 많이 안 했어요. 얘기 많이 했다가 연습생들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고 있는데 방송에 그렇게 나오면 오해할 수 있어서 일절 얘기를 안 했어요. 되게 많이 노력했어요. 오해받기도 싫고 그 아이들이 오해를 받게 하는 것도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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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엠넷


안PD는 '1인 2픽'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말했다. 앞서 시즌1에서는 3차 투표부터 '1인 1픽제'를 도입했지만 이번에는 '1인 2픽제'를 사용, 국민 프로듀서 사이에서 반발이 있었다. 안PD는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시즌1 끝나고 나서 리뷰를 했어요. 시즌2를 누가 할 줄 몰랐었지만 보완할 점에 신경을 썼어요. 그중 하나가 마지막까지 긴장감이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누가 11명이 될지가 보였어요. 시즌1에서 11픽, 11픽에서 1픽, 1픽으로 갔다면 시즌2에서는 11픽, 11픽, 2픽, 1픽으로 갔어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2픽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돌 문화 중에 최애(아이돌그룹 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와 차애(아이돌그룹 중 두 번째로 좋아하는 멤버)가 있어요. 그래서 최애와 차애를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2픽을 했어요. '당신의 차애는 누구일까요'라는 의미였어요. 워낙 아이돌 팬덤이 공고해요. 대한민국에 톱 아이돌그룹이 많고 그 그룹 팬덤이 공고해서 저희가 바란 건 누군가의 차애가 됐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워너원이) 한시적인 그룹이고 최애는 못해도 차애가 되면 어떨까 얘기도 많이 했어요. 사실 아이돌 문화 중에 하나가 최애, 차애가 있으니까 2픽을 해보자는 얘기를 기획단계부터 했어요."

최종 데뷔 멤버를 선정했던 생방송 무대는 지나치게 시간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긴장감을 끌어내기 위해 발표에서 시간을 지나치게 지체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PD는 긴장감을 위한 장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시즌1도 새벽 2시 반에 끝났고 시즌2도 새벽 2시 반에 끝났어요. 전 시즌2가 3시에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즌1보다 VCR 분량이 30분 더 늘었고 시즌1보다 무대가 하나 더 늘었어요. 정적이 흘렀던 시간은 표수를 취합하고 현장에서 CG 작업을 해서 띄웠던 거였어요. 물리적인 시간만큼만 시간을 끌었어요. 시즌1에서는 더 끌었어요. 이번에는 표수가 행여나 오타가 나거나 CG작업이 안 됐거나 하면 안 돼서 네 번을 체크를 해서 발표했어요. 물리적인 시간이었어요. 생방송을 하게 된다면 줄이기 어려운 물리적인 시간만큼만 했어요. 긴장감을 의도했으면 3시에 끝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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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복(왼쪽)과 안형섭/사진제공=엠넷


장문복은 '프로듀스101' 시즌2 초반 큰 주목을 받으며 시청률 견인 차 역할을 톡톡히 했던 참가자다. 이날 '프로듀스101'의 안준영 PD는 장문복의 아이돌 도전이 처음에는 의아했다고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장문복은 엠넷 '슈퍼스타K' 시즌2에서 힙통령(힙합+아이돌)으로 유명세를 탔다. 장문복은 아이돌보다 래퍼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사실 결과적으로 저한테는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장)문복 군이 나온 게 행운이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걱정이 많았어요. 이 친구가 아이돌이 하고 싶은 건가 싶었어요.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들이 데뷔하기 위해 나오는 것인데 문복 씨는 랩, 힙합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아이돌이 하고 싶으냐고 했더니 랩은 계속 하고 싶은 거고 랩 이외에도 춤추고 노래하면서 어필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프로듀스 101'이 소중한 기회인 것 같다고 했어요. 제일 처음에는 우려가 있었는데 두 번째 미팅에서도 확고하다고 해서 '하자!'라고 해서 하게 됐어요."

장문복을 비롯해 101명 모두 각자만의 매력으로 데뷔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했다. 안PD는 워너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연습생들로만 101명을 꾸렸다고 말했다. 그게 바로 연습생들을 선발한 원칙이었다.

"친구들에게 첫 녹화에서 했던 이야기가 '여러분이 여기 온 이유는 여러분이 11명 안에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모은 거다'라고 했어요. 100% 되겠다는 친구보다 101명 모두 가능성이 있어 보였어요. 시즌1은 (전)소미가 잘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죠. 이번에 저와 메인작가를 빼고 후배 PD와 작가님들이 11명을 예측하는 것을 했었는데 맞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거꾸로 말하면 101명 모두가 가능성이 있었던 친구들이었던 것 같아요. 첫 라인업의 기준이었어요. 101명이 11명 안에 들 가능성이 없으면 안 뽑았어요. 들러리를 세우지 않았어요. 1명부터 101명까지 11명 안에 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없으면 라인업에 들지 못한다는 원칙이 있었어요."

안PD는 워너원에 대한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안PD는 워너원이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하길 바랐다. 대중성 있는 그룹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워너원이 주요 음원 차트에서 1등했으면 좋겠어요. 음원 차트에서 1등을 하는 게 대중들이 좋아하는 거니까 대중이 사랑하는 아이돌이었으면 좋겠죠. 일부 팬층이 아니라 10대부터 50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아이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안PD는 워너원으로 데뷔하지 못해 아쉬운 연습생으로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소속 안형섭을 꼽았다. 단 한 명을 꼽기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는 안형섭을 '천상 아이돌'이라고 표현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데뷔하지 못해 아쉬운 연습생은 안형섭이에요. 천상 아이돌이에요. '오 리틀 걸'(Oh Little Girl)을 보면 진짜 표정이 다양해요. 사실 '오 리틀 걸' 직캠을 보면 너무 음악이랑 잘 맞고 그걸 너무 많이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위에화에서 어떤 콘셉트의 그룹으로 데뷔할지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많은 것 같아요."

안형섭은 프로그램 내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낸 연습생이기도 했다. 소속사 별 평가가 이루어지던 날 안형섭은 쉬는 시간에 틀어진 '픽 미'(PICK ME)에 맞춰 홀로 춤을 췄다. 그는 100명이 넘는 연습생과 트레이너, 스태프 앞에서 자신감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때 애들이 지쳐있어서 쉬는 시간에 분위기를 업 하려고 ('픽 미'를) 틀었는데 앞에 나와서 할 줄 몰랐어요. 꺼져있던 카메라를 켜기 시작해서 카메라 감독님이 화장실을 못 가셨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웃음) 그거 끝나고 화장실을 가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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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사진=스타뉴스


연습생들을 뒤에는 국민 프로듀서 대표와 트레이너들이 있었다. 가수 보아는 시즌2 국민 프로듀서 대표 '섭외 0순위'였다. 데뷔 전 체계적인 트레이닝이 드물었던 2000년대 이를 거친 보아는 연습생이라는 단어의 시초이기도 하다. 보아는 연습생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보듬어줘야 할 때는 따뜻하게, 따끔한 지적이 필요할 때는 냉철하게 101명을 이끌었다.

"제작진이 보아 대표님한테 롤링페이퍼를 썼었어요. '같이 하셨으면 좋겠다. 연습생들에게 꿈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다.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썼어요. 그것보다는 보아 씨가 함께한 가장 큰 이유는 보아 씨가 연습생 생활을 겪었기 때문에 옛 생각이 난 것 같아요. 본인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고 기획의도에 공감해서 함께할 수 있었어요. 보아 씨는 섭외 0순위였어요. 연습생이라는 단어도 보아 씨 때문에 고유명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어서 보아 씨였죠."

안PD는 트레이너들 한명 한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카메라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연습생들에게 가르침을 아끼지 않았다. 이석훈은 첫 출연임에도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태도로 연습생들의 실력 향상에 기여했다.

"이석훈 선생님은 처음 같이했는데 '저는 방송을 못해요'라고 했는데 저는 그 말을 듣고 좋았어요.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가르쳐야 한다는 게 1번이었어요. 이석훈 선생님은 가요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기회 찾고 있었고 때마침 저희 연락을 받게 된 거였어요. 걱정했던 부분이 방송을 못한다는 거였는데 있는 그대로 가르쳐달라고 했어요. 방송 외에서 연습생들에게 1대 1로 가르쳐주기도 했어요."

랩 트레이너였던 치타와 던밀스는 강렬한 인상과 달리 따뜻한 면모를 드러냈다. 보컬 트레이너 신유미는 연습생들에게 시기적절한 조언을 건네며 트레이너로서 역량을 뽐냈다.

"치타 선생님도 가르칠 때는 조금은 카리스마 있게 가르치지만 경연 당일날 트레이너 룸에서 진짜 많이 응원해줘요. 101명의 엄마 같아요. 엄마처럼 응원해주고 잘했으면 잘했다고 하고 실수했으면 실수했다고 했죠. 던밀스 선생님은 사실 방송에서 비춰진 모습보다 뒤에서 진짜 많이 가르쳐줬어요. 귀여운 면도 있고 샤이한 편이라 카메라 앞보다 뒤에서 트레이닝 해주셨어요. (신)유미 선생님은 따뜻함 속에 카리스마가 있어요. 워낙 YG, JYP 연습생들도 가르치면서 보컬트레이너로서 유명했던 분이라 아이들의 장단점을 짚어주면서 교정해줬어요."

시즌1에 이어 시즌2 댄스 트레이너로 이름을 올린 가희, '나야 나'와 '쇼타임' 등의 안무를 만든 권재승 역시 최고의 트레이너들이었다.

"가희 선생님은 따뜻한 분이에요. 따뜻한 분이라 아이들에게 촌철살인으로 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진짜 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생님은 누굴까 늘 고민했어요. 가희 씨 같은 경우는 남자분들이랑 일해본 경험도 있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같이 가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애정이 많아요. 저희가 못 보는 부분도 프로페셔널하게 짚어주고요. (김)동한 씨 센터도 짚어줬어요. 그래서 아이들도 힘을 얻고 동기부여가 됐죠. 권재승 선생님은 안무 짜느라 고생하셨어요. 후반에는 다른 안무가들도 도와줬는데 '나야 나'부터 진짜 저랑 밤새우면서 (안무를) 보여주고 그랬어요. 지금까지 안무짜는 것보다 100배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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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사진=워너원 공식 트위터


연습생들과 제작진, 국민 프로듀서 대표, 트레이너 모두가 모여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국민 프로듀서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도 없었을 테다. 안PD는 프로그램을 지켜봐 준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감사와 당부의 말을 건넸다.

"꽃길을 여는 건 국민 프로듀서라고 생각해요. 제작진도 아니고, 트레이너분들도 아니고, 꽃길을 여는 건 국민 프로듀서니까 지금 주는 관심, 애정을 워너원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에게 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게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시즌2가 뜨거운 관심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안PD는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다가올 시즌3 연출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안PD가 바라는 건 시즌3도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것뿐이었다.

"시즌3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제가 하든, 누가 하든 이 프로그램 잘되면 좋겠어요. 중소 기획사 연습생에게도 기회가 되고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들을 위해 잘됐으면 좋겠어요. 시즌2도 리뷰를 할 건데 제가 됐든 후배가 됐든 시즌3 제작진에게 잘 전달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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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유닛 소속 임주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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