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아슬아슬 선두' KIA, 불펜 강화가 어렵다면..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06.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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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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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윤동.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불펜 강화가 어렵다면 선발에 올인하는 방법은 어떨까.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지키는 KIA의 고민이 느껴진다.

KIA는 4월 14일부터 두 달 넘게 1위를 수성 중이다. 특별한 연승도 없지만 연패도 없다. NC가 턱밑까지 따라오기는 했어도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강력한 선발진 덕분이다. 반대로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 불펜진은 약점이다.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베테랑 임창용의 빈자리가 크다. 임창용은 최근 10경기 7⅓이닝 9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1이닝을 확실히 막아주리라 기대되는 투수는 김윤동 정도다. 선발투수가 7회 이전에 내려가면 김윤동까지 끌고 가는 과정이 험난하다.


LG와의 주말 3연전서 KIA 불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17일에는 선발 정용운이 3이닝 만에 교체됐는데도 한승혁-고효준-손영민-심동섭-김윤동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하지만 18일에는 6회 1사부터 3⅔이닝 동안 무려 11실점으로 무너졌다. 전날 1이닝 퍼펙트로 홀드를 낚은 손영민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홈런 2개를 허용했다. KIA 불펜은 이틀 동안 극과 극을 오갔다. 계산이 서는 운용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획기적인 트레이드가 아니라면 현 상황에서 불펜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약점을 보완할 수 없다면 드러내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두산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두산은 불펜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선발에 큰 힘을 실었다. 선발로 7~8이닝을 끌고 갔다. 불펜이 최대한 큰 점수 차에서 최소 이닝만 던지는 쪽으로 노선을 잡은 것이다.

KIA 또한 그런 전략이 가능하다. 헥터와 양현종은 7~8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다. 임기영이 기대 이상 활약 중이다. 폐렴으로 빠지면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나 했는데 정용운이 깜짝 호투를 펼쳤다. 선발 자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 번 나왔을 때 길게 던지는 대신 이런 선수들이 한 번씩 들어가 주면 선발주기를 길게 가져가면서 주축 선발들의 체력을 수월하게 유지할 수 있다. 뒤에 1~2이닝은 그날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와 김윤동 정도로 잡아낼 수 있다.

지난해 두산은 또 투수들이 지칠 때쯤 방망이로 해결하곤 했다. 우리 투수가 무너지면 상대 투수를 더 무너뜨리는 방식이다. KIA는 이명기와 버나디나가 공격 첨병으로 제 역할을 다 하면서 타선이 한층 끈끈해졌다. 최형우 앞에 주자가 꼬박꼬박 출루한다. 김선빈과 안치홍까지 살아났다. 과연 KIA는 2016년의 두산 같은 야구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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