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발승' 류희운 향한 스승과 선배의 '흐뭇함'

심혜진 기자 / 입력 : 2017.06.23 06:05 / 조회 :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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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운.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한 날. kt 위즈의 '1호 선수' 류희운(22)은 그저 승리가 얼떨떨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스승과 선배는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류희운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자신의 데뷔 첫 선발승과 함께 팀의 6연패와 홈 10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류희운에 활약에 힘입은 kt는 타선까지 폭발하면서 10-3으로 승리했다.

당초 22일 선발 투수는 주권. 하지만 주권의 구위와 체력은 떨어졌고, 결국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김진욱 감독이 내세운 대타 카드는 류희운이었다. 김 감독은 류희운에 대해 칭찬을 하면서도 "요즘 지쳐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긴 이닝은 던지지 못할 것 같더"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1회 볼넷 2개와 폭투 그리고 손아섭, 김문호에게 적시타를 내줘 2실점, 4회 대타 이우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실점은 이것이 끝이었다. 특히 5회에는 이대호, 김문호, 강민호로 연결된 강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류희운은 "데뷔 첫 선발승보다 홈 구장에서 팀 연패를 끊어서 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난 2번의 선발 등판 때보다 더 잘 던진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얼떨떨해했다.

그러면서 "결과보다는 이닝을 채우는 것에 집중했다. 한 이닝마다 최선을 다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선의 지원도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15안타 10득점이 터지며 모처럼만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류희운은 "타선 지원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수비도 많이 도와줘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지만 아직 만족은 이르다. 그는 "만족한다면 거기서 끝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만족은 끝까지 없을 것 같다"고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큰 목표는 없다.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겠다. 제구력에 더 신경써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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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운.



천안 북일고 출신의 류희운은 2013년 창단한 kt가 특별 우선지명으로 부산 개성고 출신의 좌완 투수 심재민과 함께 영입한 1호 선수다. 지난 2년간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2016년 후반기가 돼서야 1군 무대에 오른 류희운은 5경기에서 8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다. 그리고 입단 4년차를 맞은 올 시즌이 되어서야 프로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첫 승은 선발승이 아니였다. 류희운은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에서 4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 팀의 7-5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그 결과 팀의 7연패 탈출과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당시에도 류희운과 호흡을 맞춘 것은 이해창이었다. 이날도 이해창의 리드에 고마워했다.

류희운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데뷔 첫 승과 선발승을 함께 했던 이해창 역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류희운과 이해창의 전략은 장타를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최근 우리 팀이 대량실점이 많다 보니 분위기가 한 번에 넘어가는 패턴으로 패했다. 그래서 오늘은 '장타를 맞지 않는 쪽으로 맞춰가보자. 투구수가 많아지더라도 어렵게라도 가보자'라고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하지만 1회 손아섭에게 1타점 2루타, 김문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2실점하자 전략을 조금 수정했다. 당초 결정구로 생각한 포크볼은 각이 좋지 않았고,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이해창의 설명이다. 이해창은 "(류)희운이가 잘 따라와 줬고, 3회 이후부터는 점차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기특해했다.

정명원 투수코치도 마찬가지다. 정 코치는 "어려운 경기를 잘 버텨줬다"며 "해내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줬다. 운도 따라줬던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제 첫 선발승 했으니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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