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이 말하는 #연산 #문제적남자 #연애와결혼(인터뷰)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연산 役 김지석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5.29 07:00 / 조회 : 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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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석 / 사진제공=제이스타즈


배우 김지석(36)이 큰 도전을 마쳤다. 그는 자신의 필모에서 가장 강렬한 역할인 연산 이융 역할을 성공적으로 끝내며 배우로서 한 계단 올라섰다.

30부작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촬영을 마치고, 용포를 벗은 김지석을 만났다.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산으로 지냈던 소회와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했다.

앞서 김지석은 tvN '또 오해영', '로맨스가 필요해2'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와 영화 '국가대표' 등을 통해서 로맨틱과 코믹을 담당해 왔다. 그런 김지석이 '역적'을 통해 조선 최고의 폭군이라 불리는 연산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김지석은 광기 어린 연산 역할을 본인만의 캐릭터로 소화하며 자신을 향한 시청자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연산 역할을 끝낸 소감이 궁금하다.

▶ 기쁘다. 처음 연산 역할을 맡게 된 후 감독님께 저를 왜 캐스팅 했냐고 물었다. 감독님이 '추노' 때 제 모습을 잘 봐서 캐스팅 하려고 했는데 제가 이후에 군대를 갔다고 하더라.(웃음) 감독님이 '또 오해영'을 봤는데, 명량 쾌활한 제 모습 속에서 뭔가를 보셨다고 했다. 웃고 있는데 웃지만은 않는 것을 봤는데 그 것을 좀 비틀고 싶었다고 하셨다. 그 말씀에 저는 쾌재를 불렀다. 그 웃음이 마냥 밝은 것이 아니라, 광기로 보여지면 한 방 날릴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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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석 /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처음 김지석이 연산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쟤가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것이다. 제게도 모험이었다. 역사적 인물 연기하는 것은 저도 처음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연산을 연기하기 보다, 연산을 내 속에 집어 넣으려고 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연산의 모습에 나를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연산이 느꼈을 법한 그때의 감정들과 이유 그런 것을 김지석이라는 배우 속에 우겨 넣었다. 솔직히 좀 1차원적인 접근이긴 하지만 가학적으로 나 스스로를 (연산으로) 몰았다.

-특별히 연산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나.

▶ 다른 사람이 연기한 연산은 일부러 챙겨보지 않았다. 따라하게 될까 봐 피했다. 그냥 막연하게 연산의 묘에도 가고, 폐비 윤씨 묘, 선릉에도 갔다. 그 곳에 가서 공기를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관련 된 책을 많이 읽었다. 역사책보다 연산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다가간 그런 책이 있어서 읽어봤다. 그것을 보면서 '이랬겠지, 저랬겠지' 생각하며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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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석 / 사진제공=제이스타즈


- 노력이 통했다. 김지석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 스스로를 칭찬하자면, 어마무시한 대사량을 소화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왕이다보니 고어를 사용하고 대사량도 정말 많았다. 나는 연기할 때 대사 숙지가 안되면, 연기를 잘 못한다. 연산이라는 역할이 혼자서 미쳐 날뛰며 말하는 것이 많아서 정말 열심히 외웠다. 일단 대본이 안 늦고, 쪽대본 없게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이 역할은 저에게 최고의 기회였던 것 같다. 특히 갑자사화 때 폭주하는 융의 모습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작품에 누가 안되게 연기 한 것에 대해 만족 한다.

-'추노'에서 좀도둑 역할을 할 때와 다르게 신분이 상승해서 좋았을 것 같다. 왕으로 살아본 기분은 어떤가.

▶ 몸은 편했다. '추노' 때는 뛰어다니고 노비 잡으러 다니고 하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편했다. 이번에는 백성들과 대립해야 하는 왕이라서 몸은 편했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스스로를 몰아 붙이고 생채기를 냈다. 그래서 촬영 끝나고 용포를 벗으면 원래의 나, 김지석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간만에 극과 극의 캐릭터를 만들다보니까 그 캐릭터를 우겨 넣어서 나 자신을 좀 놓게 됐다. 연산으로 살면서 나 스스로를 망가뜨렸다. 하지만 그만큼 사랑받고 좋아해주시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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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석 / 사진제공=제이스타즈


-2004년 배우로 데뷔해 벌써 13년차 배우다. 나이도 벌써 30대 중반인데 결혼이나 연애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예전에는 결혼을 숫자로 생각했다. 언제 안에 해야지, 몇살에 해야지 그런 생각을 했다. 근데 지금 보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다. 중요한 것은 결혼 할 그 '상대'인 것 같다. 예전에는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서 '내 나이가 되면 하겠지'하고 거만한 생각을 했다. 지금은 그 인연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고 만남의 기회도 희박해졌다. 그리고 또 조심스럽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데, 어릴 때는 하늘을 보지도 않고 별을 딸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작품에서 보여준 로맨틱한 모습을 보면 여자친구에게도 잘할 것 같다.

▶ 맞다. 나는 정말 잘해 줄 수 있다. 그런데 상대방이 아직 저의 진가를 잘 못 알아 보는 것 같다. 나는 좀 사랑이 많다. 주는 사랑이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너무 주기만 해도 안 좋더라.(웃음) 저는 항상 준비 돼 있다. 이상형은 '역적'의 장녹수 성격에 가령이 얼굴이면 좋을 것 같다. 녹수가 주는 엄마 같은 포근함에 가령이의 러블리함을 원한다. 극중 인물을 말한 것이지 이하늬 성격에 채수빈 얼굴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하. 아니, 하니는 그래도 괜찮다. 잘생긴 남자친구가 있는데 내 말에 신경이나 쓰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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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석 /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지난 2015년 부터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 출연하고 있다. 작품과 병행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계속해서 하는 이유가 있나.

▶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은 문제의 답에 포커스 두는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다. 지식보다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희 출연자도 다 애착이 간다. 처음에 '문제적 남자'를 할 때는 드라마로 보여줘야 되는데 예능을 계속해도 될까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잘못된 생각이더라. 배우가 예능을 하면 이미지가 손실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역적'을 통해서 그것이 아니란 것을 깨닳았다. 내 역량이고, 내가 잘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 김지석에게 '역적'이란, 또 연산이란 어떤 의미였나.

▶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원하면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 받아서, 좋아해 주시고 인정해주셔서 행복했다. 연산이라는 인물 자체가 사랑과 인정을 못 받았던 사람 아닌가. 배우도 사람들의 사랑과 공감을 갈구하는 직업인 만큼, 저도 연기하며 연산이라는 인물에 공감했다. 너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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