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머신' 박해민 "노력의 산물.. 구자욱 수비 좋아졌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6.21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수많은 호수비를 만들어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중견수 박해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NBA의 전설 도미니크 윌킨스의 별명은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명장면을 수도 없이 연출했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다. KBO 리그에는 이 선수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 중견수 박해민(27)이다.


박해민은 중견수 수비에서 리그 최고를 다툰다.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는 넓은 범위와 낙구 지점을 포착하는 판단력까지 다 갖추고 있다. 펜스 활용도 일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호수비를 '밥 먹듯' 한다.

그렇다면 박해민 스스로는 자신의 수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해민은 "내 수비는 노력의 산물이다"라고 단언했다.

20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해민은 수비 노하우에 대해 "볼 카운트에 따라, 타자의 스윙에 따라 수비 위치가 다 변한다. 우리 투수의 컨디션도 봐야 한다. 이런 것들을 보고 스타트를 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구음도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잘 맞은 타구와 배트 끝에 걸리는 타구가 다르다. 끝에 걸리는 타구의 경우 멀리 오지 않는다. 이런 점을 생각해서 출발해야 한다"라고 더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잘했던 것은 아니다. 박해민은 "나도 처음 1군에 와서는 발로 뛰어서 타구를 따라갔다. 하지만 꾸준히 믿고 맡겨주셔서 경험이 쌓였고,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짚었다.

더불어 "예전에 김용국 코치님 계실 때, 코치님께서 여러 가지 많은 데이터를 보여주셨다. 그것이 머리에 들어 있다. 지금의 내 수비는 노력의 산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예술'이다. 단순히 발만 빠르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고려할 것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리고 박해민은 외야에서 이를 다 체크하면서 수비를 펼치고 있다. 안타를 지우는 호수비가 나오는 이유다.

image
삼성 라이온즈 중견수 박해민과 우익수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나아가 박해민은 중견수 자리에서 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다. 올 시즌 우익수로 뛰고 있는 구자욱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박해민은 대뜸 "(구)자욱이 수비 정말 좋아졌다"라고 강조했다.

박해민은 "처음에는 자욱이 수비 위치를 일일이 다 잡아줬다. 타자마다 그랬고, 카운트마다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가 잡아준 위치에서 응용해서 움직이더라. 내가 편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전에는 손이 많이 갔다"라며 웃은 뒤 "자욱이 스스로도 불안해했다. 그래도 이제는 아니다. 계속 시즌을 치르면서 경험이 쌓였고,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라고 더했다.

사실 구자욱도 빠른 발이라면 누구와 비교해도 뒤질 이유가 없다. 자연스럽게 넓은 수비 범위를 보일 수 있다. 하드웨어는 확실하다. 소프트웨어 문제였을 뿐이다. 이 부분이 개선됐고, 계속 개선되고 있다.

박해민이 큰 힘이 됐음은 불문가지다. 매 카운트마다 수비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해민도 "우익수에 자욱이가 있고, 좌익수에 (김)성윤이가 있으면 솔직히 피곤하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그만큼 박해민의 존재는 중요하다. 중심을 '딱' 잡아준다. 김성윤은 "해민이 형이 중견수에 있어서 좋다. 다 잡아줄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조일석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했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박해민이 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