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힘, 넷플릭스까지 바꿨다..'옥자'공개일, 韓에 맞춰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5.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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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올해 칸영화제에서 새삼 실감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감독 봉준호의 위상, 저력입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초반의 최고 화제작.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한 작품이자 봉준호 감독의 첫 경쟁부문 진출작으로서 한미는 물론 유럽 영화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운 채 영화를 지켜봤다.


공개 전엔 영화의 출신성분이 이례적으로 다가왔다면, 공개 후엔 영화의 내용마저도 이례적으로 다가온다. '옥자'는 기존 칸 경쟁부문 초청작과는 색다른 결의 작품이다. 감독의 색채, 인장이 짙게 밴 작품임엔 틀림이 없지만, CG로 만들어진 거대동물이 등장하는 크리처물인 '옥자'는 칸이 즐겨 초청하는 작가주의 예술영화와 다소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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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옥자' 포스터


그런 '옥자'가 어떻게 칸의 경쟁부문에 오게 된 걸까. 많은 관계자들은 그 중심에 봉준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칸은 2009년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이었던 '마더' 이후 손꼽아 봉준호 감독의 귀환을 기다렸다. '설국열차' 때는 시기를 놓쳐 다음 작품에 대한 갈증이 더 컸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아니라 봉준호 때문에 '옥자'를 초청했다는 칸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말은 사실일 것"이라며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부산영화제 등 한국 영화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봉준호 감독 작품의 진척상황을 물어가며 내내 관심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봉준호에 대한 믿음과 기대 덕에 넷플릭스가 칸 경쟁의 문턱을 넘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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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튼 /AFPBBNews=뉴스1


어디 칸영화제뿐일까. 넷플릭스 또한 봉준호 감독과의 협업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는 예산도 충분히 줄 수 있고, 시나리오도 글자 하나 고치지 말라고 하고, 편집권도 저에게 권한을 100% 준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큰 예산의 영화를 100% 자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넷플릭스에서의 작업 환경에 만족해한 바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기반인 넷플릭스는 미국과 영국,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옥자'를 개봉하자는 봉준호 감독의 요구를 수용했고, 특히 한국에서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데도 동의했다. 이에 따라 '옥자'는 한국에서 오는 6월 29일 개봉과 함께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북미 일부 극장과 영국에서도 정식으로 개봉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전세계 6월 28일, 한국 6월 29일이란 개봉일은 더 의미심장하다. 넷플릭스는 화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때 대개 금요일 밤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오픈한다. 가장 많은 가입자가 있는 북미 지역 시청자/관객들의 수요를 고려한 선택이다. 그런데 '옥자'가 오픈되는 6월 28일은 수요일이다. 한 관계자는 "전세계 공개일이 평소와 달라진 것은 '옥자'의 한국 개봉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면서 "여느 한국영화들처럼 목요일 한국 극장에서 개봉하고 시차를 고려해 북미에서는 하루 앞서 선보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넷플릭스의 예우, 존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 영화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은 세계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한국 감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영화계에서 봉준호 감독의 위상은 국내의 위상 그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넷플릭스 최초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오는 28일 폐막식에서 수상의 기쁨가지 맛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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