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5' 첫선..아무 생각 없는 곰탕 로봇 활극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6.20 17:01 / 조회 : 3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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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이하 트랜스포머5)가 첫 선을 보였다. 시리즈 최악이라던 4편보다 최악이다.

20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트랜스포머5'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개봉을 하루 앞두고 기자시사회를 했다. 통상 이럴 경우, 개봉 전까지 영화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숨기기 위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트랜스포머5'는 아무 생각 없었던 전편을 능가하는 최악의 블록버스터로 면모를 과시했다.

'트랜스포머5'는 전편에서 트랜스포머들의 고향인 사이버트론을 찾아 나선 옵티머스 프라임의 이야기를 다룰 것처럼 그렸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트랜스포머들의 창조주를 만나 사이버트론을 되살리기 위해 지구에 있는 고대 유물을 찾아나서면서 인간과 피할 수 없는 갈등을 그린다고 줄거리를 예고했다.

전체 줄거리를 억지로 따지면 그렇긴 하다. 우주로 날아간 옵티머스 프라임은 창조주를 만난 뒤 지구로 돌아온다. 영화 마지막쯤에 돌아온다. 그간 지구에선 여전히 트랜스포머 대응부대 TRF가 트랜스포머들을 사냥한다. 미군은 거든다.

전편에 이어 마크 월버그는 오토봇을 숨겨주며 외롭게 생활한다. 여기에 원탁의 기사 이야기가 더해진다. 영국의 전설 중의 전설 아더왕을 지켰던 이들이 알고보니 12 로봇 기사단이었던 것. 이들은 지구의 비밀을 간직한 채 고대의 유물 멀린의 지팡이를 지킨다.

그간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선 고대 트랜스포머들이 지구에 숨겨놓은 다양한 유물이 등장했다. 1편에서는 모든 힘의 근원이자 생명을 불어 넣는 능력을 지닌 올스파크를 둘러싼 쟁탈전을 벌이고, 2편은 태양을 파괴시키는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고, 죽은 트랜스포머를 살릴 수 있는 '지도자의 매트릭스'가 키 유물이었다. 3편에서는 시공간을 뚫고 물자와 난민을 이동시킬 수 있는 트랜스포머의 핵심 기술이 담긴 스페이스 브릿지, 4편에서는 생명체를 트랜스포머화 시키는 시드가 등장해 오토봇과 디셉티콘간의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5편에선 멀린의 지팡이가 그 유물이었던 것. 이 지팡이를 찾아 지구를 지키려는 마크 월버그와 오랜 시간 동안 원탁의 기사 유지를 지켜온 윗위키단(알고보니 윗위키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구를 지켜온 비밀 결사였단다) 일원인 에드먼드 버튼 경(안소니 홉킨스)이 힘을 모은다. 그들을 TRF와 미군, 그리고 이제는 약방의 감초로 전락한 디셉티콘이 쫓는다. 이들이 술래잡기를 어처구니없이 하는 동안 어느새 사이버트론이 지구에 다가온다. 옵티머스 프라임도 그 지팡이를 뺏으려 한다. 지구의 운명이 어떻게 결판날지가 곧 결정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찬란하게 등장했던 1편 이래 계속 추락해왔다. 갈수록 말이 안되고 생각이 없어졌는데, 4편이 정점인 줄 알았건만 5편은 더 심각하다. 벌려진 이야기를 수습할 생각은 아예 없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그저 트랜스포머들이 열심히 싸운다. 싸우고 또 싸우는데 심지어 4편보다 로봇 액션이 부실하다. 역대 최고 제작비인 3000억원을 들였다는데 안 그래도 됐을 것 같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5편이 자신이 연출하는 마지막 '트랜스포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새로운 여주인공으로 이사벨라 모너라는 소녀와 비밀을 간직한 역사학자 역으로 로라 하드독이 등장했다. 민폐 소녀와 마지막 키스신을 위한 여주인공이란 진부한 설정은 변함없다. 수다스러운 흑인이라는 전형적인 흑인 조연 캐릭터도 새로 등장하니, 곰탕도 진액까지 다 빼먹은 것 같다.

6월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엔딩에 다음편을 예고한다. 뼛속까지 우려 먹으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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