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가 없는' 김헌곤 "은퇴할때까지 이렇게 뛸 것.. 이것이 전부"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6.22 06:05 / 조회 :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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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 오늘도 '뒤가 없는' 사람처럼 뛰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29)에게 2017년은 특별하다. 데뷔 후 7시즌 만에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것도 주전으로 나서는 중이다. 물론 부침도 있다. 하지만 김헌곤은 늘 그랬듯 '뒤가 없는' 것처럼 뛰고 있다. 김헌곤 최고의 매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헌곤은 지난 2011년 삼성에 입단했다. 5라운드 36순위에 지명됐고, 계약금으로 7000만원을 받았다. 어마어마한 기대를 받았던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고,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6년의 세월이 흘렀고, 2017년이 됐다. 김헌곤은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는 중이다. 삼성의 주전 좌익수로 뛰고 있다. 66경기에서 타율 0.276, 6홈런 34타점 31득점 16볼넷, 출루율 0.342, 장타율 0.421, OPS 0.763을 기록중이다.

냉정히 말해 특급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김헌곤 본인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고, 최다 안타를 쳤다. 홈런-2루타-타점-득점까지 모두 가장 많다.

지난 20일에는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었다. LG와의 원정경기에서 상대 선발 데이비드 허프로부터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킨 것. 지난 2011년 5월 7일 교체로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이후 2236일 만에 기록한, 프로 데뷔 첫 멀티 홈런이었다. 당연히 연타석 홈런도 처음이다.

계속되던 부진을 끊어낼 계기가 될 수 있는 홈런이었다. 김헌곤은 4월까지는 타율 0.341, 3홈런 18타점으로 좋았지만, 이후 6월 18일까지 39경기에서 타율 0.231, 1홈런 14타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한 경기 2홈런이었다.

이런 김헌곤을 21일 잠실에서 만났다. 우선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김헌곤은 "4월까지는 페이스가 좋았는데 그러면서 되려 의욕이 과했다. 주변에 잘하는 형, 동생들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저것 따라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복잡해지더라"라고 원인을 짚었다.

이어 "풀 시즌을 치르는 것이 처음이다. 체력 문제는 아니다. 그냥 나는 아직 풀 시즌을 치르기에는 실력이 부족한 것이다.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경기를 읽는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야구다"라고 덧붙였다.

시행착오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는 말에는 "그랬으면 좋겠다. 힘든 것을 거치면서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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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허프에게 친 연타석 홈런 이야기로 이어졌다. 타격 포인트가 평소보다 앞이었던 것 같다고 하자 "정확히 봤다. 강봉규 코치님께서 허프는 무슨 공이 오는지 보고 치면 늦다며 과감하게 휘두르라고 했다. 그래서 타격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됐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연타석 홈런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묻자 "경기를 더 해봐야 하지 않겠나. 사실 심적으로도 힘들었고, 팀도 주춤하면서 더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됐든 2홈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팀이 이겼다면 더 좋았을 뻔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주전으로 풀 시즌을 치르면서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김헌곤은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심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것 말고는 다 똑같다"라고 짚었다.

이어 "코치님들이 '너는 왜 아직도 한 번 못하면 2군에 가야 하는 애처럼 뛰냐'라고 하시더라. 어쩔 수 없다. 나는 은퇴할 때까지 이렇게 뛸 것이다. 그것밖에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김헌곤은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 지상 과제인 셈이다.

너무 뒤가 없는 사람처럼 뛰면서 나중에 지쳐서 퍼지는 일도 있지 않을까 하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헌곤은 "건강은 문제가 없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힘든 것은 오히려 2군이 더 힘들다. 거기는 오후 1시에, 땡볕에서 야구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 최대한 관리를 잘할 것이다. 컨트롤을 잘해야 한다"라고 더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있음을 밝혔다.

끝으로 2017년 시즌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김헌곤은 "내 야구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의미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사실 내가 2군에서 뛰는 것을 속속들이 직접 보지는 않으셨을텐데, 이렇게 기용해 주신다. 감사하다. 잘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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