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없는 KBL FA 제도, 선수-구단 모두 '부담'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5.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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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사상 첫 9억원대 선수가 된 이정현. /사진=KBL 제공





KBL 사상 처음으로 '9억원'대 선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이정현(30)이다. 보수 총액 9억2000만원(5년/연봉 8억2800만원-인센티브 9200만원)의 조건으로 전주 KCC와 계약했다. 이 계약으로 이정현은 KBL의 새 역사를 썼다.


또 있다. 김동욱(36)은 서울 삼성과 보수 총액 6억3000만원(3년/연봉 5억6700만원-인센티브 6300만원)에 계약하며 친정에 복귀했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번 FA 시장도 서서히 문을 닫는 모습이다. 그리고 FA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FA(자유계약선수)인데 '자유'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상 타 구단에서 FA를 영입하려면, FA 선수와 원 소속구단의 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후 '영입의향서'를 낸다. 쉽게 말해 '입찰제'다. 단독 입찰이면, 해당 FA 선수는 그 팀에 가야 한다.


복수 입찰이면 이적 첫해 연봉 최고액 기준으로 90% 이상의 [예)연봉 최고액 1억원 선수→9천만원부터 가능] 연봉을 제시한 구단 중 선택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보상제도도 있다. 직전 시즌 보수 총액 30위 이내의 선수를 영입하면 보상선수 1명과 직전 시즌 연봉의 50%를 주거나, 직전 시즌 연봉의 200%를 원 소속구단에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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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대 보수를 받으며 서울 삼성과 계약한 김동욱. /사진=KBL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FA 시장이 열려도 '조용'하다.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우선 구단이다. 구단은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나왔을 때, '얼마를 써서 내야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눈치 싸움이다. 어설픈 금액을 적었다가는 영입가능 구단에서 '탈락'하게 된다. 많은 돈을 제시해야 선수의 영입을 바라볼 수 있다. 결국 이는 '오버페이'로 이어진다. 아예 압도적인 금액을 써내는 것이다. 깜짝 계약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이정현이나 김동욱의 경우 어느 팀에서든 군침을 흘릴 자원들이었다. 경쟁이 붙었고, 자연스럽게 몸값이 올라갔다. 그 결과 이정현은 9억원대 선수가 됐다. 샐러리캡(구단 연봉 총액) 23억원의 40%를 이정현 한 명이 차지한다. 김동욱은 36세의 나이에 6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가 됐다.

선수들도 부담스럽다. 많은 돈을 받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예상 외의 고액은 부담이다. FA 계약을 체결하고 "나도 놀랐다. 부담스럽기는 하다. 열심히 하겠다" 같은 소감이 나오는 이유다.

오롯이 자신이 원하는 구단으로 향할 수 없다는 점도 있다. 모든 구단을 두루 만나보고, 협상을 진행한 후 내게 맞는 팀과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최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아니다. 입찰제이기에 그렇다. 무조건 돈을 많이 제시한 팀들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 심지어 선수가 그다지 가고 싶지 않은 구단들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했더라도, 선수는 무조건 그 팀으로 가야 한다.

결국 진짜 FA 제도가 시행되려면 '자유'를 줘야 한다.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바꿔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인기가 떨어지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되어 있는 KBL의 상황 자체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지금의 FA 제도는 선수나 구단이나 똑같이 부담스럽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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