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알쓸신잡'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매력은?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6.16 14:30 / 조회 : 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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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이 첫 방송부터 시청률 고공행진은 물론 입소문까지 나며 연일 화제다. 유시민 작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과학자 정재승과 MC유희열이 '수다'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국내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이다. 여행이라고 하지만 무조건 거쳐야 하는 장소도 없고, 꼭 해야 할 일도 없이 발길 닿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다니는 자유여행이다. 수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딱히 정해진 주제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이 어떤 키워드가 등장하는 순간, 꼬리의 꼬리를 물면서 네버엔딩 스토리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알아두면 쓸데없이 신비한 잡학 수다 여행이다. 한 번 보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이들의 매력, 대체 뭘까?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카츠(Katz)는 사람들이 미디어를 왜 이용하며, 그로 인해, 충족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용과 충족 이론'(Uses and Gratifications Theory)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에 '알쓸신잡'을 대입해 볼까?

첫째, 편안함이다. 어라? 이게 말이 되나? 편안하다고? 이런 의문이 생기는 분도 계시리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내로라하는 박사들의 지적인 대화가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싶어서일 것이다. MC 유희열이 '무식한 거 탄로 날까 두렵다'는 고백처럼, 여기 네 명의 박사들, 지나치게 유식하지 않는가. 똑똑하고 지적인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다 보면 살짝 위축되는 게 인간의 심리 아니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것, 그것은 형식의 파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선생과 학생 관계를 느끼게 하는 형태를 탈피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방송에서 지적인 함양을 지향하는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했지만, 대부분 강의 형태를 취하거나 MC와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되어졌다. 즉, 누군가는 지식을 전달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역할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쓸신잡'은 그 관계를 모두 무너뜨리고, 친구들과의 수다로 만들었다. 그 날 한 회에서 쏟아져 나온 이들의 대화는 강연식의 프로그램으로 만든다 해도 손상이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이었다. 네 명의 박사들이 각각 한 회씩 맡아서 총4회 강연을 해도 충분할 정도로 '지식 대 방출'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은 '주입식 강의'가 아닌 '수다'를 택했다. 그러다보니 마치 이들 사이에 함께 둘러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편안함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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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쓸신잡' 방송 화면


둘째, 프로그램의 타깃이 정확하다. 그렇담, '알쓸신잡'은 타깃층은 누구일까? 그건 방송에서도 이미 언급했듯이, 바로 사피오 섹슈얼(sapio sexual)이다. 사피오 섹슈얼(sapio sexual)이란 상대의 지성이나 센스에 호감을 느끼게 되는 현상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즉, '알쓸신잡'은 지적호기심이 풍부한 사피오 섹슈얼(sapio sexual)의 심리를 제대로 저격했다고 볼 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요인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공략해야 할 타깃 설정이다. 그런 면에서 '알쓸신잡'은 정확한 타깃을 목표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마산수출자유지역, 매판자본 등 생소한 용어부터 근대사, 세계사 등의 역사, 박경리 '토지', 이순신, 호주제, 미토콘드리아 등 지적인 주제가 이들 여행의 수다거리다. 이들 역시 "알아두면 쓸 데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맞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먹고 사는 데 별 지장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신비한 잡학다식에 빠져드는 건 인간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정말로 '이용과 충족 이론(Uses and Gratifications Theory)'과 꼭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알쓸신잡'이 지적이지만 따분하지 않은 편안함으로 시선을 고정하게 되며, 그와 동시에 사피오 섹슈얼(sapio sexual)의 심리를 충족시켜주니 말이다.

'알쓸신잡'은 시청자들에게 수다여행에 함께 동행하는 기분을 선사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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