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팬의 시대' 강렬 확인..'스타♥팬' or '스타vs팬'

[2017년 상반기 가요계 총결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7.06.22 11:25 / 조회 :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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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준(왼쪽)과 성민 / 사진=스타뉴스


'팬'(fan). 국어사전 상의 의미는 '운동 경기나 선수 또는 연극, 영화, 음악 따위나 배우, 가수 등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즉, 연예 스타 가수의 존재 근간은 바로 팬인 셈이다. 팬이 없으면 대중가수로서 활동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올 상반기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상을 타고, 지드래곤이 새 솔로 음반으로 국내 주요 음원 차트 및 해외 약 40개국 아이튠즈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거머쥔 것도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요즘 가수들의 '팬'들은 그 성격이 과거에 비교할 때, 확연히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에 열광적하는 것은 변함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팬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스타들을 맹목적으로만 지지하지는 않고 있다. 해당 스타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했을 시에는 바로 지적에 들어가며, 이를 행동에까지 옮기는 적극적인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2017년 상반기 들어 팬들의 이러한 행동들은 더욱 구체화됐다.

지난 5월, 90년대 중후반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이자 1세대 보이그룹 격인 H.O.T. 단체 팬들은 문희준에 대한 지지 철회 성명서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H.O.T. 갤러리 측은 "문희준이 결혼했기 때문에 지지 철회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희준이 그동안 다양한 부문에서 팬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들은 "H.O.T. 갤러리 회원 일동은 지금까지 H.O.T.의 5인 모두를 지지해왔으나 오늘을 기점으로 문희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4인의 멤버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만을 지지하며 향후 문희준의 모든 활동에 대해서 보이콧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희준은 지난 2월, 걸그룹 크레용팝 멤버였던 소율과 결혼하며, 아내의 혼전 임신에 대해 사실대로 밝히지 않기도 했다.

이후 문희준은 직접 입장을 밝혀 해명하고 사과했다. 문희준은 "사건의 대소, 사실 관계를 떠나 팬여러분들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그건 분명히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누구보다 제가 힘들 때 곁을 지켜주셨고, 든든한 지지자가 돼주셨던 건 팬여러분들이었는데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다고 생각한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문희준은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분이 저에게 주셨던 그 고마웠던 마음들을 소중히 여기고 보답하고 싶고 죄송하고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2017년 상반기의 마지막 자락인 6월에는 햇수로 데뷔 13년 차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성민에 대한 팬들의 퇴출 요구가 공식화됐다.

슈퍼주니어 온라인 단체 갤러리 측은 "더이상 성민의 팬 기만 행위와 팀을 고려치 않은 독단적인 행동을 지켜 볼 수 없다"라며 "슈퍼주니어 갤러리로서 멤버 성민이 팬을 무시해왔던 행동이 슈퍼주니어의 그룹 활동에 타격을 입힐 것이 자명하다고 판단했다"며 성민의 슈퍼주니어 퇴출을 요구했다. 팬들은 성민이 2014년 9월 열애 및 이후 결혼 소식 등에 대해 피드백을 요구하는 팬들을 무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기만 행위를 했다는 점을 퇴출 요청의 근거로 들었다.

이와 관련, 슈퍼주니어 측은 올 가을 컴백을 앞두고 팬들과 허심탄회하게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팬 간담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들어, 특히 올 상반기 들어 팬들의 스타에 대한 따금한 지적이 강해지고 있는데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 씨는 "서태지와 아이들 및 H.O.T. 등 사실상의 1세대 아이돌이 탄생한 지 이제 20년이 넘었고, 그만큼 팬덤들도 객관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을 바라보게 됐다"며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이 보다 오래 사랑받고 관심받았으면 생각에서 따끔한 지적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태규 씨는 "여기에는 팬들 스스로도 지난 20여 년의 팬덤 역사를 지켜보며 어떤 게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스타를 위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점도 한 몫을을 하고 있다"라며 "즉, 팬들 스스로도 스타를 위한 진정한 사랑의 한 방법을 알게 된 것"이라며 최근 들어 팬들의 스타들에 대한 조언 및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강태규 씨는 "모바일과 인터넷의 발달로 팬들이 이전에 비해 의견을 보다 쉽게 모으고 표출할 수 있게 된 점도 최근의 현상이 가속화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팬들과 스타가 동등하게 공존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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