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16강] '붕괴된 수비' 신태용의 '파격 전술 변화'는 왜 실패했나

천안종합운동장=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5.30 21:50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국 수비진이 선제골을 내준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스1





신태용 감독이 자랑하던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 U-20 대표팀과의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역시 포르투갈은 강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U-20 대표팀 간 경기서 또 첫 승에 실패했다. 포르투갈 U-20 대표팀과의 역대 전적은 3무5패. 아울러 2013 대회 이후 4년 만에 노렸던 8강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신태용 감독의 장기인 '변화무쌍한 전술'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평가전부터 다양한 전술을 구사했다. 3백과 4백, 그리고 5백을 넘나들었다. 상대 팀에 따라 맞춤 전략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나로 고정되지 않은 포메이션에 조직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이날 탈이 나고 말았다.


포르투갈과의 일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은 "포르투갈이 4경기서 4실점, 4득점을 했다. 수비나 공격 면에서 강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공격수가 터지면 무서운 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1%라도 이용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 장점은 더 살리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니와의 1차전에서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조영욱을 최전방에 내세운 가운데, 이승우와 백승호가 나란히 측면에 섰다. 당시 조영욱은 비록 전반 막판 득점이 취소되긴 했지만, 활발한 공격을 선보였다. 결국 이승우-임민혁-백승호가 릴레이 골을 터트린 채 3-0 완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신 감독은 포메이션을 바꿨다.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감안한 3-4-3 포메이션이었다. 지난 3월 4개국 대회서 온두라스를 상대한 뒤 처음으로 꺼낸 스리백 전술. 그러나 사실상 양 쪽 풀백이 측면 깊숙이 내려오는 5백 전술에 가까웠다.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수비수 5명 사이의 촘촘한 공간으로 몰아넣어 막겠다는 전술이었다. 결국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국은 이승우와 백승호의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어 잉글랜드전에서도 한국은 이정문-이상민-정태욱을 중심으로 한 3백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한국은 백승호와 이승우의 체력적인 측면을 고려해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미 한국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상황. 무승부만 거둬도 1위로 올라갈 수 있었기에, 수비에 좀 더 중점을 두는 변형 스리백을 구사했던 것이다. 비록 0-1로 패하긴 했지만, 잉글랜드의 피지컬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크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image
한국-포르투갈전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경기서 신태용 감독은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당초 공격적인 포르투갈을 막기 위해 3백을 중심으로 변형 5백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신 감독은 두 명의 수비수만 배치한 채 공격 쪽에 비중을 높이는 전술을 구사했다. 하지만 결국 이게 패착으로 귀결됐다. 특히 이유현과 윤종규를 각각 우측과 좌측 풀백으로 내세웠으나, 수시로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다.

전반 10분 선제골을 내준 장면에서는 이유현이 버티고 있는 오른쪽 측면이 뚫리고 쉽게 뚫리고 말았다.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 패스가 이어진 가운데, 이유현이 슬라이딩을 시도했으나 히베이루가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샤다스가 침착하게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어 전반 27분에는 한국의 왼쪽 측면이 뚫렸다. 실바가 올린 크로스가 윤종규의 등을 맞은 뒤 아크 쪽으로 흘렀다. 여기서 또 한 번 브르노 코스타를 놓쳤고 결국 코스타에게 논스톱 오른발 슈팅을 허용, 점수는 0-2가 됐다. 후반전에서도 한국은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며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한국의 중앙이 와르르 무너졌다. 최종 수비수 정태욱까지 발을 뻗었으나 벗겨졌고, 결국 샤다스에게 쐐기골을 헌납했다.

3백의 경우, 양 쪽 풀백이 수비에 가담할 시 5명이 나란히 수비 진영에 촘촘히 설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신태용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 3백이 아닌 4백을 내세웠고 수비가 흔들린 가운데, 결국 4년 만에 노렸던 U-20 대회 8강 진출도 실패로 돌아갔다.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