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사의 표명.. 결국 '곪은 것'이 터졌다

대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5.23 15:21 / 조회 : 16855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화 구단에 사의를 표명한 김성근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갑작스럽게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까워 보인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21일 경기 후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구단은 현재 감독의 사의표명에 대한 수용 여부를 협의중이다"고 밝혔다. 23일 최초 경질이 언급됐고, 이후 한화가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김성근 감독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14년 10월 28일 한화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의 '구원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일단 첫 시즌인 2015년에는 6위를 기록했다. 아주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하위를 전전하던 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혹사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2016년에는 7위에 머물렀다. 성적이 더 내려간 것. 끝까지 가을야구 진출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시즌 후 경질설이 돌았지만,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올 시즌 역시 성적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18승 25패, 승률 0.419로 9위에 처져있다. 아직 시즌이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최근 3시즌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다.

그 사이 변화도 있었다. 이전까지 김성근 감독에게 '전권'을 맡겼다. 1군과 2군까지 전부 아울렀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에게 부여된 권한의 일부를 뺐다.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감독-단장의 '투톱 체제'를 꾸렸다. 김성근 감독은 1군 경기 운영만 맡도록 했다.

결국 이것이 독이 된 모양새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은 계속 갈등을 빚었다. 오키나와 캠프 당시부터 시작됐다. 박종훈 단장이 그라운드에 들어온 것을 두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달에는 2군 선수들의 1군 동행을 두고 또 한 번 격돌했다. 지난달 2일 김성근 감독은 2군에 있던 투수 김혁민, 김용주, 김범수, 김병현을 직접 보고자 했다. 훈련을 지켜본 뒤 1군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종훈 단장이 "구단 육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김성근 감독의 요청을 거절했다. 김성근 감독이 반발했지만, 결과적으로 김성근 감독이 원하는대로 되지 못했다.

이후 김성근 감독은 계속해서 구단 처사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진 것. 이런 상황에서 벤치 클리어링으로 인해 주축 선수가 부상을 입는 등 악재가 터졌고, 팀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최근 4연패로 순위도 추락했다.

이에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사의 수용여부를 협의중이다"라고 밝혔지만, 반려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나아가 사실상 경질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김성근 감독은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