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애증?밀당? '트랜스포머'와 마이클 베이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6.25 08:00 / 조회 : 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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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 /AFPBBNews=뉴스1


'트랜스포머'와 마이클 베이(52), 마이클 베이와 '트랜스포머'는 불가분의 관계인 걸까요. 마이클 베이는 인기와 악명을 함께 지닌 할리우드의 대표 블록버스터 영화감독입니다. 얼얼한 파괴의 스케일로 '파괴지왕'이라 불리는 그는 수많은 흥행작을 내놓은 '흥행의 신'이기도 합니다. 현재 극장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까지 5편이 나온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그가 선보인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입니다. 하지만 그 둘이 늘 끈끈한 관계는 아니었죠. 마이클 베이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애증어린 밀당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돼오고 있습니다.


CF와 뮤직비디오로 명성을 날리다 1995년 '나쁜녀석들'로 할리우드에 본격 입성한 마이클 베이는 '더록', '아마겟돈'으로 승승장구하다 '진주만', '아일랜드'를 거치며 침체기에 접어듭니다. 그런 그를 건져 올린 것이 바로 '트랜스포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잡고 만든 변신로봇-자동차 SF '트랜스포머'(2007)는 당시로선 획기적일 만큼 정교한 특수효과로 북미에서만 3억 달러, 전세계에서 7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대성공을 거둡니다.

하지만 삐그덕거렸죠. 처음 '트랜스포머'를 제안받고 '장난감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을 만큼 마이클 베이는 영화의 바탕이 된 로봇 캐릭터에 별 애정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속편 감독을 맡지 않겠다며 스튜디오의 애를 태우던 마이클 베이는 결국 속편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2009)을 연출합니다. 감독 특유의 미국중심주의, 가차없는 로봇 캐릭터 소모 등으로 혹평이 쏟아졌음에도 영화는 흥행합니다. 북미에서만 4억, 총 8억3000만 달러 이상을 쓸어담았죠. 이 와중에 골든라즈베리상 최악의 영화상과 최악의 감독상도 그의 차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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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랜스포머' 1~4편 포스터


호불호가 격렬히 엇갈리는 가운데서도 스튜디오는 마이클 베이를 모시기에 주력합니다. 그를 '히틀러'에 비유했던 여주인공 메간 폭스가 빠진 가운데서 3편 '트랜스포머3'(2011)을 연출했고, 1~3편을 이끈 샤이아 라보프가 빠진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2014) 또한 마이클 베이가 자리를 지켰습니다. 개연성보다는 액션과 특수효과에 집착하는 이야기가 계속됐고 골든 라즈베리는 또 마이클 베이에게 최악의 감독상을 안겼죠.


5편을 앞두고 마이클 베이의 하차설이 돌면서 '트랜스포머'와 함께 한 그의 시대도 끝나는 건가 싶었습니다. 2014년 10월엔 그가 '트랜스포머5'를 하지 않고 대신 '13시간'을 연출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015년 9월 연출 복귀설이 돌자 본인이 직접 SNS에 글을 올려 "공식이 아니다. 아이디어도 없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만나 논의만 했을 분"이라고 직접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난 2016년 1월 그는 직접 '트랜스포머5'를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팬들은 과연 반가워했을까요, 좌절했을까요.

현재 상영 중인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가 바로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그 문제의 작품입니다. 비난을 넘어 조롱에 가까운 혹평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국에서는 등장하자마자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오르며 여전한 '트랜스포머' 파워를 발휘 중입니다. 북미에서 쫄딱 망하다시피 했던 '아일랜드'를 300만 명이 본 한국은 마이클 베이 영화에 유독 후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일단 그는 '트랜스포머'와의 작별을 고한 상태입니다. 이번 작품을 끝으로 시리즈를 떠나겠다고 공언했으니까요. 스핀오프인 '범블비' 솔로무비의 경우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이 이미 낙점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인터뷰에서 마이클 베이는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용 이야기를 14개 구상했다며 "괜찮은 것이 있다. 그중 하나는 (연출)하고 싶다"고 미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반면 최근 프로모션 행사에선 "이제 마지막 시리즈라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와 작별을 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죠. '트랜스포머'와 마이클 베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일단 단정하지 않고 지켜보려 합니다. 지난 10년을 보아왔듯 그들의 밀당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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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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