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시대의 아픔 아닌 희망을 전할 수 있을까(종합)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6.20 12:32 / 조회 : 2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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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 참석한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 장훈 감독(사진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등이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시대의 아픔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웃음과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20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택시운전사'의 제작보고회가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장훈 감독 등 영화의 주역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주겠다는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의 제안을 받고 서울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영화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겪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화를 다뤘다. 평범한 시민 택시 운전사, 진실을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던 기자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택시운전사'의 장훈 감독은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그리고 독일 출신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등의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이 배우들 모두 섭외 1순위였음을 밝혔다.

장 감독은 토마스 크레취만의 섭외에 대해선 "에이전시에 연락을 했다. 그런데 출연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이 왔었다. 그래도 시나리오를 영문으로 번역해서 보냈는데, 배우가 만나기를 원했다"면서 "미국의 토마스 크레취만 집에 갔었다. 설득하러 갔는데, 배우가 작품의 취지를 이해해주고 출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설득하러 갔다가 저녁식사 대접 받았다. 처음부터 기분 좋게 했다"고 설명했다.

장훈 감독은 광주(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이야기를 다뤘던 기존 영화들과 차별화에 대해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는 광주의 이야기다. 한 평범한 개인이 시대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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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사진=김휘선 기자


'택시운전사'의 주연 송강호는 이번 작품 출연과 관련 첫 출연 제안을 거절한 사실이 있다고 밝히면서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뤄서 마음의 부담감이랄까. 나쁜 부담감은 아닌, 좋은 부담감이었다. 제가 역사의 어떤 부분을 감당하기에는 '송강호라는 배우의 자질이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며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그런 게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송강호는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영화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 이야기가 제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며 "이 이야기를 하는 게 힘들겠지만 뜨거움과 열정, 열망 이런 것들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80년 광주를 다루고 있지만 굉장히 유쾌하게 밝게 그려냈다. 그런 지점들이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싶다"면서 "어떻게 보면 '비극,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아픈 역사와 비극을 통해 우리 사회의 희망, 작든지 크든지 간에 그것을 노래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또한 송강호는 관객들이 영화를 선입견 갖지 않고 봐주길 바랐다. 그는 "'택시운전사'의 배경이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다 보니 영화 자체가 정치적으로나 그 무게감을 관객들이 갖게 될까 걱정된다"며 "이 영화도 다른 어떤 대중 영화와 차이가 없다. 정말 기분 좋게, 영화 한 편을 보신다고 생각하시면 훨씬 많은 감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잊지 못할 아픔을 지난 본질을 알게 됐다"며 "또 히츠패터 기자분의 용기와 진실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되면서 배우로서도 숭고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면서 극중 배경이 된 80년 광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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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의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사진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사진=김휘선 기자


이밖에 유해진, 류준열 등 송강호와 함께 영화를 이끌어 갈 배우들도 영화에 참여한 소감 및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먼저 광주의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을 맡은 유해진은 송강호와 호흡을 영광이라고 밝혔다. 또 "80년 광주의 이야기가 무겁지 만은 않은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영화 출연 결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영화 속 배경인 80년 광주의 일에 대해 "당시 초등학생이었다. 그 때 큰 일인 줄 몰랐다. 세월이 지나면서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구나. 그래서 이번 작품도 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극중 꿈 많은 광주의 대학생 구재식 역을 맡은 류준열은 '택시운전사'를 통해 버킷리스트였던 송강호, 유해진과 호흡을 맞추게 돼 좋아했다. 또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였다.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도전 의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류준열은 극중 자신의 캐릭터 표현에 대해 "이 기회를 빌어서 알게 된 소시민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교과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본 그 시절 모습을 떠올리며 역할에 충실했음을 전했다.

'택시운전사'는 80년 광주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감독 뿐만 아니라 배우들 모두 희망과 소시민의 삶을 강조했다. 영화가 이들이 밝힌 것처럼 아픔만이 아닌 희망을 안을 수 있을지 오는 8월 공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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