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있었기에 더 값진 최형우의 '250홈런'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6.22 06:05 / 조회 :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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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두산전에서 통산 250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4번 타자' 최형우(34)가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개인 통산 2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실 역대 최초도 아니고, TOP 10에 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최형우이기에 더 값지다. 힘든 시기를 거치며 쌓은 기록이기에 그러하다.

최형우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이 1안타가 홈런이었다. 그것도 결승 홈런이었다. 최형우의 활약에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KIA는 20-8의 대승을 거뒀다. 1위 자리도 여전히 지켰다.

이날 최형우는 1-2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 들어섰고,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맞이했다. 그리고 니퍼트의 3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짜리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지난 13일 롯데전 이후 8일 만에 때린 시즌 16호 홈런이었다. 그리고 최형우 자신의 통산 25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KBO 리그 역대 14번째 기록이다.

사실 최형우는 KBO 리그 최고의 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쳇말로 '원탑'을 찍어본 타자다. 2011년이 그랬고, 2016년에도 그랬다. 최근 3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도 만들어냈다.

꾸준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갖춘 타자가 최형우다. 괜히 FA 100억원 시대를 연 것이 아니다. 이런 최형우가 통산 250홈런을 치며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최형우이기에 더 값지다. 최형우가 프로 커리어 초반 힘든 시기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했던 최형우는 2005년 시즌이 끝난 후 방출됐다. 4시즌 동안 1군 무대에서 6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경찰청에 입대한 최형우는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그리고 이를 눈여겨 본 삼성이 다시 최형우를 불렀다. 그렇게 최형우는 2008년부터 다시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뛰기 시작했다. 만 25세에 사실상 1군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당장 2008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만들었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2009년 타율 0.284, 23홈런 83타점을 기록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2011년에는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됐다. 타율 0.340, 30홈런 118타점을 만들며 '3할-30홈런-100타점' 타자로 올라섰다. OPS도 1.044를 찍었다. 2012년 잠시 주춤했지만, 2013년부터 다시 페이스를 찾았고, 삼성의 4번 타자로 군림했다.

그렇게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쌓은 홈런 개수가 234개다. 연평균 26개. 25세에 시작해 33세까지 9년간 만든 기록이다. 이 기간 동안 최형우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없었다. 안타와 타점도 최형우가 최고였다.

그리고 2017년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16홈런을 더하며 25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을 치기까지 6년이 걸렸던 최형우다(첫 홈런 2008년 4월 1일 LG전). 그리고 첫 홈런 이후 9년 만에 250홈런을 때려냈다. 2008년 이전과 이후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 모든 것이 방출과 재입단이라는 우여곡절을 넘어 만든 기록이다. 그래서 더 값지다. 지난 연말 최형우는 시상식 자리에서 "옛날 생각도 나고, 힘들었던 것도 생각이 많이 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어려움을 겪었던, 힘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최형우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늦게 1군 생활을 시작했지만, 꾸준히 활약했고 기록도 쌓았다. 최형우의 통산 250홈런이 조금 더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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