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예능'까지 성공..나PD가 무서운 이유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7.06.0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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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또' 성공이다.

나영석PD가 tvN 새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으로 또 한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일 첫 회 시청률은 5.4%(닐슨).


이날 방송에서는 MC 유희열과 함께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등 '잡학박사'들이 경남 통영으로 여행을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행'이라는 점에서 그간 나PD가 선보였던 여러 예능들과 궤를 같이 하지만, '알쓸신잡'은 여행보다는 오히려 '수다'에 초점을 맞췄다.

통영은 이미 여러 차례 다른 교양, 예능프로에서 다뤄졌던 여행지기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게 사실. 그런데, '알쓸신잡'은 여기에 네 '박사'의 '수다'를 더해 좀 더 다른 시선으로 이 여행지에 접근했다. 출발부터 장어 얘기로 시작하더니(물론 결론적으로 여수에서 장어를 먹는 걸로 결정됐지만), 이순신 장군의 사당 충렬사 얘기에서는 시인 백석의 사랑 얘기로 옮아갔다.

방송을 본 뒤 기억 나는 건 통영보다는 미토콘드리아, 모계사회, 이순신 장군의 숨결, 장어와 정력 등 '수다' 속에 나온 얘기들이다. 통영 관광 팁으로 하나 얻은 귀한 게 있다면 '다찌집'에 꼭 가봐야겠다는 '다짐' 정도?


'알쓸신잡'에 처음 알려졌을 땐 이런 저런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남자들(것도 50~60대)이 나와 수다 떠는 프로를 누가 보겠냐는 것. tvN 주 시청층을 고려하면 이 같은 우려나 걱정도 '오버'는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출연자들의 정치 성향까지 언급하며 '색안경'을 끼고 접근하기도 했다.

그런데 성공했다.

이 프로의 성공이 남다른 이유는 '아재'들을 핫한 예능의 중심으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아재'들이 썰렁한 유머만 하는 게 아니라, 혼을 쏙 빼놓을 정도의 '아재잡학'도 넘쳐난다는 걸 보여준 것. 그 어떤 예능이 90분 가까이 아재들의 술자리 '잡담'으로 5% 넘는 시청률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나PD는 그간 할아버지들의 여행('꽃보다 할배'), 농사와 낚시('삼시세끼'), 식당영업('윤식당') 등 기존 예능이 걷지 않은 길을 걸어 보란 듯이 성공해왔다. 이번 '알쓸신잡'도 아재들로 또 한번 기존에 없는 예능 신화를 일굴 느낌이다. 나PD,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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