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근의 MLB관전평] 류현진 완급·수비 '굿'..커터 제구 보완 필요

이광근 전 kt 2군 감독 / 입력 : 2017.06.18 10:38 / 조회 : 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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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경기 전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에게 최대한 강하게, 최대한 길게 던지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전력투구를 주문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보았다.

필자가 보았던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페이스 조절에 능한 투수라는 점이다. 특히, 국내 리그에서 활약할 당시를 떠올리면 류현진은 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많은 완투 경기를 해냈다. 긴 이닝을 던지는 데 있어 잡아야할 타자에게는 전력투구로 상대를 압도했고, 많은 점수차로 여유가 있을 때는 맞추어 잡는 전략을 내세워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그리고 타자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오늘 경기 또한 100구 이상을 던진 5회에도 150km 이상을 연속 던져내면서 스스로 페이스 조절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의 플레이중 특히 좋았던 점은 3회 말 1사 만루 상황서 투구 후 타자의 강습 타구를 더블 플레이로 연결시켜 이닝을 마무리한 대목이다. 흔히 투수는 투구 후 '제 5의 내야수'라고 불린다. 좋은 투수는 좋은 수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 타구가 안타가 되었더라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필자 또한 경기에서 투수가 투구 후 수비에 가담하지 못해 투수 옆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주며 출루와 실점을 내주는 경기를 많이 보아왔다. 투수가 이러한 타구를 책임져 준다면 2루수와 유격수의 수비 폭은 물론 1-2루 간, 3루수-유격수 간의 수비 폭이 촘촘해지며 내야 수비가 단단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날 5이닝 8피안타와 만루 등 10여 차례의 실점위기를 단 2실점만으로 막을 수 있었던 데는 탁월한 수비능력을 포함한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이 주효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닝에 비해 투구수가 많았던 것이다. 투구수가 많아진 주된 이유는 커터와 체인지업 구종의 무브먼트가 적었고 제구가 안 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앞선 신시내티전서 방심한 채 들어갔던 속구 승부의 실패를 의식한 듯 초반 어렵게 어렵게 변화구 승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패스트 볼에 비해 커터는 제구하기가 더 어려운 구종이기 때문에 더 많이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수 개인과 팀 투수진의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서의 투수의 커맨드이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 유리한 볼카운트로 경기를 이끌어 가는 능력, 적은 투구수로 아웃을 잡는 능력은 선수 개인과 팀 승리의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 각 팀들은 타자에게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요구하며 타격하기 좋은 공을 골라내서 타격할 것을 주문한다. 마찬가지로 투수 역시 투구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커맨드와 유리한 볼카운트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잊지말고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많은 감독들은 6이닝 이상 책임질 수 있는 투수를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이날 105구를 던진 류현진 또한 다음 경기에서는 투구수를 줄이며 이닝이터로서의 본색을 되찾아 덕아웃의 신뢰와 소구를 끌어내야 되고 그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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