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구 넘자 94마일↑' 류현진의 탁월했던 '완급 조절'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6.18 08:41 / 조회 : 7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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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6회는 없었다. 본인의 투구가 5회까지란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자 류현진은 100구째부터 더욱 빠른 공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93마일-94마일-94마일-94마일'. 류현진의 어깨가 정상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5시 10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위치한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피안타 7탈삼진 2볼넷 2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3승(6패) 및 올 시즌 원정 첫 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2014년 9월 1일 이후 약 2년 9개월, 1021일 만에 원정 경기서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의 평균 자책점은 종전 4.42에서 4.35로 소폭 하락했다. 총 투구수는 105개. 그 중 스트라이크는 65개였다.

류현진의 속구 최고 구속은 94.3마일까지 나왔다. 류현진이 5이닝밖에 소화할 수 없었던 이유는 초반부터 다소 많았던 투구 수 때문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비롯해 커터와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신시내티 타선을 제압했다.


류현진은 1회 25개의 공을 던진 뒤 2회에도 25개의 공을 던졌다. 특히 마지막 타자 해밀턴과는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루킹 삼진 아웃. 3회까지 7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4회 투구수를 최소화해야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4회는 성공적이었다. 5회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식한 듯 류현진은 4회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며 16개로 이닝을 마쳤다. 4회까지 88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가운데 5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

팀이 7-2로 앞선 5점 차 상황. 사실상 류현진의 투구는 5회까지였다. 그래서였을까. 류현진은 5회 전력 투구를 펼쳤다. 4회까지 89~91마일을 오가던 속구 구속이 5회 93~94마일을 왔다 갔다 했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보토에게 중전 2루타를 내줬으나 듀발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처리한 뒤 수아레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이날 99구째였다. 2아웃.

다음 타자는 셰블러. 초구이자 정확히 100구째. 류현진이 던진 속구의 스피드가 나왔다. 93.2마일(150km)이었다. 그리고 다시 2구째. 이번엔 94.3마일(151km)이 나왔다. 이날 최고 구속이었다. 파울.

3구째. 94마일(151km) 볼. 4구째 77.3마일(124km) 체인지업으로 한 차례 타이밍을 빼앗은 뒤 재차 5구째 94.1마일(151km) 속구를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그동안 완급 조절을 하면서 힘을 비축했던 것일까. 류현진의 빠른 볼에 셰블러의 배트가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6구째. 류현진이 73.2마일 커브를 던지며 셰블러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3아웃 이닝 종료.

류현진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5회 전력 투구 탓이었을까. TV 중계화면에 잡힌 더그아웃에 앉아있는 류현진은 '헉,헉' 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 이내 밝은 미소를 보여줬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류현진의 웃음. 류현진의 구속 그리고 어깨는 '이상 無'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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