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늪' 한화 향한 역풍, 과연 탈출구는 있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5.27 06:30 / 조회 : 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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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단.






어느덧 최하위 삼성과의 승차도 4경기로 좁혀졌다. 8연패 수렁에 빠진 한화가 김성근 감독과 결별한 뒤 도리어 역풍을 맞고 있다. 과연 한화에게 탈출구는 있는가.

한화 이글스는 2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3-5로 역전패했다. 윤규진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뒤 권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으나, 송은범이 2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패한 한화의 성적은 18승 29패(승률 0.383)로 리그 9위. 5위 롯데와의 승차는 6.5경기로 벌어진 가운데, 10위 삼성과의 승차는 어느새 4경기로 좁혀졌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이후 한화는 더욱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팀이 구심점을 잃은 채 속절없이 추락하는 모양새다. KIA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이날 NC전마저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김성근 감독이 떠나기 전까지, 한화 코치진과 선수단은 김 감독을 중심으로 결속력을 견고히 다졌다. 그러나 김 감독이 떠난 뒤 한화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듯하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은 제자리걸음이다.

한화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임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더욱이 전임 김성근 감독과의 잔여 연봉 문제도 확실히 매듭짓지 못했다. 경질일 경우, 한화는 잔여 연봉을 김 감독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렇지만 자진 사퇴일 경우, 김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한화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구단 차원을 넘어 그룹 차원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김 감독의 잔여 연봉 지급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신연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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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전 감독.


전임 감독에 대한 예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구단 분위기만 뒤숭숭하다. 이럴 거면 김 감독과의 결별이 성급했던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 결별 과정에 있어, 깊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기보다는 충동적인 감정이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21일 삼성전 이후 2군 선수들을 직접 보겠다는 김 감독을 막아선 건 박종훈 단장이었다. 결국 김 감독은 훈련에도 프런트가 관여한다면 더 이상 하기 어렵다고 봤다. 구단은 냉큼 이를 '사의 표명'으로 받아들였고 그룹에 보고,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 종료 후 김성근 감독 유임을 이례적으로 공식 발표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김 감독의 명예 회복을 위해 감독님을 잘 모시는 게 우리 구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화는 5월이 채 다 가기도 전에 김 감독과 헤어졌다.

이런 식으로 김 감독과 헤어질 거라면, 차라리 지난해 경질하는 게 나았을 거라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타당한 선을 지켜가며 현장을 지원하는 게 프런트인데, 한화는 그저 감독의 지위를 시즌 초반, 아니 지난해 유임 이후부터 흔들기에만 바빴던 것은 아닐까. 결국 훈련도 마음대로 못하게 됐다고 생각한 김 감독은 팀을 떠났다.

김성근 결별 후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한화는 이제 더욱 큰 역풍을 맞고 있다. 팀 성적 추락은 물론, 한화 구단 프런트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의 시스템에 관한 근본적인 지적들이다. 특히 결별 과정에서 한화 프런트가 우왕좌왕하면서 한화 그룹의 수준을 다 드러냈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래도 일국의 프로 야구 팀인데, 결별 과정과 절차는 분명 매끄럽지 못했다.

한화는 27일 안영명을 선발로 내세워 8연패 탈출에 나선다. 앞서 이상군 감독대행은 안영명에 대해 선발로 고정시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과연 한화가 기나긴 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이보다 좀 더 시급한 건 한화 이글스를 사랑하는 적지 않은 팬들과의 신뢰 관계 회복이 아닐는지. 한화가 왜 갑작스럽게 역풍을 맞게 됐는지, 구단 스스로 곰곰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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