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하루엔소쿠 논현싸이더스HQ점에서 인터뷰한 홍진영 /사진=김휘선 기자 |
가수 홍진영(32)은 전날 지방 대학행사에서 비를 쫄딱 맞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그런 탓인지, 앓았던 몸살 기운이 심해졌다고 했다. 그래도 특유의 밝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원래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아플 때는 잘 먹어야 하니깐~"
갓 튀겨나온 돈가스를 먹음직스럽게 입에 넣는 홍진영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였지만 "좋아하고 찾아주실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다시 기운을 냈다.
최근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 코너를 통해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홍진영을 만났다.
그녀는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이하 '언슬2')를 통해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걸 그룹 멤버이자 래퍼로 무대에 서는 것이 바람이었던 그는 '언슬2'에서 프로젝트 걸 그룹 '언니쓰'로 데뷔해 못다 이룬 꿈을 펼쳤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게 '실화' 맞나 싶다"며 웃는 홍진영은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말문을 열었다.
-'언니쓰'에서 나이로 따지면 홍진영 씨가 중간이죠?
▶네. 위로 언니가 넷, 아래로 동생이 둘 있었죠.
-'언니쓰'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었다면?
▶제가 트로트 가수다 보니, 10대부터 50~60대까지 팬들을 아우를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또 나이도 멤버들 사이에서 중간 정도니까 언니와 동생들 간의 연결고리가 아니었을까요?
-'언니쓰'의 곡 '맞지?'가 발매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이 정도까지 성적이 나올 거란 예상은 했나요?
▶몰랐죠. 5위 권에만 들어도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했죠. 1위라니 정말 미쳤어요. 멤버도 말도 안 된다며 많이 놀랐죠. 하하.
-멜론에서 음원차트 1위는 난생 처음 아닌가요?
▶네 맞아요. 정말 이번에 너무 좋았어요. '언니쓰' 하면서 1위도 찍어보고, 랩도 해보고 3~4개월을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굉장히 뭘 많이 한 느낌이 들어요.
서울 강남구 하루엔소쿠 논현싸이더스HQ점에서 인터뷰한 홍진영 /사진=김휘선 기자 |
-래퍼에 도전하는 것도 꿈이었다고요?
▶네 원래 힙합을 좋아해요. 음악을 들을 땐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 좋아해요. 새로운 것을 도전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최근에 '따르릉'으로 작곡에 도전한 이유도 그래요. 나이 더 먹기 전에 할 수 있을 때 이것저것 다 도전하면서 계속 저를 발전시키고 싶어요.
-혹시 새 앨범에 랩을 넣을 생각은 없나요?
▶없어요. 트로트에 랩을 넣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연말 시상식에서 '언니쓰'를 불러주시면 그땐 하겠죠. 전 '언니쓰' 래퍼니까요. 랩은 '언니쓰'에서만 하는 걸로.
-'언슬2'가 사실 시청률 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도 '언니쓰'가 성적이 좋아서 유종의 미를 잘 거둔 것 같아요.
▶재방송이나 다운로드를 받아서 보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밖에 공연 나갈 때마다 '언슬2' 잘 보고 있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걱정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단 생각밖에 안 했어요.
서울 강남구 하루엔소쿠 논현싸이더스HQ점에서 인터뷰한 홍진영 /사진=김휘선 기자 |
-재미난 질문 하나 할게요. '언니쓰' 내에 댄스 1위, 노래 1위, 외모 1위를 꼽아주세요.
▶댄스 1위는 단연 공민지죠. 민지는 댄싱 머신이에요. 노래 1위는 음, 저랑 (공)민지랑 왔다갔다하는데, 민지가 1위인 걸로. 호호. 외모 1위는 한채영! 채영 언니가 정말 예쁘긴 예뻐요.
-본인 순위도 매겨주세요.
▶댄스는 4~5위 정도? 그래도 꼴찌는 아니에요. 호호. 노래는 2~3등 상위권, 저 이래봬도 가창력 가수니깐. 외모는 중간은 가지 않을까요? 양심적으로 상위권이란 말은 안 할게요.
-'언슬2'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처음 숙소에 들어가서 멤버들과 잤을 때랑, '뮤직뱅크' 무대에 올랐던 날이요. 숙소는 멤버들과 처음 만나서 가까워지고 친해진 계기가 됐어요. '뮤직뱅크'도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뭔가 못다 핀 날개를 편 느낌이랄까요. 소원 성취했어요. 묵혀 있는 체증이 쏙 내려간 것 같아요.
-'뮤직뱅크'는 가수로 예전에도 많이 섰잖아요.
▶그때랑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달라요. 하나일 때랑 여럿일 때도 다르고, 장르적으로도 다르고요. 잠깐이었지만 진짜 걸 그룹이 된 느낌이었어요.
-'언슬2'는 홍진영 씨에게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저에게 은인 같은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못다 이룬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것은 물론이고 연예계 생활하면서 가장 진솔하게 제 마음을 많이 열었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어요. '언니쓰' 보면서 저의 새로운 면을 봤다는 분들도 많아요. 솔로 가수로 활동하다 보면 좀 더 강해져야 하고 단단해져야 하는 게 있거든요. 여기서는 제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굉장히 편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울었겠죠. '언니쓰'가 끝났으니까 다시 단단해져야죠.
-인터뷰③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