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이정현 보상으로 '보상금만' 택한 배경은?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5.29 12:12 / 조회 : 3774
  • 글자크기조절
image
9억20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 대우로 KCC와 계약한 이정현.



안양 KGC가 FA 자격으로 전주 KCC와 계약한 이정현(30, 191cm)의 보상으로 선수가 아닌 보상금을 선택했다. 역대 최초의 일이다. KGC는 여러가지 부분을 감안해 선수 대신 보상금을 택했다.

KBL은 29일 "KGC는 이정현의 보상으로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아 이정현의 전년도 보수 200%(7억2000만원)를 보상받기로 최종 결정했다. 보상선수 없이 현금으로만 보상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2016-2017 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은 이정현은 KGC의 제안을 뿌리치고 시장에 나왔고, KGC와 보수 총액 9억20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KBL FA 역사의 한 획을 확실히 그은 것이다.

이에 KGC는 보상에 대해 고민했다. 내부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었고, 결국 보상금을 받기로 결정했다. KGC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을 설명했다. KGC는 "기회비용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 보상선수가 5억4000만원의 가치가 있는가

KGC는 보상선수 한 명에 보상금 1억8000만원 또는 보상금 7억2000만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단순히 보면, 보상선수 한 명의 가치가 5억4000만원이라는 의미가 된다.

KGC는 KCC에서 보호선수 외로 풀린 선수의 면면을 확인했고, 이 선수가 5억4000만원의 가치가 있는지를 따졌다. 그 결과 KGC가 현재 '절실하게' 필요한 선수는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고, 보상금을 택했다.

KGC 관계자는 "결국 기회비용의 문제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의 가치가 5억4000만원이 되느냐 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데려와도 식스맨급에서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 KGC, 삼각 트레이드도 고민했다.. 결국은 불발

KCC에서 명단을 받은 KGC는 삼각 트레이드도 고민했다. 당장 팀에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선수를 매물로 제3의 팀과 트레이드를 진행하는 것을 고민했다.

KGC 관계자는 "KCC에서 데려올 수 있는 보상선수를 활용해 삼각 트레이드도 추진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했고, 카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기존 선수를 더 포함시켜서 트레이드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는 '일을 위한 일' 밖에 되지 않았다. 기존 선수의 출혈을 감수할 이유도 딱히 없었다. 이에 트레이드를 접고, 어제 저녁 최초 구상대로 보상금을 받기로 결정했다"라고 더했다.

◆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보다, 기존 선수를 살리는 쪽이 우선

KGC는 기존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기를 살리는 것도 감안했다. 기회를 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4, 178cm)와의 재계약도 잘 진행중인 것도 영향이 있었다.

KGC 관계자는 "KCC의 보호 외 선수가 외곽 위주의 선수들이었다. 우리가 사익스와 재계약이 어렵다는 데려올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잘 되는 중이다. 사익스가 좋은 모습을 보였고, 차기 시즌에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존 선수들도 기회가 없어 보여준 것이 다소 적었지만, 역량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기존 국내 선수들의 동기 부여 문제도 있었다. 보상선수를 데려오면 기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포지션이 중복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보상금을 택했다"라고 짚었다.

◆ 금전적인 문제도 있다.. 샐러리캡 확보 필요

끝으로 금전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정현이 빠지면서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겼다. 오프시즌, 나아가 차기 시즌 도중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트레이드가 필요하다면 샐러리캡의 여유를 두는 쪽이 좋았다.

KGC 관계자는 "이정현이 빠지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 KCC에서 보상선수를 데려오면 억대 연봉자 혹은 그에 준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샐러리캡에 여유를 가지고 가자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6월 1일부터 트레이드 시장이 열린다. 시즌 도중에도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 비워둘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존 선수들이 연봉 인상 요인이 발생했을 때,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정현의 보상으로 보상금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