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은 "5년전 노출드레스 후회..지금 더 당당해졌다"(인터뷰②)

영화 '중독노래방'의 배소은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6.20 11:16 / 조회 : 9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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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노래방' 배소은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인터뷰②에서 계속>


-이문식과의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제가 살갑지가 못한 성격인데 되려 문식 선배님께서 '나는 한 명만 챙긴다'며 저를 많이 챙기고 배려해 주셨다. 여배우들이랑 붙어있는 역할을 많이 하셨다며 말씀도 많이 걸어주시고 편하게 해주셨다. '좀 더 너만 생각하고 멋대로 하라' '남 배려하고 신경 면 오래 못한다'는 말씀이 든든하고 힘이 됐다. 신인이고 막내면 사실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그 말이 차마 안 나오지 않겠나. 선배님이 모니터도 봐 주시고, 앵글을 바꿔달라 이야기도 해 주시고,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항상 리액션을 해주셨다. 정말 의지가 많이 됐다. 저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선배님이 살려주신 것 같다. 정말로 너무 좋았다.

-극중 캐릭터와 달리 평소엔 게임이나 스마트폰과도 친숙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잘 안 맞는다. 기계들 자체와 잘 안 맞아, 제가 가지고 있으면 고장도 잘 난다. 게임이나 스마트폰보다는 직접 만나고 책 읽고 술 한 잔을 하는 쪽이 저는 더 좋다. 하지만 연기를 해야 하니까 열심히 게임을 배우면서 연습했다. 늘긴 했어도 만족스럽지는 않더라. 대신 PC방을 다니며 사람 구경을 많이 했다. 밥 먹을 땐 축 늘어져 있던 사람들이 게임을 할 때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하숙은 잊으려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 좀 더 미친 몰입을 할 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극중 노래하는 장면은 제 본 모습이다. '음치 연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라던 감독님이 놀라시며 한번에 바로 오케이를 해주셨다.(웃음) 저야 저를 아니까, 그냥 될 줄 알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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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노래방'의 이문식과 배소은 / 사진=영화 '중독노래방' 스틸컷


-극중 하숙이 몸매가 드러나는 니트 원피스를 입고 미녀가 돼 '짜잔' 등장하는 장면에선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건 이문식 선배님 표정이 저를 미녀로 만들어주신 거다. 간직하고 싶은 장면이다. 사실 그 니트 원피스는 매력이 부각돼 보이지만 어딘지 이상한 옷이다. 너무 짧고 뚱뚱해 보이기도 한다. 하숙이 감각이 없으니 그냥 따뜻해 보이는 걸로 샀을 거란 계산이 들어간 선택이다. 함께 한 나주 역의 김나미 언니는 매번 옷을 갈아입는데 부러워서 옆에서 입어보고 그랬다. 다음엔 옷을 만날 갈아입는 역을 해보고 싶다.(웃음)

-영화를 찍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 기다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연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주어진 일을 했다. 그게 부각되거나 유명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 아닌가. 배우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하루라도 제가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연기할 때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파격적인 레드카펫 드레스가 화제가 됐던 2012년) 부산영화제만 해도 지금 그 사진을 보면 남처럼 느껴진다. 가진 게 없고 너무 불안해서, 혹시 빨리 유명해질 수 있을까 휩쓸렸던 것 같다. 노출 연기는 후회가 없는데 그 드레스는 후회가 된다. 이후 도리어 길을 돌아가게 된 것도 같고. 그땐 제가 저를 몰랐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저를 안다. 조그마한 작품이라도 하나씩 해나가며 저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스스로에게도 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 시간이 흘러 지금에 왔다.

-'사돈의 팔촌'으로 호평받았고 '중독노래방'으로 부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많이 응원이 됐겠다.

▶그간 연출해서 단편도 찍고, 나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칭찬을 받으며 연기한 적이 없었는데 좋은 평들이 참 행복했다. '칭찬이 이렇게 좋은 거였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힘들 때 저장해 놓은 그 리뷰들을 본다. 그리고 '또 칭찬 받아야지' 하면서 열심히 연기한다. 지난해 부천에서 태어나 처음 상을 받았다. 유명한 배우들이 받으면 영화제도 홍보가 될 텐데 나같은 사람이 받아도 되나 싶어 영화제에게 미안했다. 그래도 너무 좋았다. 내가 연기를 계속 해도 될까 하던 시기에 그 상을 받고 조금 더 힘을 냈던 것 같다. 조금 더 힘을 내려 한다. 저는 작년보다 올해에 더 배운 게 많다. 그래서 더 예전보다 당당해진 것 같다. 저는 아직 젊고 보여드린 것보다 보여드릴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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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노래방' 배소은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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