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뱀파이어가 킬러로..'악녀' 칸영화제 간담회 말말말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5.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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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EW


지난 21일(현지시간) 밤 12시30분,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공식상영이 진행됐다. 말 그대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극장을 가득 메운 2300여 관객들은 강렬한 원신원컷의 오프닝 액션 시퀀스부터 눈길을 붙든 '악녀'는 숨죽여 즐겼다.

'악녀'는 킬러로 키워진 여인 숙희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알아채고 벌이는 처연한 복수를 그린 액션영화.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의 정병길 감독은 김옥빈과 손을 잡고 오랜만에 여성 원톱의 액션영화를 선보였다.


22일 오후 칸 칼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악녀'의 주역들은 아직도 지난 밤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저마다의 칸영화제 방문 소감을 밝힌 오는 6월 8일로 한국 개봉일을 확정한 '악녀'의 빠듯한 프로모션 일정 때문에 당장 다음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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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길 감독 / 사진제공=NEW


◆정병길 감독


"칸영화제는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설레고 재밌고 신기하다 .그리고 그냥 좀 정신이 없었다.

숙희는 따져보면 악녀가 아니다. 제목이 반어법인 셈이다. 아주아주 착한 사람인데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이다. 슬픈 여자의 일생을 보이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런 영화가 있구나. 그러다 '펄프픽션'을 보고 영화를 이렇게 찍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화가를 꿈꾸며 외국어고등학교를 준비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악녀'는 레퍼런스를 두지 안으려 했다. 무술괌독과도 새로운 것을 짜자고 요구하고 모든 동작을 하나 하나 새로 짰다. 이미지의 느낌은 김기덕 감독의 '하녀' 속 섬뜩한 이미지, '캐리'의 피 뒤집어쓴 장면이 묻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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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 / 사진제공=NEW


◆김옥빈

"칸 상영이 너무 기쁘고 설레 오늘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 끝나니 새벽3시가 넘어가더라.

오늘은 내내 외신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를 보면서 너무 무섭다고 하시더라. 드레스에 절개가 들어가 있었는데 저보고 잘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8년 전 뱀파이어가 킬러가 돼 돌아왔다며 기억이 나느냐고 묻는 프랑스 기자도 있었다. 너무 잘해 놀랐다는 이야기에 감동했다.

영화 상영을 마치고 박찬욱 감독과 만났는데 정말 멋지다고 해 주셨다.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다. 8년 전 감독님과 왔던 칸영화제에 이번엔 다른 감독님과 온 셈이다. 감독님도 시집보내는 아버지 느낌으로 보고 계시더라.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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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사진제공=NEW


◆김서형

"'악녀' 덕분에 칸에 왔다. 신기할 따름이고 잘 즐기고 있다.

지난 포토콜의 탱크톱 의상? '악녀' 옥빈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 해야할 것 같아 의상에 신경을 썼다. 언제 칸에 또 올 수 있을까. 저도 얻어가고 싶어 그랬던 것이다. 복근을 위해서는 필라테스 기구를 가져와 아침저녁으로 운동했다.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숙희가 시간이 지나면 내가 맡은 권숙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숙희와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했고, 미리 많이 여쭤봤기에 현장에서는 여유가 있었다. 이제 우리 영화가 오는 6월 8일 개봉하니 못다한 이야기는 일대일로 연락달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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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 / 사진제공=NEW


◆성준

"운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너무 잘 해주셔서 업혀서 칸에 온 것 같다. (공식상영과 레드카펫이) 조금 떨렸지만 재미있었다.

극중 귀여워 보였나? 나름 멋있게 한다고 했다. 원래는 임무 수행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남자였는데 숙희에게 밝은 에너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의외성을 더했다. 좀 더 모자라 보이고 좀 더 진심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개무량하다. 개봉이 금방이다. 덕분에 칸에 왔다. 흥행과 상관없이 내겐 너무 감격스러운 영화다. 더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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