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경질' 슈틸리케, '영욕의 996일' 마침표

파주=박수진 기자 / 입력 : 2017.06.15 16:53
  • 글자크기조절
image
슈틸리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때 '갓틸리케'라 불렸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은 지 996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2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2층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지난 2014년 9월 24일 취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37경기, 2년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역대 전적은 25승 5무 7패(승률 67.6%)를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취임 초반은 찬란했다. 취임과 동시에 2015년 1월 호주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던 이정협(당시 상주 상무)을 발탁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오만, 쿠웨이트, 호주가 속한 A조에서 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달렸다. 8강전 우즈벡(연장 2-0승), 4강전 이라크(2-0승)를 제물 삼으며 축구 팬들로부터 '갓틸리케'라는 별명을 얻었다.

image
동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슈틸리케 감독. /사진=뉴스1



호주와 다시 만난 결승전에서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 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지만 제임스 트로이시에 실점하며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준비 시간에 비해 호성적을 올린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축구팬의 마음을 사로잡은 순간이었다. 이후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유럽파를 제외한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 중국, 일본, 북한을 차례로 상대하며 1승 2무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상승세는 2016년 9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첫 경기부터 전통적으로 강했던 중국에게 3-0로 앞서 갔지만 2골을 실점하며 3-2로 신승했다.

이어 9월 6일 말레이시아 중립지역에서 치러진 2차전 시리아전에서 0-0으로 득점 없이 비기며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시선에 의문부호가 달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10월 11일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하자 경질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경기결과뿐 아니라 중앙 수비수 장현수의 풀백 기용도 거슬렸고 카타르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어서 패했다는 인터뷰까지 보도되며 여론은 급속히 냉랭해졌다.

2017년 3월 창샤에서 치러진 '공한증의 제물' 중국과의 원정경기까지 0-1 패배를 하면서 경질 여론은 거세졌다. 중국전 이후 4월 3일 슈틸리케의 거취를 두고 기술위원회가 열렸으나 기술위는 그의 유임을 결정했었다. 하지만 이런 믿음에도 대표팀의 경기력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6월 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 0-0 무승부에 이어 카타르전까지 패하며 결국 취임 996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고 말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