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노래방' 배소은 "내게 저런 얼굴이 있나 싶었다"(인터뷰①)

영화 '중독노래방'의 배소은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6.20 11:16 / 조회 : 8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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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노래방' 배소은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지하 노래방에 숨어든 사람들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영화 '중독노래방'(감독 김상찬). 연극 같기도 하고 잔혹동화 같기도 한 이 기묘한 이 독특한 장르영화는 매력적인 배우들의 연기 덕에 더 돋보인다. 하숙 역의 배소은(29)은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주역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은둔형 게임중독자이자, 도무지 도우미 같지 않은 노래방 도우미이며, 인터넷망을 사수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녀는 '중독노래방'의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핵심인물이다.


한예종 연기과 출신인 배소은은 무표정한 얼굴, 신경쓰지 않은 듯 엉킨 머리, 늘어진 추리닝 바람으로 이 기묘한 여인을 그려내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중독노래방'의 배소은을 알아보고 코리안 판타스틱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배소은이란 이름이 혹시 기억나실지. 2013년 '닥터'에선 김창완이 맡은 사이코패스 성형외와의의 아내로 분해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사촌과의 오묘한 감정을 그려낸 풋풋한 독립영화 '사돈의 팔촌'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찔한 누드톤 드레스를 기억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중독노래방'에서의 그녀는 이전과 퍽 다른 모습이라는 거다.

배소은은 "못알아보셔도 좋다. 못 알아보시는 것이 더 좋다"면서 많은 것을 내려놓은 지금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더 깊어졌다고 털어놨다. 아직 젊고, 앞으로 보여드릴 것이 더 많다는 그녀, 배소은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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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은 / 사진='중독노래방' 스틸컷



-'중독노래방'을 잘 봤다. '사돈의 팔촌'의 아리인지 못 알아볼 정도였다.

▶뭐하나 일상적인 게 없는 캐릭터다. 못 알아보시는 게 당연하고 더 좋기도 하다. 언론시사회 사진을 확인할 땐 저도 저를 못 알아보겠더라. 영화를 찍으며 가장 떨리고 힘든 게 그걸 보여드리는 자리인데,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닥터'를 개봉할 즈음 '사돈의 팔촌'을 찍었고, 이후 '중독 노래방'을 찍었다. 두 영화 모두 한참 시간이 걸려 개봉했다.

-기억을 더듬어보자. 어떻게 캐스팅됐나.

▶'닥터'를 본 제작사 황필선 대표가 '한 순간 너의 눈빛이 좋았다'면서 오디션을 보라고 시나리오를 건네주셨다. 고초를 겪는 피해자 입장을 거푸 연기하는 게 부담도 되고, 또 이미지가 그리 가는 건 아닐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다양한 걸 경험할 시기라 생각했다. 작품과 역할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이문식과 함께 가장 중심적인 캐릭터다.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지만 과장된 만화적 캐릭터이기도 한데 어떻게 연기했나.

▶리얼리즘으로 접근한다면 감정적으로 집중하기 어려웠을 거다. 판타지 장르로 접근하신다니 감이 왔다. 모든 인물들이 전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저는 시작하고 40분까지 이문식 선배님과 둘만 나오다보니 어떻게 안 지루하게 보여드릴수 있을지가 고민되더라. 저는 원래 말도 많고 표현도 큰데 이 친구는 늘 갇혀 있고 나와 표현방식이 다를 것 같았다. 이전엔 내가 가진 걸로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면, 이번엔 나를 숨기고 연기하는 게 싫었고 힘들었다. 대신 재미있더라. '내가 저런 얼굴이 있네' 하며 즐겼다. 만족도가 높은 작업이었다.

-대사가 거의 없다.

▶대사보다 지문이 많았다. 특히 '무표정'이 많았는데, 사실 무표정이라고 해도 저는 표현을 해야 한다. 웃는 상이라 무표정해도 웃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하숙의 과거사를 생각하면 제 평소 모습과는 달라야 했다. 무표정에서 차이를 두려고 애썼다. 말로 표현하는 게 오히려 쉽더라. 분장은 베이스만 바른 맨얼굴이다. 분장선생님께 '하숙은 분장이 없어요'란 말을 듣고 가슴이 내려앉았지만, 한편으론 예뻐 보이는 게 아니라 하숙으로 보이는 게 창피하지 않은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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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노래방' 배소은 인터뷰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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