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김하늘 프로에게서 배우는 골프 자신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5.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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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투어에서 이달 초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김하늘(29·하이트진로)-. 그는 3년전 펴낸 저의 졸저 ‘김수인의 쏙쏙골프’에 추천사를 써 준 일이 있습니다. 김하늘은 외모에서 풍기듯이 천사같은 마음씨를 지닌 착한 프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스포츠격언으로 “착하면 꼴찌”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김하늘은 2008년 3승, 2011년 4승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후 2014년까지 단 1승에 그치자, 2015년 일본 프로무대에 강한 도전장을 냈습니다.


사실 낯선 땅에서 투어 생활을 한다는 게 쉽진 않습니다. 일본이 음식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지만 말이 안 통하고 문화가 낯설고 또 이동 거리가 우리보다 두,세배는 되니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행히 이보미나 안신애 등 한국 선수들이 10명 이상 활동하고 있어 미국보다는 훨씬 생활하기가 쉽지요. 저는 사실, 한국에서 내리막인데 왜 일본엘 가나? 하고 의문을 던졌습니다. 결과를 보니 독한 마음으로 현해탄을 건넌 것 같습니다. 일본 데뷔 첫해에 우승을 차지했으니까요.

아쉽게 3주 연속 우승은 불발됐지만 그에게서 배울게 많네요.김하늘은 지난 7일 끝난 J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라운드에서 더블보기 2개를 범하면서 2오버파 공동 30위로 시작했지만 2~3라운드에선 노보기 플레이로 8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죠. 최종일에는 세계랭킹 5위인 렉시 톰슨(22·미국)과의 맞대결에서 3타차 완승을 거뒀습니다.


김하늘은 “사실 1라운드 때는 기분이 들떠 경기에 집중을 못했다. 더블보기가 2개나 나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더블보기가 2주 연속 우승하는데 보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아마추어도 마찬가지죠? 더블 보기 이상을 저지르면 정신차려서 다음 홀에서 파나 버디를 잡는 일이 있잖습니까? 물론 그 반대로 계속 부진한 경우가 더 많지만.. 김하늘과 우승 경쟁을 펼친 톰슨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샷 2위(276야드)에 올라 있는 장타자입니다. 김하늘은 “톰슨은 4개의 파 5홀에서 모두 2온을 시키면서 많은 버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나는 3온을 시키더라도 더 가까이 붙이자는 전략이었고, 이게 딱 맞아 떨어졌다.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와 겨뤄 처음 이겼기 때문에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추어도 장타자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고 주눅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네요. 

김하늘은 올 시즌 샷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퍼트 등 그린 위에서 기록이 빼어나죠. 지난 해 1.78개(5위)였던 퍼트 수는 올 시즌 1.75개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김하늘은 “퍼트는 연습만 많이 한다고 좋아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식 대회에서 성공률이 높아지다 보니 웬만한 거리에서는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넣을수 있다는 자신감!”, 머릿속에 깊이 심어 놔야겠습니다. 퍼트에 대한 자신감은 게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합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하늘이지만 “골프는 아침에 잘 되다가도 저녁에 감각을 잃을 수 있는 운동”이라며 자만심을 경계하고 있습니다.또 “프로골퍼들은 누구나 조울증에 가까울 정도로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다. 샷이 잘 되면 기쁘고, 잘되지 않으면 기분이 처진다”며 “골프가 나를 들었다 놨다 하지만 그게 바로 골프의 매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골프의 희로애락을 모두 맛보면서 그는 진짜 프로페셔널이 돼 가고 있는데, 감정 기복없는 18홀 운영, 꼭 배워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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