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서현 "첫 칸 레드카펫..'옥자' 마지막컷 찍는 기분"(인터뷰①)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5.24 18:13 / 조회 : 6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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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현 / 사진제공=넷플릭스


'옥자'가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기 전까지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자 '옥자'의 친구이자 가족인 산골소녀 미자는 꽁꽁 숨겨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으로 옮겨진 옥자를 구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소녀 미자는 영화의 공개와 함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그 미자를 연기한 이는 중학교 1학년인 배우 안서현(13)이다.

칸 공식 데일리인 할리우드리포터는 안서현을 콕 집어 소개하면서 "이 13살 배우가 틸다 스윈튼과 제이크 질렌할 같은 빅스타에 맞서 돋보이는 연기를 펼쳤다는 데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 미국 아이온시네마의 찬사도 이어졌다. 이런 열띤 분위기 속에 생애 첫 칸영화제를 즐기고 있던 안서현을 만났다. 영화 속 미자처럼 당차고 믿음직한 안서현은 연기를 시작하던 4살 때부터 꿈꿨던 무대에 왔다며 동그란 눈을 반짝였다.

-'옥자'로 칸 영화제에 왔다. 공개 이후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수상에 대한 기대도 있나.

▶칸영화제는 연기를 시작했던 4살 때부터 꿈꿨다.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배우들이 로망이지 않나. 그저 막연히 꿈꿔왔다는 표현이 딱 맞다. 수상 가능성은 상상도 못하겠다. 여우주연상이라니 꿈도 안 꾸고 있다. 감독님께서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봉준호 감독,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릴리 콜린스에 변희봉 선배까지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상과 사진을 보니 전혀 긴장하지 않은 것 같더라.

▶긴장해도 잘 표현하지 않고 담담하게 넘기는 편이다. 칸 호텔에 왔을 때까지도 뭔가 실감이 안 나서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레드카펫 위에 서니 조금 달랐다. 70회 영화제의 빨간 포스터가 레드카펫 위에 있는데 도착해서 그걸 보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 옆에 감독님도 계시고 배우들도 함께 서서 촥 걸어 올라가는데, 주위에 카메라도 많이 있고 마치 '옥자'의 마지막 컷을 찍는 느낌이었다. 피날레, 마지막 촬영처럼.

-듬직하고도 다부진 모습을 보니 봉준호 감독이 '중견배우 아니냐'며 믿음직해 했던 일이 오버랩되더라.

▶그 느낌이 감사했다. 배려와 존중이 엄청나시다. 연기에 대해서 말하실 때도 감독님에게 배우에게 자유를 시는데 뭔가 딱 정해진 틀 안에 자유를 주신다. 연기하기에는 훨씬 편한 부분이 있다. 식사 메뉴를 고를 때도 '아무거나'보다는 '면 중에서 골라보자 이 쪽이 선택하기가 편하지 않나. 배우가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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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현 / 사진제공=넷플릭스


-'옥자'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사실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 경로로 캐스팅되지는 않았다. 지난해가 연기한 지 10년이 된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들어가면서 그 작품을 끝으로 잠시 쉬려고 했다. 그런데 그 즈음 오디션 공고를 봤다.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쉬려던 참이었지만 봉준호 감독님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게 목표였다. 아버지와 함께 장문의 이메일을 써서 보냈다. 그러고도 연락이 없어 '연락이 너무 많이 와 못 보셨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1~2달 만에 루이스픽쳐스 서우식 대표님이 전화를 주셨다. ('감독님이 좀 보잡니다')

연락이 왔으니 목표달성이다 생각했다. 사무실 문 열어준 것이 봉준호 감독님이신 거다. 처음 반겨주실 때부터 '꼬마를 본다'는 게 아니라 '이 배우를 내 사무실로 초대했구나' 느낌으로 대해주셨다. 엄청 신이 났고 너무 신기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니 2년 전인데 이미 옥자 모형이 방에 촥 있었다. 그 설명을 너무 디테일하게 해주셔서 들으면서도 '이거 비밀이라고 들었는데, 내가 알면 안될 것 같은데' 이 생각을 했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수다가 시작됐다.

-영화 이야기를 하고 바로 캐스팅된 게 아니었나보다.

▶보통 감독님들을 만나면 스케줄 확인하고, 연기관이 어떠냐, 대본 읽어봐라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봉준호 감독님은 '오늘 밥 뭐 먹고 왔어' '친구들이랑 뭐했어' 이런 걸 물어보셨다. 어 어 하면서도 '떡볶이 먹었고요 그네 타다가 넘어졌어요' 이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다 '다음에 보자' 하고 끝났는데 정말 다음에도 불러주셨다. 그 때는 작품 이야기를 하시겠지 했는데 그게 한 10개월 이어졌다. 장소를 옮기시기에 '아 이제 진지한 이야기 하나' 하면 '여기가 마카롱 맛집이야' 이러시곤 했다. 정말 맛있다 하면서도 '이래도 되나' 하긴 했다. 대본은 10개월이 지나 받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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