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신경전' 이대호, 왜 오재원에게 화 냈을까?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6.24 03:28 / 조회 : 15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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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좌)와 오재원. /사진=뉴스1



롯데의 이대호(35)가 경기 후 두산의 오재원(32)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장면이 포착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이 롯데에 9-1 완승을 거뒀다.

경기가 종료된 이후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 위로 나왔다. 일렬로 도열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TV 중계화면에는 이대호가 두산 벤치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윽고 오재원이 이대호 앞으로 걸어왔다. 보통 경기가 끝난 뒤에는 각자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한 뒤 라커룸으로 돌아가 짐 싸고 퇴근한다. 그런데 상대 선수를 부른다? 분명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분위기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대호는 오재원을 향해 무언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야구계 선배인 이대호가 오재원에게 훈계를 하는 듯한 장면으로 보였다. 자칫 경기 후 신경전에 이어 양 팀 선수들이 엉킬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오재원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대호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최대한 수긍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에 이대호도 더 이상 긴 말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 오재원은 두산 선수들 쪽으로 돌아온 뒤 숨을 크게 내쉬었다. 오재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두산 선수들은 그제야 팬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이대호가 괜히 오재원에게 뭐라 했던 건 아닐 걸로 추정된다. 현재로서는 8회 벌어진 상황이 이대호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8회초 2사 후 롯데 이대호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 대타 이우민이 2루 땅볼을 쳤다. 오재원이 공을 잡았다. 이어 2루로 오는 이대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3아웃 공수교대. 이때 오재원도 뭔가를 느낀 듯 이대호 쪽을 몇 초 간 바라본 채 뛰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2루를 밟은 이대호는 3아웃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2루에 서 있었다.

이대호는 왜 오재원에게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전했을까.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으로 미루어 볼 때 오재원의 태그가 이대호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 입장에서는 '1루나 2루로 송구해 아웃시켜도 되는 상황에서 굳이 나를 쳐서 아웃시키지'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재원은 말 그대로 아무 잘못이 없다. 야구 규칙을 어긴 것도 아니다. 송구보다 확실하게 태그해서 아웃시키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오재원은 불문율을 어긴 것도 아니며, 비매너 플레이를 펼친 것도 분명 아니다.

둘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한솥밥을 먹기도 한 야구계 선후배다. 다만 이대호가 경기 후 많은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굳이 오재원을 따로 불러야만 했을까. 이런 모습은 자칫 야구계의 부정적인 위계질서로 비춰질 수 있다. 얼마든지 둘이 뒤에서 따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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