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노 캐디의 여유로움과 즐거움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6.19 07:20 / 조회 :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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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700클럽엘 친구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갔었습니다. 세계 명문 골프장의 이름난 코스 18개를 본따 골프장을 만들었다는데, 샷에 집중하느라 전체 코스를 관망하지는 못했습니다.


2박 3일 일정이니 첫날과 사흘째 각 18홀, 이튿날 27홀을 예정했었는데 두 번째 날엔 바람이 하도 많이 불어 18홀로 진행했습니다.

첫날 캐디는 신입으로 젊은 남자였습니다. 초보여서 규정에 따라 캐디피가 5만원이라고 자진 신고하던데, 저희들은 캐디피 절약됐다고 다들 좋아했죠. 캐디가 홀까지 남은 거리나 그린에서의 퍼팅 라인을 나름 열심히 불러줬지만, 저희들은 한귀로 흘리고 나름대로의 감을 잡고 운동에 열중했습니다.

5만원만 지불하는데, 카트 운전해주고 공 닦아주는 것만 해도 어디냐고 다들 좋아 하면서 말입니다. 거기에다 일행중 한명이 인터넷으로 회사 업무 볼일 보느라 전반 라운드만 같이 해 미안하다면서 캐디피 5만원을 혼자 부담했으므로 나머지 3명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5만원짜리(?) 캐디 운영이 재미있어 골프장에 내일도 초보 캐디 가능하냐고 문의하니, 순서대로 지정하기 때문에 누가 해당될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일 캐디는 내일 아침에 결정하자고 일행이 합의를 봤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생각하니 캐디가 없어도 진행에 별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노 캐디’를 제의했습니다. “우리가 구력이 20년이 다 넘는데, 캐디없어도 문제없는것 아닌가? 카트는 순차적으로 운전하면 되고~” 캐디피 13만원(12만원이지만 대부분 1만원 팁을 주므로)이 절약되니 반대할 이가 없었죠.

실제로 ‘노 캐디’로 운동해보니 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일행중 한명이 거리 측정기를 가지고 있어 핀까지 남은 거리를 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공은 각자 알아서 닦고, 카트는 공을 잘 친 사람이 알아서 운전하고 하니, 진행이 매우 순조로웠습니다. 팀웍이 더 좋아졌고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린에서 퍼팅 라인을 정확히 읽지 못하는 거죠. 노련한 캐디가 라인을 귀신같이 읽어주면 18홀중 서너개는 홀컵에 쏙쏙 들어가는 재미를 만끽하는데, 그건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그런 노련한 캐디를 만나는 확률은 10%밖에 안됩니다.

그보다 13만원 절약하는 게 어딥니까? 더구나 사흘 운동하면서 비용이 만만찮았는데, 이틀간 26만원을 아끼는 건 경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당연히 사흘째도 ‘노 캐디’로 플레이했는데, 3일간 총 캐디피가 겨우 5만원이었으니 개별 부담이 크게 줄었죠.

이제 곧 휴가철입니다. 휴양지 골프장은 노 캐디로 운영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께서도 시범적으로 캐디없이 플레이를 해보십시오. 생각보다 진행이 즐겁습니다. 휴양지가 아니더라도 노 캐디로 운영되는 골프장이 더러 있습니다. 부킹하기 전에 캐디 동반 여부를 잘 문의하셔서 새로운 방식을 즐겨 보십시오. 단, 일행중 초보자가 한,둘 있으면 진행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캐디 플레이를 하셔야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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