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on Air] 손흥민 "유효슈팅 0, 저의 큰 책임.. 웃으며 돌아가겠다" (일문일답)

도하(카타르)=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6.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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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12일(한국시간)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승리'뿐이었다. 대표팀 동료들이 자신을 활용하지 못하다는 시선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라고 손을 저었다. 이라크전에서 유효슈팅이 하나도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손흥민이 카타르전 필승을 다짐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현지 시각으로 11일 저녁 7시 30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아라비 클럽 스타디움에서 도하 입성 후 첫 공식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전날(11일) 아랍에미리트를 출발해 쿠웨이트를 경유한 뒤 밤 11시 25분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최근 '카타르 단교 사태'로 인해 이동에 더 긴 시간을 소요한 대표팀은 훈련 없이 휴식을 취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더 길어져,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2일, 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훈련을 실시하며 호흡을 맞췄다. 해가 진 탓인지 공기는 그렇게 따갑지 않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대표팀은 비공개 전술 훈련을 약 1시간 동안 실시했다.


훈련을 앞두고 한국 선수단 대표로 손흥민과 황희찬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임했다. 둘은 나머지 선수들보다 20분 정도 일찍 훈련장에 도착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훈련에 앞서 실시한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 도하에 입성했는데 현재 팀 분위기는

▶ 미팅도 많이 하고 생각도 서로 많이 교환했다. 비록 이라크전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중요한 카타르전을 앞두고 분위기는 괜찮다. 컨디션은 당연히 좋아야 한다.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좋아야만 한다. 감독님께서 휴식을 주셨기 때문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제 운동장에서 우리가 잘 보여줘야 할 것 같다.

- 아랍에미리트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은

▶ 선수들 모두,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경기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 파주NFC서 세트 피스 연습을 많이 했는데 실전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 그런 부분은 저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다. 이야기를 많이 해봐야 한다. 세트 피스를 저만 차는 것은 아니다. 세트 피스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얼마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 본다. 선수들과 잘 이야기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

- 이라크전을 보면서 우리 팀에 대해 분석을 하겠다고 했는데

▶ 분석을 마쳤다. (이라크전 당시) 전체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포메이션을 갖고 경기를 했다. 감독님께서는 적극적인 부분과 세밀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가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없는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저부터 시작해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공격 부분에 있어서, 저도 그렇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셨던 것 같다.

- 이라크전에서 유효슈팅이 없었는데

▶ 그 부분은 공격수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그 부분에 있어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자존심이 상한다. 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하더라도 항상 위협적인 부분을 만들어야 하는 게 공격수가 할 일이다. 어쨌든 저희가 예방 접종을 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저부터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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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뉴스1


- UAE에서부터 다소 긴 휴식을 취했는데

▶ 3일을 쉬었던 건 아니다. 호텔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유럽에 있던 선수들의 경우, 시즌을 막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이번 휴식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 더운 곳에서 뛰는데

▶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데 선수들이 지능적으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 또 상대 팀도 같은 환경에서 뛰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 선수들끼리 이라크전 후 이야기를 나눴다는데

▶ 비슷한 내용인 것 같다. (기)성용이 형이 항상 중심에 있다. 성용이 형이 주장을 잘 수행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성용이 형 혼자서 24명을 이끄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저도 계속 옆에서 도와주려고 한다. 다른 형들, (곽)태휘 형, (이)근호 형 등 서로 많이 도와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팀으로 노력 중이다.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실수를 하더라도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수 없이는 적극적인 공격 루트나 유효 슈팅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 손흥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 희망의 메시지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친선경기든 최종예선이든 마찬가지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지 못했다는 것에 아쉽다. 저도 기분이 좋지 않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국민들이 계시기에 저희가 월드컵에 8회 연속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저희가 경기에 나가면 불안한 시선이 당연히 섞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저 같아도 그렇겠지만 항상 해오셨듯이 응원을 해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저희도 좋은 결과를 갖고 한국에 돌아가서 웃는 얼굴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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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소속팀에 있을 때와 대표팀에 있을 때 차이가 있다는 시선이 있다

▶ 저도 기사를 챙겨본다. 안 볼 수 없이 챙겨본다.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도 이라크전에서 잘하지 못했다. 제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데 저만 그렇게, 동료들이 못해서, 동료들이 저를 활용 못 해서 이런 생각보다는….

이제는 저도 팀을 이끌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동료들의 도움도 도움이지만, 제가 많이 희생함으로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북돋아 주는 것 역시 제가 해야 할 임무인 것 같다. 앞으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얹고 가는 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동료들이 저를 활용하지 못 한다고 하는 말은 절대 아닌 것 같다.

- 토트넘에서의 손흥민과 국가대표로서의 손흥민의 마음가짐 차이

▶ 마음가짐이 특별히 다른 것이 아니다. 토트넘도 빅클럽과 경기를 하고 저도 유럽에서 살려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웃음). 특별히 많이 차이가 있다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일단 환경이나 조건들이 많이 다르다. 이동도 해야 한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들을 견뎌내야 한다. 어차피 축구는 결과이기 때문에 지금 취재진 분들도 우리가 카타르를 이기길 바라실 거라 생각한다. 저도 한국 축구인이지만 또 축구 팬으로서 잘 됐으면 좋겠고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2013년 카타르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는데

▶ 좋은 기억은 뭐 갖고 가면 당연히 좋다. 저번 최종예선 3차전에 우리가 수원에서 이길 때도 성용이 형이 좋은 패스를 해서 골을 넣었다. 선수들이나 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누가 골을 넣고 잘하고를 떠나서 이겨서 팀이 좋은 위치로 오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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