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말하는 #틸다 #제이크 #안서현 #변희봉②

칸에서 만난 '옥자'의 봉준호 감독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5.21 07:12 / 조회 : 7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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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스티븐연, 봉준호 감독, 안서현, 변희봉


<인터뷰①에서 계속>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옥자'를 통해 글로벌 캐스트와 함께 했다. '설국열차'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틸다 스윈튼을 비롯해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함께했고, 주인공 미자 역의 안서현을 비롯해 4번째 함께하는 변희봉도 열연을 펼쳤다. 봉준호 감독에게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동물해방전선(ALF) 리더로 나오는 폴 다노는 '괴물' 박해일의 미국 버전 느낌이다.

▶폴 다노는 2007년부터 알고 지냈다. 미국 버전 박해일 같은, 하얀 피부에 조용하고 명상적인데 속으로 변태성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느낌이 좋았다. '미스 리틀 선샤인'부터 관심이 있었고 '데어 윌 비 블러드' 도 좋았다. '설국열차'도 할 뻔 했는데 그 역을 제이미 벨이 했다.

스마트한 친구다. 전체 신과 목표가 무엇인지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는 친구다. 본인이 감독이 돼 한 편을 연출했다. 주인공이 제이크 질렌할이다. '뭐하는거야 자기들끼리. 내 촬영현장에서 자기 할 것 이야기했나.' 했다.(웃음) 감독으로도 재능이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궁금하고 모든 면에서 침착하고 통찰력이 있는 친구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의 영화들에서 이상한 놈 'weirdo' 역할을 주로 해왔다. 맞는 신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주로 때리는 장면이 있고 슈트 입고 정상적인 룩으로 나온다니 흥분해 하더라. 굉장히 섬세한 배우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해보고 싶다. 스티븐연과 버디 느낌이 있는데, 스티븐이 보여주는 매력은 폴 다오와 다른 매력이 있어 조화를 재미있게 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AFL 멤버들이 색깔, 알파멧 등의 활동명을 쓰는데.

▶실제 AFL이 있다. 점조직에 서로 본명을 이야기하지 않으며 느슨하게 이합집산한다. 가명을 5명 나열하면 복잡해 머리 색깔과 일치시켰다.

워싱턴에서 직접 AFL 활동가 분을 만났다. 실험식에서 동물을 구했는데 3년간 실형을 살았다고 하더라. 동물을 구출하고 자기 인생의 3년을 감옥에서 보낸 것이다.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것이다.

-제이크 질렌할의 캐릭터는?

▶제이크 질렌할의 조니는 늘 카메라에 찍힌다. '아임 온'이라며 늘 카메라에 찍힐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카메라가 앞에 없을 땐 술에 취해 있다. 익스트림한 연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것 외에 제이크가 상처받기 쉬운 사람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사인해주고 있는데 변희봉 선생님이 휙 갈때. 원한이 있는 미란도에게 아부하다 마이크 뺐겼을 때 그 불쌍한 2~3초가 있다. 편집 후반에는 그런 모습이 더 눈에 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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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안서현 /AFPBBNews=뉴스1


-미자 역 안서현이 감독님 덕에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했는데.

▶상당부분 거짓말이다. 진실을 말씀드리면 이 배우는 처음 '옥자'를 하러 왔을 때부터 상당 부분 준비돼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하고 그 관점을 들어봤다. 제가 딱히 설명하거나 덧붙일 게 없더라. 스스로 본인이 해석을 했다. 역시 중견배우답구나 했다. 그 후에 촬영장에서 벌어진 양상은, 메이킹 필름을 보시면 알겠지만 뭔가 지시하고 그런 게 아니라 서현 양은 카메라 앞에서 준비하고 있고 저는 다양한 형태로 재롱을 떨면 서현 양이 왜 저러시지 보고 있는 양상이다. 담대하고 침착한 친구다. 그런 면이 미자다운 면이 있다. 미자 캐릭터가 디즈니 영화에 나와서 툭하면 울고 그런 공주가 아니다. 약간은 투박하면서 한국 산골에서ㅡ 그렇게 풀숲에서 바위 옆에서 잠들어 있다가 집으로 터벅터벅 들어갈 것 같은 소녀가 어울리는 것 같았다.

-스티븐연의 케이는? 잠깐 손동작을 비추는데.

▶거짓말할 때 자기 손가락을 이상하게 손톱 밑을 짓누르는 습관이 있다. 거짓말을 하는 인물이다. 그래도 밉지 않고 귀엽다.

-틸다 스윈튼은 쌍둥이로 1인2역을 하며 자본주의를 꼬집는다.

▶틸다는 코엔 형제의 '헤일시저에서 1인2역을 했다. 설명을 하더라. '냉장고에서 갓 꺼낸 사이다인 줄 알았는데 병뚜껑 딴 지 오래 된 거였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쌍둥이가 아니라 나이 차이 나는 자매로 바꿀까 생각도 했다. 그러다 굳이 그렇게 해야 할까, 그쪽은 그쪽대로 사정이 있고 나는 주제와 연관된 부분이 있었으니까. 너무 진지한 사회과학적인 멘트지만 자본주의의 두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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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 /AFPBBNews=뉴스1


-변희봉과 4번째 작품이다.

▶어제 포토콜에 멋진 양복을 입고 나오셔서 '킹스맨' 콜린퍼스 상사 같다고 말씀드렸다. 진심이다. 출연은 제가 부탁드렸다. '플란다즈의 개' 때 마포 가든호텔 커피숍에서 뵈었다. 시나리오 보고 '파트가 경비여. 뭐 개를 잡아. 이게 영화감이야' 하시고 제가 어떻게든 설득을 하려고, 저의 유일한 무기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본 변선생님의 사극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죽 나열하면서 선생님의 마음을 녹이려 했다 .저는 늘 배우에게 의지하며 영화를 찍는다. 선생님에게 의지해서 영화를 찍는다.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것을 즐겁게 보는 입장이다. 왜 반복적으로 여러번 되는가는 그만큼의 광맥 매장량, 파도 파도 나오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송강호 선배도, 변선생님도 그렇다. 이미 몇 편의 캐릭터를 나눠 했지만 여전히 궁금하기 때문이다. 틸다도 그렇지만 점점 더 뭔가를 캐내고 싶기 때무에 부탁드리게 된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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